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평양, 가랑비가 오고 있다. ” 72년 8월 29일 남북적십자 본회담에 동행한 공동취재단의 제1보(보)는 감격적이었다. 90년 10월 16일, 제2차 남북고위급 회담 참석차 강영훈(강영훈) 당시총리 일행이 육로로 도착한 평양역은 썰렁했다고 본지 취재기자는 전했다. 2000년 6월 13일 오전, TV로 생중계된 순안공항의 표정은 날씨만큼이나 쾌청했다. 환영 열기 속에 손을 맞잡은 정상의 모습 또한 인상깊었다. ▶55년 만에 남북정상이 만난 평양에 세계언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냉전(랭전)의 벽을 허물 것인지에 쏠린 회담 자
세계의 미디어들은 12일부터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 사망소식을 제치고 남북정상회담을 톱뉴스로 다루기 시작했다. AFP통신은 12일 제임스 릴리 전(전) 주한 대사 등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이 정상회담에 응한 배경을 분석했다. 릴리 전 대사는 “북한이 경제 파탄에서 탈출하기 위해 정상회담에 나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며, 김정일의 지난달 중국 방문은 변화를 수용하고 서방 세계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려는 신호”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11일부터 남북정상회담 관련 특별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사이트는 ‘대분단을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오늘 특별한 날을 맞이했습니다. 많은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지도자는 그렇게 흔치 않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냉전구조의 마지막 장을 허무는 시도라는 점에서 국제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남·북한의 이데올로기적, 군사적 대치는 주변 4강의 역학관계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를 냉전의 유산(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몇몇 한반도 전문가들은 또 다른 한국전의 가능성을 운운했고, 6~7년 전 북한 핵문제가 불거졌을 때 미국 일각에서는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역사적인 평양 방문일인 13일 아침 청와대 관저에서 식사를 한 후, 본관 집무실에 잠깐 들러 수석비서관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부인 이희호(이희호) 여사와 함께 대기 중인 승용차에 오른다. 청와대 비서실 전 직원들은 청와대 본관에서 정문까지 도열, 장도에 오르는 김 대통령을 환송할 예정이다. 청와대 본관 앞의 약식 환송행사부터 서울공항 도착 및 이륙까지의 모든 장면은 TV로 생중계된다. 김 대통령이 승용차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하면 이만섭(이만섭) 국회의장, 최종영(최종영) 대법원장, 이한동(이한동) 국무총리
드디어 남북한 최고지도자가 한자리에 앉는다. 2000년 6월 13일 낮이다. 남북 분단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역사는 1970년 3월 19일 동·서독 첫 정상회담을 통일의 초석으로 기록했다. 이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 지대의 역사를 고쳐쓰려는 시도가 바로 이날 평양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이다. 과연 두 정상은 어떻게 회담을 진행할까. 시나리오는 없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는 안개 속이다. 여러 관측이 난무할 뿐
오늘부터 2박3일간, 평양에 한반도는 물론 전세계의 시선이 쏠린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두 정상의 동선은 대동강변을 따라 교차하고 전세계의 이목도 그 뒤를 좇는다. 남북한 당국은 보안을 이유로 각종 행사 장소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후보지들을 짐작할 수 있다. 숙소는 세 군데로 분산 수용될 전망이다. 김 대통령과 공식수행원들은 과거 남북 고위급회담 때 우리 측 총리 등이 묵었던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은 주암산초대소, 보도진들은 고려호텔에 각각 머물게 될 전망이다. 두 차례 혹은 세 차례
오늘 오전,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북행(북행)길에 오른다. 1시간쯤 뒤에는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고, 몇 시간 후에는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좌한다. 분단 55년 만에 처음있는 ‘역사적’인 일이다. 182명의 방북대표단에는 ‘남측 취재기자단’ 50명도 함께 한다. 참여 희망 언론사와 기자들은 넘쳤지만 수는 제한됐다. 신문사 25명, 방송사 25명. 물론 카메라맨과 기술요원들까지 포함된 것이다. 이 50명의 취재단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와 표정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진력할 것임은 당연하다. 이들이 평
재외 동포들은 55년 만에 처음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상회담 모습을 생중계하는가 하면, 화해의 음악회를 여는 등 회담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미국재미 기독교단체들은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워싱턴, 뉴욕 등 6대 도시에서 ‘남북한 화해를 위한 기도와 음악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국제전략화해연구소(이사장 손인화 목사)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 모은 헌금은 북한의 장애인용 휠체어와 산모용 항생제를 사서 보내는 데 쓸 예정이다. 손 이사장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와 남·북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수행하는 10명의 공식수행원들도 12일 바쁘게 움직였다. ◆청와대한광옥 비서실장은 이날 아침 방북 전 마지막 수석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통령의 평양 체류 중 당정간 비상체제를 가동, 비상시 국정운영에 한치의 착오가 없도록 하라”고 선임수석인 김성재 정책기획수석에게 당부했다. 한 실장은 “민족사에 영원히 기록될 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의 대장정을 시작하면서,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대통령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 최선을 다해 보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원탁 외교안보수석도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기도하
