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26일 “북한이 서해교전 사태에 대해 사실상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해사태 발발 한달여 만에 북한이 보내온 전화통지문에 담긴 ‘우발적인 무력충돌’ ‘재발방지 공동노력’ 등의 부적절하고도 모호한 표현들을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과로 보기는 어렵다.국회 1당인 한나라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조차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정부도 강경한 국민여론에 놀라 겉으로는 북한의 사과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는 마당에 김 대통령이 나서서 “북한이 사실상 사과했다”고 주장한 진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일까?김 대
요즘 항간에는 “김대중(DJ) 대통령과 이 정권이 북한에 무슨 약점 잡힌 것 있는 것 아니냐?”라는 말들이 돌아다닌다. 그렇지 않고서는 북한에 대해 사사건건 양보하고 기어들어가고 비위 맞추는 DJ의 행태들을 도저히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근거가 있어서 하는 말들은 아니겠지만 일반 사람들의 머리로는 북한문제에 관한 ‘대붕의 뜻’을 헤아릴 수 없기에 해볼 수 있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김 대통령만큼 ‘대붕’은 아니지만 대북문제를 옆에서 관심있게 관찰해 온 사람들에게조차 이 정권의 대북 저자세, 대북 무체통은 납득하기
북한이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해 우리 측에 보내온 ‘유감 표명’은 사과라고 보기는 미흡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북한은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에서 서해교전을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이라고 규정하고, ‘북남 쌍방’이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북한의 기습적인 선제 군사공격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 해군당국의 조사로 충분히 드러났음에도 북측은 ‘우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재발방지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도대체
尹雄燮/한국공항공사 사장 대북 경수로 인력과 물자수송을 위한 양양국제공항과 북한 선덕공항 간 남북 직항공로 첫 시험비행이 지난 20일 성공적으로 끝났다. 남북한 직항공로시대의 개막은 남북 항공교류의 전초기지 확보라는 의미에서 지난 4월 2일 개항한 양양국제공항의 발전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이처럼 국제공항은 단순한 항공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역사회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인근의 지역상권 형성, 공항과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 확충, 고부가가치 물류수송의 촉진 등 공항과 연계된 여러 산업의 활성화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북한이 90년대 이후 사실상 붕괴상태였던 식량배급제를 지난 7월 1일부터 폐지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배급제는 평양시민과 일부 특권층에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해 왔으나 이제 북한당국이 그나마도 지탱할 여력을 상실하고 공식 포기를 주민들에게 선언하기에 이른 형국이다.배급제 포기로 모든 북한주민들은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들을 장마당(비공식 시장) 가격으로 구입해야 한다. 쌀의 경우 배급가격은 1㎏에 10전(북한 돈) 안팎으로 거의 무상이었으나, 장마당에서는 40~100원에 달한다. 물가 현실화에 따라 100원 정도이던 근로자들
/이두원연세대 교수·경제학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어 왔던 부분 중의 하나는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무분별한 퍼주기라 비난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잠재적인 투자라고 옹호했다. 특히 이러한 갈등은 6·29 서해교전 이후 더욱 증폭됐다. 이제 우리는 보다 냉철하게 각종 경협의 득실을 따져보고, 무엇을 지속하고 무엇을 중단해야 할지 그 기준을 마련해 보도록 하자.대북 경협은 그 형태와 목적에 따라 다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식량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인
