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전 국정원(안기부) 차장최근 국정원 간부 몇 사람의 비리 혐의와 ‘수지 김’ 사건 은폐 혐의로 국정원이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정보기관이 그 직원의 비리 또는 잘못된 운영으로 물의를 일으켜 비판의 대상이 된 사례는 외국 정보기관도 예외는 아니다.미국 CIA의 경우, 직원 앨드리치 에임즈가 구소련 KGB에 포섭되어 1994년 체포될 때까지 10여년간 CIA 기밀을 유출한 사건으로 오랜기간 후유증에 시달렸었다. 그러나 CIA 사건 경우와는 달리 국정원 관련 이번 스캔들은 국정원 간부가 금융 비리와 관련하여 돈을 받은, 그리고
한용섭/국방대학교 교수9·11 테러를 일으킨 알 카에다가 화생무기를 대규모로 개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흔적들이 발견돼 세계를 전율케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테러조직과 국제적인 대량살상무기의 거래 커넥션에 주목하고 이라크와 북한 등 ‘불량국???지목한 국가들에 대량살상무기의 폐기와 사찰을 촉구하고 나섰다.화생무기는 가난한 자들의 핵무기라고 불린다. 1차대전 때 발생한 전염병인 천연두로 죽은 서양인이 전쟁으로 죽은 인구보다 많았으니 세균이 전쟁수단으로 쓰인다면 그 악영향은 천문학적일 것이다. 그러니 테러분자를 포함한
미국 국방부가 북한을 이란·이라크와 함께 러시아·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안보위협국?뭍?분류한 것은 북한이 세계평화에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이며, 동시에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안보가 얼마나 위중한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것은 부시 행정부가 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라는 미국의 대외정책 추진을 위해 평가한 자료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도 똑같은 비중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별도의 테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평가한 6개 항목 모두에 걸쳐 위협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생물무기, 화학무기, 핵무기
김현호/조선일보 통한문제연구소장 hhkim@chosun.com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쯤에서 결별의 과정을 밟기로 작정한 것일까.작년 남북정상회담 후 김정일에 대해 “대화상대로서 큰 신뢰감이 생겼다”고 평가했던 김 대통령은 이제 그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그의 서울 답방에 대해 “약속했으니 오리라 믿는다”고 하던 확신이 “단언해서 말할 수 없다”라는 회의로 바뀌었고, 북한의 최근 대남 자세에 대해서도 “실망했다”고 직접적인 표현을 썼다. “대북정책은 임기 내에 내가 다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한 데서는
피에르 리굴로(프랑스 북한인권위원회 위원장, "사회사평론" 편집장)지난달 21일 낮 12시쯤 파리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총대표부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나의 휴대전화에 위협적인 내용을 남겨놓았다. 외교관이 주재국 국민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나는 북한인들이 그 즈음 TV프랑스 제3채널에서 방영된 「은둔의 공화국」으로 인해 화가 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이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었다. 전화를 받은 일주일 후에야 진짜 경위를 알게 됐다. 얼마 전 나는 북한에 초대받아 가서 평양과
차도수/68년 함북 청진 출생 ·대전대학교 중어중문학과 4학년열여섯 나던 해 입대해 만 10년을 군에서 보냈다. 평양 부근 수도방어사령부에 속한 부대였다. 사람들은 휴가도 없는 그 긴 세월을 어떻게 견뎠나 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된 나날이었지만 긴 병영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게 만날 수 있었던 상관들이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북한군에는 장성급이라도 제일 낮은 계급인 전사가 되는 체험을 하는 규정이 있다. 한국이라면 장군이 이등병이 되어 보는 식이다. 내가 군에 입대한 이듬해인 1985년 봄에 91
서경석 그동안 우리나라는 조선족 동포에게 못할 짓을 했다. 원래 이들은 광복 직후 전부 귀국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조선족 전원이 와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북에 김일성 정권이 수립되면서 귀국길이 막혀 못 돌아왔다. 한·중수교 후에야 길이 열렸지만 이번엔 우리가 국내사정을 이유로 이들이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더구나 2년 전에는 재외동포법을 만들면서 조선족과 고려인을 재외동포에서 제외시켜 이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재외동포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모든
