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11일 경기도 임진각과 파주 통일전망대는 실향민과 가족나들이 인파로 붐볐다. 평소 휴일보다 2배 이상 많은 인파가 몰린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임진강 너머 북녘 하늘을 쳐다보며 “갑자기 하루 연기돼 안타깝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꼭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40여명의 실향민들이 망배단(망배단)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3층 전망대에는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 망원경으로 북한땅을 바라보며 탄성을 질렀다. 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된 데 대한 불안감도 여기저
박준영(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오전 9시 50분쯤 “북한이 긴급 대남전통문(전통문)을 통해 김 대통령의 평양방문 일정을 하루 늦춰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로 해달라고 요청해 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북한 측이 회담일정 순연 사유를 ‘기술적인 준비관계’로 설명했다고 밝히면서, 국내 언론에 대해서는 특히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구체적인 평양일정에 관해서는 상세한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이 문제가 정상회담 일정연기의 한 배경이 됐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
“평양이 예쁘게 단장했다. ”50여년 만의 첫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 거리와 건물들이 말끔히 새 단장하여 남쪽 손님을 맞을 준비를 끝냈다고 현지 주재인들이 전했다. 중국 인민일보(인민일보) 평양 특파원과 국제기구 주재원 등에 따르면 북한 측은 5월 말부터 평양의 주요 도로에 대한 보수공사와 주택 도색작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화창한 초여름의 날씨 속에 도시 전체가 더욱 밝아지고 깨끗해졌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를 비롯해서 인민대학습당, 그리고 정상회담 기간 중 한국 기자들이 묵을 평양 고려호텔 등이 늘어서 있는 창광거리는 울퉁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 세계의 미디어들은 11일 회담 전망에 대한 각종 분석 기사들과 역사적 의미를 진단하는 기사들을 홍수처럼 쏟아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10일자(현지시각) 1면에서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 공세적인 외교를 전개하고는 있으나 북한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보도했다. 김정일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변덕스럽고 신뢰할 수 없는 바람둥이라는 평가와, 영악하고 실용적인 지도자라는 두 가지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두 가지 평가 중 진정한 김정일의 모습이 앞으로 동북아시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평양에 도착하면 먼저 어떤 말을 할까. 청와대 참모들은 김 대통령의 평양 제일성(제일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분단 이후 55년 만에 만나는 남북 정상회담은 사실 김 대통령의 평양 일성이 전세계에 전해지면서 막이 오르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이 13일 평양 순안(순안) 공항에 도착한 직후 말할 첫마디로는 여러 안(안)이 검토됐다. “저는 지금 평양 땅에 서 있습니다”, “비행기로 1시간 걸리는 길을 오는 데 55년이 걸렸습니다” 등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쪽이 주류였다. 맨앞에 붙일 말로는 ‘국민 여러분’ ‘한
WBC 수퍼플라이급 챔피언 조인주(30·풍산체·18전전승 6KO승)가 오는 8월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 홍창수(25·21승1무2패5KO승)와 6차방어전을 갖는다. 남북한 선수가 격돌하는 첫 세계타이틀매치인 이 경기에서는 지난 91년 탁구 남북단일팀이 사용한 ‘한반도기’를 태극기나 인공기 대신 사용한다. 조인주의 프로모터인 이거성 풍산 프로모션 사장은 11일 “지난달 중순 방어전 계약 당시, 홍창수 측이 입장식 때 한반도기를 사용하자고 해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왕근기자
부산 롯데호텔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맞춰 11일부터 ‘북한 음식 및 풍물전’을 열고 있다. 북한산 술과 건강식품·가구 및 북한 요리 등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이 행사는 30일까지 계속된다. /김용우기자 yw-kim@chosun.com
김대중 대통령이 13~15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할 진돗개 ‘평화’와 ‘통일’이 11일 오후 잔디밭에 나란히 앉아 있다. /청와대제공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갑작스럽게 연기된 데 대해 우리는 의아함을 떨칠 수 없다. 비록 하루 순연(순연)된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는 하나, 일찍이 각국 정상 간의 만남에서 그런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북 측이 연기 이유를 단순히‘준비 부족’이라고만 설명하고 있다고 하므로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번 연기조치를 계기로 상호간 준비태세를 다시 한번 철저히 점검하고 다져서 더욱 완벽한 프로그램이 짜지기를 기대한다. 우리 측의 추측이긴 하지만 청와대나 외교통상부, 통일부 관계자 얘기를 종합해 보면 준비 부족의 윤곽을 어렴풋이나마
요즈음 가장 큰 관심사는 남북정상회담일 것이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일자 3면 ‘DJ, 북한자료 읽고 또 읽고…’ 기사에 따르면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자료를 세심히 챙기고, 김정일 성격·어법까지 공부하고 있다는 보도다. 또 4면에서는 김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신장 체중을 비롯, 학력 취미 협상스타일 등을 비교 제시함으로써 김정일을 아는데 다소나마 도움을 줬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이희호 여사도 동행을 한다고 하니, 남북 두 정상의 부인간 대면 역시 관심사가 아닐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한반도 주변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한반도에 사활적 또는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정상들이 천리길을 날아와 서로 머리를 맞대는 일이 잦아졌다. 55년간 대립해오던 남북 지도자의 첫 만남이라는 역사적 이벤트가 초래할 급격한 정세 변화와 그 이후의 주도권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긴박한 움직임들이다. 