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들이 찾으려는 가족들의 생사확인이 사실상 끝남에 따라 지난 1985년의 첫 교환방문 이후 15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북한 적십자회가 26일 전달한 상봉대상자 생사확인 회보서(회보서)를 보면, 우리 측 후보자 62명은 가족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북한 후보자 중 생사확인이 안된 사람이 2명뿐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북측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추가로 13명을 확인해 준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한 당국자는 “우리는 언론에 공개했으나, 북측은 인민보안성(경찰) 등 행정기관에 의존해 생사확인 작업을 벌였을 것”이라면서 “북측의 행정력이 부족한데다 식량난으로 주민 이동이 늘어나 소재 파악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27일 138명의 명단이 공개됨으로써 방문단 후보자 200명은 희비(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가족이 단 한 명도 살아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12명은 아예 가족 상봉의 꿈을 접어야 한다. 62명은 오는 8월 1일까지 추가 확인작업에 실낱 같은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가족들이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된 126명 중 8월 15일 평양에 갈 수 있는 사람은 100명. 선정기준은 8월 초에 마련된다. 부모(1명) 처(15명)와 자식(22명)이 생존해 있는 38명은 방문단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 된다. 직계 가족 상봉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형제·자매가 생존해 있는 69명 중에서 최소한 7명 이상은 탈락될 가능성이 크다. 또 삼촌이나 이모, 조카만이 살아있는 사람들도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들과 북한 이산가족 후보명단에서 탈락된 96명의 남쪽 가족들은 이번 기회에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이라도 했다는 점에서 후보 명단에도 끼지 못한 7만여명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번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은 1985년 첫 이산가족 교환방문 때보다 진일보했다. 당시엔 50명씩 선정해 사전 상봉대상자의 생사확인 없이 서울과 평양을 방문해 남·북한 100가족 중 35가족(남측 15, 북측 20)이 상봉을 못했다.

그러나 이번엔 각각 100가족 전원의 상봉은 물론이며, 남한의 1667명과 북한의 849명 등 2500여명의 생사여부를 확인하는 소득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남한 이산가족 후보자들의 북쪽 가족 생사확인 현황

생존 가족별 ( 가장 가까운 촌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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