“어머님, 정순 누이, 재건 동생, 왜 그리도 일찍 세상을 떴소. 조금만 더 기다렸더라면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왜 먼저 갔소…. ”적십자사로부터 북한에 생존해 있는 아내, 아들, 딸의 명단을 전해 들은 이재걸(이재걸·74)씨. 19세 때 결혼한 아내와 아들·딸, 그리고 코흘리개였던 두 동생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은 이씨는 “모두 다 죽었는 줄 알았는데 그나마 몇 살아있으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쟁이 난 이듬해 8남매 중 형제 4명만이 아버지와 함께 피란온 뒤, 단 한번도 북에 남은 가족 소식을 듣지 못했다.
시드니올림픽 때 남북한이 올림픽기만 앞세우고 동시입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8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의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올림픽기 이외의 깃발은 들지 말자’는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AP가 28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북한올림픽위원회 박명철 위원장은 27일 사마란치 IOC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남북한 선수단이 남북한 국기를 배제한 채 올림픽기만 들고 입장하자고 제안했다. IOC 집행위원회에 참석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도 이 방안에 동의했다고 AP는 전했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남북한이 단일한
뉴질랜드와 북한이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고 AP 통신 등이 28일 보도했다. 아세안지역 안보포럼(ARF)에 참석하고 있는 필 고프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이날 북한 백남순(백남순) 외무상과 외무장관 회의를 가진 뒤 “뉴질랜드는 북한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고프 장관은 “자카르타에서 두 나라 실무자들이 만나 공식 관계 수립을 위한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며 “이는 두 나라의 외교 관계 수립을 위한 조?굡箚?말했다. /손정미기자 jmson@chosun.com
딱 벌어진 어깨에 늑대 가죽 털옷을 걸친 사내. 그 사내가 멈춰선 곳에 우뚝 선 장대한 자연석, 그리고 한자로 음각된 비문. “북만주 벌판으로부터 서쪽으로는 내몽골 동부까지 정벌하고, 요동·요서 일대를 수복하고 말머리를 남으로 돌려 신라를 치러 온 왜병을 대파…. ”광개토대왕비 앞에서, 방랑자 연개소문은 200년전 나타났던 불세출 거인의 행적을 접하고는 감격한다. 소설은 그렇게 시작한다. ‘고구려’는 무엇인가. 작가 유현종은 ‘우리 역사에서 유일하게 세계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대망을 가졌던 나라’ ‘수의 140만, 당의 200만 대군과
운보(운보) 김기창(김기창)선생의 ‘바보미술’ 전시회장을 조용히 둘러보면서 나는 거의 슬픔에 가까운 감동에 젖어들었다. 1930년대의 데뷔 시절부터 70년대까지 그림들은 조선일보사 미술관(02-724-6328)에서, 그 이후 현재까지의 그림들은 서울 사간동 소재 ‘갤러리 현대’(02-734-6111)에서 동시에 전시되고 있는데(8월 15일까지) 그 규모와 다양성만 가지고도 깊은 감동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먼저, 수많은 개인들이 아끼고 아끼며 소장하고 있는 그림들이, 88세의 운보선생이 평생동안 그려온 그림의 대표작들이 빠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27일 사설을 통해 “북한이 현재 워싱턴(미 정부)이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할 변혁의 초기 단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나, 북한이 평화 애호 국가들의 공동체에 합류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전문.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감질나는 제안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1년에 최소 2개의 인공위성을 외국에서 발사하게 해준다면 장거리 미사일 계획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북한의 의사를 전했다. 푸틴이 확신하듯 북한이 자체 제작한 위성을 외국에 보내 발사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면,
28일 태국 방콕에서는 이정빈(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과 백남순(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잇따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과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간 현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 회담미·북 회담에 앞서 열린 40분간의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올브라이트 장관과 이 장관은 미·북 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에 대해 사전 조율했다. 미국은 미·북 회담에 대해 “상견례 형식으로 만나는 것으로 앞으로 유사한 접촉이나 회담의 한 과정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였다”고 정부의 한 당국자가 전했다. 한·미 양국은 특히 북한의 ‘
북한이 27일 장관급회담 대표단장으로 통보한 전금진은 생소한 이름이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1970년대부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금철(전금철)과 동일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2~3년 사이 북한 대화전문가들이 이름을 바꾸고 있다. 북한의 백남순(백남순) 외무상 역시 1970년대부터 백남준(백남준)으로 알려졌던 인물. 남북회담 연락관을 지냈던 임춘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도 최근엔 임동옥이란 이름을 쓰고 있으며, 고위급회담 대변인을 지낸 안병수(안병수)도 남북정상회담 때 안경호란 이름을 썼다. 6공 때 박철언(박철언) 안기
6·15 공동선언의 ‘설계도’를 그리기 위한 남북 장관급회담이 29일 첫 회의를 연다. 이번 회담의 목표는 공동선언 실천방안의 확정이다. 우리 측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 국방,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남북한간의 신뢰구축 조치와 교류협력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투자보장협정, 이중과세 방지협정 등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군사직통전화 설치, 남북연락사무소 기능 복원, 시드니 올림픽 공동입장, 경의선·경원선 철도 연결, 임진강 수해방지 대책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문제부터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또 앞으
송월주 스님 등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8일 안경 체인점 (주)일공공일 서울 영등포점에서 ‘북한동포에 보낼 사랑의 돋보기 안경’ 1만개를 기증받아 (주)일공공일 관계자들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이응종기자 paryoan@chosun.com
북한의 불성실한 태도와 우리 정부의 무원칙한 처신이 정상회담 이후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당국자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는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우선 회담 대표들의 격이 맞지 않는다. 우리 정부가 지난 24일 북에 장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으면 북한은 회담의 정신을 살려 이에 상응한 대표단을 선정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통보한 명단에는 차관급인 전금진이 수석대표였으며, 대표단 속에는 우리와 달리 경제, 군사 책임자가