현행 재외동포법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위헌결정을 내린 것은 지극히 타당한 판시이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시점을 기준으로 정부수립 이전에 조국을 떠난 동포를 수립 이후에 떠난 동포와 차별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적시했다.헌재의 지적처럼 현행 재외동포법은 헌법정신에도 맞지 않고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재외동포를 외면한 차별법이었다. 헌법전문에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도 그 당시 해외로 나간 동포들에 대해서는 재외동포로 인정하지 않아 그들의 모국 입국, 취업
남북대화가 소강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중서부 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초소에 총격을 가해옴으로써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이번 총격사건은 계산된 도발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이 것이 최근 북한에 의한 일련의 긴장조성 행위의 와중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범상히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북한군 병사 수십명이 지난 9월 두 차례에 걸쳐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한데 이어 지난 18일엔 북한군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왔으며, 지난 22일엔 우리 군이 휴전협정을 위반해 비무장지대 내에 곡사포와
지난 19일 평양방송은 홍동근 재미동포전국연합회 고문이 11일 북한에서 75세를 일기로 사망해 평양교외에 있는 「애국열사릉」에 묻혔다고 보도했다. 홍 목사는 한국에서는 그리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미완의 귀향일지」라는 방북기가 88년 출판돼 친북 운동권 학생들 사이에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80년대 중반 이후 학생운동권에 친북 흐름이 형성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팸플릿 「강철서신」이 묶여 나온 단행본 「강철서신」 첫머리에도 홍 목사의 이 책 일부가 인용돼 있다. 『그들의 국가주석에게 바치는… 최고의 찬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이 한 고비를 넘기면서 이라크와 함께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한 기존의 우려가 다시금 재확인되고 있다. 존 볼튼 미국 국무부 차관이 제네바에서 열린 생물무기협약(BWC) 제5차 평가회의에서 북한의 생물무기 위협에 대한 미국의 인식을 다시 확인한데 이어 부시 대통령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확산에 대해 변함없는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생화학무기 보유국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답답한 것은 우리가 북한의 생화학무기 공격위협에 가장 첨
리종구 /전 국방부장관국방부는 매년 정기적으로 발행해 국내외에 배부해 온 국방백서를 이번에는 발간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주적개념’의 삭제 여부가 그 이유임이 분명한 것 같다. 지난 제5차 남북 군사실무 회담에서 북한측 요구대로 삭제하자니 국민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대로 두자니 정부의 대북정책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YS 정권 때 누가 만든 용어인지 ‘주적’이라는 신조어 때문에 난처해진 곳이 국방당국이다. 군대에 있어 국가 존립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상을 ‘적’으로 명시하
문해성/ 1984년 황해남도 재령 출생. 대전중앙고등학교 1학년.교과서 받던 날...옥수수 종이에 눈은 왕방울『선생님. 교과서 문제가 잘 안 보여요.』북한에서 학교 다닐 때 수학시간마다 선생님께 던져지는 질문이다. 문제를 풀어 놓고 보면 친구들의 답이 제각기 다른 것이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답 또한 이상하다. 이유를 알아보면 서로 푼 문제가 달랐던 것이다. 교과서에 적혀 있는 문제를 각자 다르게 본 것은 우리들의 눈이 나빠서가 아니라 교과서 종이질이 너무 나빠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1995년 나는 인민학교 4학년을
