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雄燮
/한국공항공사 사장

대북 경수로 인력과 물자수송을 위한 양양국제공항과 북한 선덕공항 간 남북 직항공로 첫 시험비행이 지난 20일 성공적으로 끝났다. 남북한 직항공로시대의 개막은 남북 항공교류의 전초기지 확보라는 의미에서 지난 4월 2일 개항한 양양국제공항의 발전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이처럼 국제공항은 단순한 항공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역사회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인근의 지역상권 형성, 공항과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 확충, 고부가가치 물류수송의 촉진 등 공항과 연계된 여러 산업의 활성화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갖는 것이다.

아직 양양공항이 개항 초기라 국제공항으로서 주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청주국제공항이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시민·공항운영당국이 하나가 되어 적극적인 홍보·마케팅활동과 접근교통로 확충,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등의 활성화 대책을 추진해 성과를 거둔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양양공항은 동해안과 천혜의 해수욕장, 설악·금강권을 잇는 절경, 스키·카지노 등 휴양기능을 갖춘 국제적인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어 국내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가 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훌륭한 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항공관련 기관 및 업체 등 유관기관이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동해 국제선 등 노선과 여객유치에 적극 힘써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외국인 관광객 514만명 중 강원도를 찾은 외국인은 76만명에 불과했다. 강원도가 더 많은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계절 관광상품인 Summer Holiday, Fun Ski Festival 등을 육성시켜 브라질의 리우카니발, 프랑스의 니스카니발, 일본 삿포로의 유키마쓰리와 같은 세계적 페스티벌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한류 열풍을 소재로 한 관광상품 개발과 강릉단오제, 양양송이축제, 삼척동굴축제 등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호텔과 골프장 등 관광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아울러 주 5일제 근무에 따른 휴가나 여가활용을 이 지역으로 유도하는 범도민 차원의 ‘양양국제공항 이용하기 운동’ 등과 같은 공항활성화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양양공항은 강원도의 세계화와 도약을 위한 도민의 공항이기 때문이다.

김포국제공항을 비롯해 전국 16개 공항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올해 중국의 민항공 및 항공사 대표를 초청해 양양공항이 갖추고 있는 국제관광지로서의 지리적 이점과 공항시설 및 운영의 편리성 등을 중점 부각시켜 이들 지역 항공사의 취항과 관광객 유치를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양양공항이 당초 목표대로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관광특화 국제공항으로 발전해 나가려면 양양공항에 대한 지역주민의 애정어린 관심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실질적인 지원과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렇게 될 경우 양양공항은 강원도의 관문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해 내는 것은 물론, 남북 통일시대를 힘차게 열어갈 전략적인 거점공항이요 세계적 관광중심 공항으로 발돋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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