朴庸玉/국방대 초빙교수·전 국방부 차관6·29 서해교전 사태는 우리 군(軍)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결코 한번 일어났다 지나간 과거사일 수가 없다. 서해의 물결은 다시 잔잔해졌지만 우리 마음 속에는 아직 분노와 자괴와 결의의 격랑이 맞부딪치고 있다. 북한 경비정으로부터 치명적인 선제기습 공격을 받은 우리 고속정의 해군 장병들은 참으로 용감했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 배가 침몰돼 가는 극한상황에서도 투철한 군인정신과 NLL(북방한계선) 사수의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교전상황과 결과에 대해서는 결코 성공적인 작전이었다고 자찬할 수
김대중 대통령의 15일 간담회는 아들 홍업·홍걸씨 구속과 북한의 서해도발, 장상 총리지명자를 둘러싼 잡음 등 최근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육성(肉聲)으로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런 대형 사건들이 터진 후 처음 마련된 자리였기에, 김 대통령으로서는 국민들 가슴에 남은 상처와 상심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기회였다.그러나 이 같은 기대를 가진 것 자체가 허망하게 느껴질 만큼 이날 간담회에서 보인 김 대통령의 태도에는 진솔함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부족해 보였다. 오히려 김 대통령과 청와대측은 국민들이 듣고 싶
朴庸玉/국방대 초빙교수·전 국방부 차관6·29 서해교전 사태는 우리 군(軍)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결코 한번 일어났다 지나간 과거사일수가 없다. 서해의 물결은 다시 잔잔해졌지만 우리의 마음에는 아직 분노와 자괴와 결의의 격랑이 맞부딪치고 있다. 북한 경비정으로부터 치명적인 선제기습 공격을 받은 우리 고속정의 해군 장병들은 참으로 용감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배가 침몰되어가는 극한상황에서도 투철한 군인정신과 전투의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들이 치른 희생을 값지게 하는 것은 살아있는 우리 군의 몫이다. 무엇으로 이들의 희생을 값지게
류근일/주필 ‘DJ 치세(治世)’를 전체적으로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얼치기 시대’라는 말이 가장 맞을 것 같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얼치기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된 것’ ‘이것 저것이 조금씩 섞인 것’으로 풀이되어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4년 5개월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투성이였다. 우선 ‘햇볕’도 대포알 한방으로 뒤통수를 맞았고, 안보도 ‘5명 사망 5명 사상’으로 망신살이 뻗쳤다. 집권측은 당초에 ‘튼튼한 안보와 지속적인 햇볕’을 호언장담했다. 양수겸장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북쪽의 “돈은 받아챙기되, 대포 쏠
현 정권들어 끊임 없이 논란을 거듭해 온 것이 햇볕정책이다. 햇볕정책은 현 정권의 레이블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정작 햇볕정책이 어떤 정책인지 국민은 명확히 모른다. 현 정권도 속시원히 밝힌 적도 없다. 있다면 북한에 대한 ‘포용’이며 ‘지원’이며 ‘신뢰구축’이며 ‘평화유지’ 정도다. 그러나 이는 현 정권만 내세워 온 것이 아니라 역대 정권 모두가 다 내세웠다. 이는 또 우리 국민 누구도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않는 국민적 목표다. 어느 정권이든 북한을 포용하지 않고 지원하려 하지 않았다면 견뎌낼 수 있었을까. 어느 정권이든 신뢰구축과
북한이 서해교전에서 침몰한 해군경비정 인양작업에 관한 구체적 사항들을 사전에 통보하라고 우리측에 요구하고 나선 것은 우리 군(軍)과 국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행위다. 우리 해군이 즉각 북한의 요구를 일축하는 단호한 입장을 밝힌 것은 당연한 일이다.문제의 경비정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군의 기습 선제공격을 받아 우리 해역에 침몰해 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내밀듯 느닷없는 공격으로 많은 장병들을 사상(死傷)케 한 데 대해 깊이 사죄를 해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북한은 ‘새로운 충돌’을 막으려면 인양작업의 세부내용을 사전
테오 좀머/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 대(大)기자서독은 2차 대전 후 소련군을 피해 오거나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쫓겨난 1200만명의 난민들을 받아들였다. 1949년 독일이 분할된 이후에는 동독 공산정권의 질곡에서 빠져나온 400만명의 동독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철의 장막에 마지막까지 남은 틈새로 난민들이 꾸준히 홍수처럼 밀려나오자, 공산주의자들은 1961년에 악명높은 베를린 장벽을 세웠다. 그로부터 28년 후인 1989년, 공산체제에 반발한 난민들의 물결이 프라하와 부다페스트의 서독 대사관 앞으로 몰려들면서 공산 통치의
