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타임스는 27일 사설을 통해 “북한이 현재 워싱턴(미 정부)이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할 변혁의 초기 단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나, 북한이 평화 애호 국가들의 공동체에 합류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전문.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감질나는 제안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1년에 최소 2개의 인공위성을 외국에서 발사하게 해준다면 장거리 미사일 계획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북한의 의사를 전했다. 푸틴이 확신하듯 북한이 자체 제작한 위성을 외국에 보내 발사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면, 이 제안은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그러나 만일 북한이 외국에서 진보된 로켓을 제공받아 이 기술을 복제하려는 것이라면, 이에 따른 위험은 감당할 수 없다.

북한은 미국이 권유해온 방향으로의 변화 초기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수십년간 호전주의와 고립 정책을 유지해온 평양은 최근 몇 달간 화해의 말과 몸짓으로 외부 세계, 특히 최대의 적이던 한국을 향해 손을 뻗어 왔다.

그러나 북한이 평화 애호국 공동체에 합류했다고 결론짓기는 이르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일시 정지됐을 뿐 완전 폐기된 것이 아니다. 무모한 미사일 수출과 인권 유린은 지속되고 있고, 국제 마약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도 여전하다. 미국은 대(대) 북한 접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28일 방콕에서 북한 외무상과 만나 심중을 헤아리는 탐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영토 밖 인공위성 발사를 제안했는 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위성이 군사·정보 수집 목적은 아닌지, 위성 발사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 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미사일 기술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약속도 받아내야 한다. /정리=김성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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