북한이 이산가족 신청자 138명의 가족 생존자 명단을 보내온 27일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총재 정원식·정원식) 2층 생존자확인센터는 오전부터 “언제 북의 가족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느냐”는 전화가 쇄도했다. 명단이 발표된 오후 1시30분 이후엔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렸고, 10여명의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은 일일이 명단과 가족관계 등을 확인해 생존자와 사망자를 알려줬다. 이산가족들은 가족의 생사여부가 확인될 때마다 환호와 탄식을 거듭했다. 자원봉사요원 김혜진(34)씨는 “가족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환호성을 울리다가도 다른 분이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27일 8·15 이산가족 방문단 우리 측 후보자 200명 중 북한 적십자회가 북쪽 가족·친척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한 13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 27면138명 중 찾으려는 가족·친척이 1명이라도 생존해 있는 사람은 126명이며, 나머지 12명은 가족 모두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측 후보자 200명이 찾으려는 북한의 가족·친척은 모두 1201명이었으나, 북측이 생사확인 결과를 통보해온 사람은 849명이며, 이 중 생존자는 276명, 사망자는 392명, 확인이 불가능한 가족이 168명으로 집계됐다.
8·15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들이 찾으려는 가족들의 생사확인이 사실상 끝남에 따라 지난 1985년의 첫 교환방문 이후 15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북한 적십자회가 26일 전달한 상봉대상자 생사확인 회보서(회보서)를 보면, 우리 측 후보자 62명은 가족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북한 후보자 중 생사확인이 안된 사람이 2명뿐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북측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추가로 13명을 확인해 준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한 당국자는 “우리는 언론에
“어머니, 당신께서 그렇게 사랑해 주시던 똘똘이가 이제는 칠십 노인이 됐습니다. 어머니,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50년 전 헤어진 어머니 구인현(구인현·109)씨가 북에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은 장이윤(장이윤·71·부산시 중구 영주동)씨는 “우리 나이로 올해 110살이나 되시는데 살아계신다니, 정말 믿을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장씨는 27일 오후 부산 사하구 하단동 처조카가 운영하는 주방기기 제작공장에서 일을 돕다 어머니 생존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는 기자들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묻자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했다. “참으로 자상
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한반도 문제를 가장 먼저 논의했다. 참가국들은 남북 정상회담이후 한반도 상황이 긴장완화쪽으로 발전되고 있는 데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 이정빈(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의 ARF 가입을 환영한다는 인사말과 함께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서 평화·협력의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회원국들의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백남순(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94년 ARF출범당시부터 가입을 희망했는데 그것이 실현돼 기쁘다”며 “ARF의 목적과 이상에 부응해 아시
일본과 북한간 관계 진전이 의외로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북은 26일 방콕에서 사상 처음의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가졌다. 첫 만남임에도 불구, ‘선린우호관계를 위해 노력한다’는 등 향후 양측 협상의 기본 문서가 될 공동발표문까지 나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북 관계가 급속히 진전되리란 예측을 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이후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우선 일·북 정상회담 문제가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모리 요시로(삼희랑) 총리가 6월 말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은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장관급회담에 전금진(사진)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대표단 명단을 27일 우리 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북측이 회담 준비를 위한 협의 과정에서 ‘30일 서울에 갈 수도 있다’는 입장을 비쳐, 회담이 하루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북측 대표단은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김영신 문화성 부상 겸 무대작품국가심의위원회 위원장, 유영선 교육성 국장, 최성익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량태현 내각 사무국 성원(성원) 등 5명이다. 전금진 단장은 작년 차관급 비공개 접촉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6·15 남북 공동선언을 지지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ARF는 또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조치가 긍정적으로 발전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성명에 포함시켰다. ARF는 27일 태국 방콕에서 7차 회의를 열어 북한의 가입을 승인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북한의 백남순(백남순) 외무상은 이날 ARF 가입연설을 통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ARF의 목적과 이상에 부응해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담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ARF가 한반도 평화
베트남 전쟁 당시 실종된 국군 9명이 강제 북송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27일 “당시 실종된 국군 6명 중 2명이 북한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북한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지난 66년 9월과 65년 11월 각각 실종된 건설지원단 소속 안학수 하사와 수도사단 소속 박성열 병장이다. 국방부는 그러나 지난 94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북한에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한 주월한국군사령부 김인식 대위(71년 7월 실종)는 북한내 활동이 확인되지 않아 북한체류가 불확실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