분단의 아픔을 가장 뼈저리게 느껴온 남북 이산가족의 한이 이번에는 풀릴까. 김대중 대통령이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3일 평양을 방문하면서 실향민(실향민)들의 가슴이 설레고 있다. 정상회담이란 적십자회담이나 고위급회담과 차원이 다른 만큼 결실도 크리라는 기대 탓이다. 더구나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접촉 우리측 수석대표였던 양영식(양영식) 통일부 차관이 9일 민주당에 가서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결정적 전기(전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 한껏 기대를 증폭시켰다. 실제 정부 주변에서도 이번에는 이산가족 문제의 물꼬
정부·기업인 복안 “경협 제도적장치 마련” 경제공동위 출범 총력 업계 "합작생산 확대"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에 관해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을까. 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관료와 경제계 인사는 총 11명으로 정부와 민간 기업인이 고루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북한에서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경협 카드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현 단계에서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이산가족 문제 등 정치적인 문제가 핵심”이라며 “경제협력 문제
북한 보도매체들은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된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4월 10일 ‘정상회담이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고 보도했으나 회담 연기 사실에 대해서는 12일 오후까지 내내 침묵했다. 그 이유를 통일부 당국자들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보도를 안 하는 것으로 미뤄, 연기 사유가 경호·안전 문제인 것이 분명한 것 같다”고만 말했다. 조총련이 운영하는 ‘조선신보’가 이날 오전 인터넷사이트에 “북남 최고위급회담 하루 연기, 김대중 대통령 13일부터 평양 방문”이라고 띄웠다가, 오후에
교류는 이미 시작됐다. 정상들의 만남은 오늘 처음 이뤄지지만, 남북한 문화는 상호 교감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판문점을 넘어 오가는 것은 눈에 보이는 공연단만이 아니다. ‘분단 이후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문화적 사건이 올 들어 줄을 잇고 있다. 우리 출판사가 북한 저술가 원고를 정식계약 맺고 들여와 책을 냈고, ‘휘파람’ 등 북한 히트가요가 CD로 나오고 전파를 타면서 젊은이들이 흥얼거린다. 북한은 북한대로 그동안 금지돼온 ‘목포의 눈물’ ‘눈물젖은 두만강’ 등 이른바 식민지 시대 노래들을 최근 해금, 이들 곡을 담은 ‘계몽기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하는 국내 인사들은 갑자기 하루 일정이 없어짐에 따라 평소보다 더 조용한 하루를 보내며 방북을 준비했다. 대통령 주치의 허갑범(허갑범) 연세대 의대 교수는 오전에는 외래 환자를 진료하고 오후에는 연구실을 지켰다. 허 교수는 “원래 예정에 없던 외래라 환자가 평소보다 더 적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180여명이 가기 때문에 의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도 같은 말을 쓰니 다른 해외 여행 때보다 오히려 더 편하지
일본 총리 관저와 방위청, 경찰청, 과학기술청, 문부성 등 9개 중앙부처에 이달초 방사능 물질이 든 우편물이 동시에 배달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한 우편물에는 우라늄을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 소식통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발신자가 ‘재단법인 모성문화(모성문화)협회라는 단체에 속한 한 남성이 우라늄을 북한에 수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래 물량이 70t에 이른다. 북한은 이 우라늄을 핵무기를 만드는데 쓰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내
대동강 숭어 맛은 여전할까? 닭고기 찢어 얹고 녹두 지짐 올린 온반(온반)도 아직 그렇게들 먹고 있을까? 분단 55년. 오늘 첫 남북 정상회담 대표단이 평양으로 떠난다. 많은 실향민들에게는 두고 온 산하, 떠나보낸 세월과 함께, 결코 채워지지 않은 어머니의 미각이 기억의 상처로 남아있다. 대화가 성공하고 긴장이 완화되면 이산가족들이 만나고, 떠나온 고향을 찾아가 그 음식들 먹어볼 수 있을까. 서울 리츠 칼튼호텔은 남북 정상회담 기간 중 이 호텔 뷔페 식당에 숭어국과 어복 쟁반, 되비지, 평양 냉면을 특별 메뉴로 차린다. 숭어를 큼직
“평양 시민들이 진분홍색 조화(조화)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평양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 알렉산드르 발리예프 러시아 이타르타스 평양주재 특파원은 12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직전의 평양 거리 풍경을 이렇게 전했다. 발리예프 특파원은 “평양 시민들은 이 진분홍색 조화를 흔들며 순안 국제비행장에서 평양 중심가로 이르는 가도(가도)에서 김대중 대통령 일행을 환영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그동안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하던 평양 거리는 모든 준비를 마친 채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리예
종합주가지수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최근 10거래일 동안 실질적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으로 27.51%나 상승, 94년 정상회담 합의 후 10일간 상승률 3.55%에 비해 월등하게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12일 ‘남북 정상회담 관련 주가 추이’ 자료를 통해 5월 29일~6월 9일에 북한과 실질 협력이 가능한 건설·정보통신 등 인프라 관련주에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가 몰리면서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순매수는 2조1087억원에 달했다. 특히 남북경협이 그룹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
조선일보사는 13일부터 2박3일 동안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김민배(김민배) 정치부 차장을 공동취재단의 일원으로 평양에 파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