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평양에 도착하면 먼저 어떤 말을 할까.

청와대 참모들은 김 대통령의 평양 제일성(제일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분단 이후 55년 만에 만나는 남북 정상회담은 사실 김 대통령의 평양 일성이 전세계에 전해지면서 막이 오르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이 13일 평양 순안(순안) 공항에 도착한 직후 말할 첫마디로는 여러 안(안)이 검토됐다. “저는 지금 평양 땅에 서 있습니다”, “비행기로 1시간 걸리는 길을 오는 데 55년이 걸렸습니다” 등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쪽이 주류였다. 맨앞에 붙일 말로는 ‘국민 여러분’ ‘한국 국민 여러분’ ‘7000만 한민족 여러분’ 등이 검토됐다. 하지만 ‘7000만 민족’을 거론하는 것이 북한에 민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70년 3월 19일 첫 동·서독 정상회담을 위해 동독의 에어푸르트에 도착한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기조발언을 ‘총리, 그리고 신사 여러분’으로 시작했듯이, 김 대통령도 그냥 ‘여러분’으로 시작할지도 모른다.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첫 상봉 때 건넬 첫 인사말도 관심사다. “이렇게 만나기까지 너무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반갑습니다” 등 여러 안을 검토중이나, 짧고 명료한 것이 좋다는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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