남북의 두 정상들도 정면 승부에 앞서 4대국과 개별 접촉하며 동북아 세력 지도를 ‘주도적으로’ 재구성 하기 위한 합종연횡의 전략 게임을 벌이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노태우(로태우) 전(전) 대통령은 9일 “북한이 실용주의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며 외적 변화를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현 가능한 것부터 추진하고, 주변 4강과의 공조를 긴밀히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경=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북한이 정상회담을 수락한 것은 ‘지원후 대화’라는 방침을 세운 김대중 정권과 대화하는 것이 득이라는 김정일 총비서의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6월까지 비료 지원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북한은 또 컴퓨터 기반과 인터넷망 육성을 위한 한국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것은 남북 정부간 대화가 아니면 힘들다. 북한은 또 남북 대화를 미·북 협의와 병행시켜 한·미를 대북 지원에서 경쟁시키자는 노림수가 있을 것으로 본다. 북한이 짧은 교섭만으로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김 총비서가 권력을 장악해 내부 대립을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 저자와 직접 출판 계약을 맺은 책이 국내에서 출간된다. 푸른숲 출판사는 9일 북한의 향토사학자 송경록(68)씨가 쓴 ‘북한 향토사학자가 쓴 개성이야기’를 남북 정상회담에 맞춰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른숲은 북한을 왕래하는 재미동포 사업가 전순태씨를 통해 지난해 5월27일 송씨와 저작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고, 계약서 사본을 공개했다. 이번 계약은 저자 송씨로부터 저작권을 위임받은 전순태씨가 푸른숲과 계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푸른숲 측은 “인세계약을 하지 않고, 원고료 200만원을 지불하는 대신 저
양영식(양영식) 통일부 차관은 9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추진 상황 보고회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결정적 전기(전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의지”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양 차관은 “북한의 어려운 사정은 우리도 알고 북한도 안다”며 “이산가족 문제와 경협을 신축적으로 연계, 상호 이해 속에서 해결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 전략상 남북 정상회담의 목표들 모두를 다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우리
8일부터 플로리다, 뉴멕시코 등 미국 15개주에서는 TV 광고시간에 민주당 앨 고어 대통령후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앨 고어가 노인들의 의료보험 개혁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는 멘트가 주제어인 30초짜리 이 정치광고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제작한 것. 민주당은 앞으로 두달 동안 200만달러를 들여 전국에 내보낼 예정이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의 아리 플라이셔 대변인은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고어 후보는 지난 3월 소프트머니에 의한 정당의 이슈광고를 먼저 하지는 않겠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약속을 어겼다. 여론조사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간 철도 연결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강원도 간성~온정(북한) 간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총연장 30여km의 ‘신(신) 금강산철도(가칭)’ 건설에 가장 먼저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 “현대가 최근 강원도 간성에서 북 측의 금강산 일대 온정리를 연결하는 신 금강산철도를 건설하겠다고 제안해 왔으나, 철도 연결사업은 민간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며, “이 구간 철도 연결은 정부가 직접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인구기자 gi
6.25 전쟁 발발 50주년이 되는 6월 25일 새벽 경원선 철로가 끊어진 강원도 철원군 월정리역 앞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염원하는 대규모 기도행사가 천주교에 의해 거행된다. 천주교 주교회의 주최, 춘천교구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2000년 대희년(대희년)을 맞아 천주교가 개최하는 4개의 전국 행사 중 가장 먼저 열리는 것이다.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안이며 6.25 격전지인 백마고지와 철원군 노동당사가 인근에 있어 민족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 현장이다. 이 행사에는 천주교 15개 교구와 해외동포, 이산가족 등 모두 6250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어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국회 결의문’을 채택, “남북정상회담이 남북 간 화해와 교류·협력을 통해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5면국회 결의문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한의 상호 불신과 갈등을 씻고 상호 존중과 신뢰의 틀을 구축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룩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 등을 촉구하는 5개항으로 돼 있다. 결의문은 이밖에도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 ▲당국 간 대화 정례화와 이산가족 재회 및 자유왕래, 국민의 안전 보장 ▲호혜적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한 간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7월 21~23일 G8 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전 러시아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관련기사 3면AP는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대통령 외교 보좌관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했으나 그가 푸틴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김정일 동지의 초청에 의해 러시아 연방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가 가까운 시기에 조선을 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키나와에서 열릴 G8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도 방문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