姜天錫/논설실장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이 뭔가 이상하다. 분명 무슨 변화가 있는 게 틀림없다. 정책이 변했다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연출의 박자가 맞지 않다는 말이다. 공식행사에 대통령의 모습이 비치거나 보이지 않는 것이 국민의 예상이나 기대와 자주 어긋난다. 말도 마찬가지다. 앞에 할 말과 뒤에 할 말, 길게 할 말과 짧게 할 말이 뒤집히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래서 요코하마 월드컵 결승전, 서해 전사 장병 영결식, 월드컵 국민축제, 일본방문 귀국보고가 끝나면 으레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뒤따랐다. 김 대통령은 50년 동안 정치로
국방부가 북한의 서해도발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의도적 공격’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북한을 향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불가사의(不可思議)다.국방부 조사는 이번 사태의 발발과정과 우리의 대응조치를 면밀히 검토해서 그 책임소재와 경중(輕重)을 가리고 안보상의 취약점을 고쳐 사태재발을 막자는 취지였지만 조사결과는 일반의 상식선에서 제기되는 의문점들마저 해소하지 못하는 미흡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해군당국이 ‘사망자’를 ‘사상자’로 잘못 들었다는 대목은 차라리 코미디다. 특히 북한 경비정이 지방선거 투표일인 지
崔普植“우리 어선이 넘어갔기 때문에 북한 경비정이 쳐들어온 거 아니유. 다 이유가 있었던 게지. 일전에 방송도 그렇게 보도하던데.”귀가하는 택시 안에서 50대 운전사가 이렇게 말을 붙였다. 기자는 방심했다. 대응할 찬스를 놓친 뒤였다. 이제 뒤늦게나마 전말기(顚末記)를 적는다.우리 내부의 분열은 진부한 풍경이다. 그럼에도 안보 위기 상황은 ‘순간접착제’ 구실을 해왔다. 중산층의 이기심이란 자신이 영위해온 삶의 기반이 외부로부터 어느 선까지 침해받았다고 느끼는 순간 똘똘 뭉친다. 이기심은 체제를 지탱해온 힘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宋大晟국민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햇볕정책’에 대해 그 시작부터 가장 염려되고 심각한 문제점으로 인식되어졌던 점은 우리 사회 곳곳에 소위 ‘이적성문화(利敵性文化)의 침투 및 확산’ 문제였다. 불행하게도 그러한 염려와 문제점은 오늘날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이적성문화란 한마디로 ‘적을 이롭게 하는 속성의 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문화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분명히 적(敵)임에도 불구하고 적을 적으로 인식하거나 다루지 못하게 하는 문화 적에 대한 적개심 및 전쟁의지를 약
국방부가 7일 발표한 ‘서해교전 조사결과’는 이번 서해사태에서 드러난 우리 군(軍) 대응의 문제점을 ‘실무진의 잘못’으로 결론짓고 있다. ‘5명 사망’이라는 현장의 보고가 전달과정에서 ‘5명 사상(死傷)’으로 잘못 전달되면서 지휘부의 상황파악에 혼선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또 서해 도발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방위원장인 김정일을 지목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김동신 국방장관이 직접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재가까지 받은 이런 발표는 실망을 넘어 국민적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서해사태를 ‘실무진의 실수’로 돌리려는 김 대통령과 군 지휘부
“금강산댐 기사는 어떤 경위로, 누구에게서 들어서 쓴 것입니까?”북한이 금강산댐 증축공사를 재개했다는 기사가 본지에 보도된 지난 4일, 이른 아침부터 기자의 휴대전화는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문의전화’로 바쁘게 울려댔다. 어조는 겸손했지만 기자에게 취재원을 밝히라는 ‘무례한 요구’를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 시달리기는 건설교통부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금강산댐 관련 정보를 언론에 흘렸는지를 색출하는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 후 건교부 공무원들은 언론과 마주치는 것 자체를 피하고 있다. 대화 도중 금상산댐 얘기라도
장성/재향군인회 안보정책위원·예비역 육군대장일본 방문을 마치고 지난 2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이 귀국보고에서 “정부는 북(北)에 대해 사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단호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하기에 곧 ‘단호한 조???취해지기를 기대하였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이번 북한의 서해 도발은 철저한 준비로 시행된 ‘계획적인 도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북한의 체제와 권력구조로 볼 때 김정일의 명령이나 승인이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다. 이번 도발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이며, 도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