김대중 대통령은 「앞으로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되 무리하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뿐더러 현실적으로도 당연한 방향이다. 현재의 남북관계는 북한의 고의적인 대화 기피로 인해 통로가 사실상 막힌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이달 중순 모처럼 금강산에서 6차 장관급 회담이 열렸으나 북한이 막판까지 남한의 「비상경계」를 트집잡는 바람에 4차 이산가족 상봉 등 초반의 합의사항은 없던 일이 되면서 다음 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회담 결렬 후 북한은 남측 수석대표를 연일 비난하고 있다. 이런 상태
북한이 생물무기 개발을 규제하는 협약(BWC)에 가입했으면서도 세균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제안보뿐 아니라, 특히 우리안보에 대해서는 중대한 위협요인이다. 존 볼튼 미국 국무부 차관은 제네바에서 개막된 생물무기협약 제5차 평가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세균전 무기를 계속 개발 생산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결정만 내리면 불과 몇 주일 안에 군사적으로 충분한 양의 세균무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김동신 국방장관도 국회답변에서 『북한은 6개 저장실에 2500~5000t의 생화학 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등 세균전 능력
9·11 테러 이후 미국 조야에서 논쟁점으로 제기된 문제들 가운데 하나는, 과연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무려 19명의 테러리스트들이, 한 대도 아니고 4대의 민간 비행기들을, 한 비행장도 아닌 세 곳에서 납치했고, 미국 내 비행학교 훈련을 포함해 수년간의 모의와 준비를 거쳤는데, 어째 하나도 사전에 탐지해 저지하지 못했느냐는 비판이다.요즘 한국에서는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전혀 다른 비난을 받고 있다. 고위 간부들이 비리로 구속되거나 비리 연루 의혹 속에 사임하면서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
김윤삼/전 혜산의학대학 교수(내과) 겸 대학당위원회 비서.내가 살았던 양강도 혜산시는 앞에 흐르는 압록강 폭이 좁아 중국이 닿을 듯 가깝다. 그래서 내륙지방보다는 살기가 나은 편이다. 구리, 니켈과 같은 금속을 몰래 강 저쪽으로 던져주면 중국쪽에서 미리 약속돼 있던 사람이 나와 건져가고 몇 푼의 돈을 던져준다. 이렇게 연명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만큼의 수완도 없는 혜산의학대학 동료 교원(교수)들의 생활은 팍팍하고 눈물겨웠다. 나는 98년 북한에서 나오기 전 혜산의학대학에서 교무과 부과장을 맡아 교원들의 시간표를 짜는 일
피에르 리굴로(프랑스 북한인권위원회 위원장, "사회사평론" 편집장)프랑스는 인권과 안보 분야에서 뚜렷한 개선의 징후가 없다는 이유로 북한과 아직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고 있다. 평양은 프랑스측에 인권과 대외개방 문제에서 걱정할 것이 없으며 자국내 무역과 투자에서 눈부신 발전이 있음을 알려주려고 무진 애를 쓴다. 얼마전 북한을 다녀온 한 프랑스 의원은 보고서에서 "북한과 중국 국경은 쉽게 오갈 수 있고 식량이나 약품을 사러 가거나 일자리를 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체포나 구타 같은 것은 없고, 비정부 인권단체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미
미국 텍사스주의 크로포드 고등학교는 15일 오전 특별한 연사를 맞았다. 부시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두 사람은 평상복 차림으로 나란히 강단에 섰다. 부시는 “많은 사람들, 특히 노인들은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대통령을 이곳에 모시고 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 대통령이 이런 우정을 가꿀 수 있을 줄은 정말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러시아는 적이었으나, 요즘 고등학생들은 러시아가 친구라는 것을 안다”고도 했다. 부시는 이어 푸틴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새로운 스타
조명철/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전 김일성대 교수끝내 결렬된 금강산 장관급 회담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가슴치밀어 오르는 그 무엇에 의해 일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북한이 닫힌 체제이고, 획일적 명령체제라는 것이야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럴 수가 있을까 싶어 허탈감마저 든다. 북한은 회담의 지속과 합의안들을 깨기 위한 명분으로 “남측의 비상경계령”과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 발언” 등을 내걸었다. 하나같이 말이 안되는 핑계에 불과하다. 북한 지도부가 현실을 이렇게까지 안이하게 보고 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