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발발 50주년이 되는 6월 25일 새벽 경원선 철로가 끊어진 강원도 철원군 월정리역 앞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염원하는 대규모 기도행사가 천주교에 의해 거행된다.

천주교 주교회의 주최, 춘천교구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2000년 대희년(대희년)을 맞아 천주교가 개최하는 4개의 전국 행사 중 가장 먼저 열리는 것이다.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안이며 6.25 격전지인 백마고지와 철원군 노동당사가 인근에 있어 민족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 현장이다. 이 행사에는 천주교 15개 교구와 해외동포, 이산가족 등 모두 6250명이 참석하게 된다. 또 명예대회장인 김수환(김수환) 추기경, 박정일(박정일) 주교회의의장과 대회장인 장익(장익) 춘천교구장 등 주교단 13명과 성직자, 수도자 등 250명이 자리를 함께 한다.

‘하나되게 하소서’라는 주제를 내건 이날 행사는 자정 무렵 참가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기 시작함으로써 개막된다. 준비 기도를 거쳐 새벽 2시부터 한시간 동안 6.25 전쟁으로 인한 민족의 고난과 통일의 염원을 영상으로 재현한 ‘빛ㆍ소리 월정리’를 감상한다. 이어 3시에는 전국 각지에서 가져온 250개의 배낭에 담긴 흙으로 미사 제단을 쌓고 그 위에 남한과 북한의 나무를 합쳐 만든 대형 십자가를 세운다.

이날 행사의 절정은 6.25 전쟁이 시작됐던 새벽 4시 ‘평화의 종’ 타종으로 시작되는 미사로 2시간 반 동안 계속된다. 높이 1.7m, 직경 99cm의 이 종은 6.25 전쟁 때 사용됐던 탄피를 넣어 만든 것이며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를 새겼다. 미사가 끝나면 6.25 전쟁 당시를 회상하고 민족의 화합과 일치를 다짐하는 뜻에서 밀개떡을 참가자들이 나누어 먹음으로써 기도대회는 마무리된다.

장익 주교는 “천주교 각 교구와 북한 시-도의 결연식을 포함시켰으며 통일선교 기금을 조성하는 등 후속 작업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선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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