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지리산 빨치산이 있었다면 북한엔 ‘평북 유격대’가 있었다.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 50년 전 평안북도 서해안에서 활동한 ‘유격대’ 백마부대 노병들이 92년 실향민들이 성금을 내 세워준 ‘충혼탑’ 아래 모였다. “계급도 군번도 없지만, 북위 40도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렸습니다. 이젠 우리도 모습을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습니다. ”유격 백마부대는 1950년 11월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지역청년·치안대 요원 등을 주축으로 창설된 2600 병력의 비정규군. 51년 7월 30일 보급물자를 운반하던 중공군 정크선
구소련 붕괴로 북한이 구상무역을 못하게 되자 북한의 산업이 침체하고 전기 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석유와 전기의 공급량으로 볼 때 북한의 생산은 20년 전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추산을 할 수 있다(지난 20년 동안 남한의 에너지 소비와 국민생산은 4배로 증가했다). 그래서 북한의 경제는 외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우선 10년 전 수준으로라도 생산시설을 가동하게 하려면 전기공급 증대가 앞서야 한다. 그러나 전기공급시설의 수리를 위한 부속품(구소련권 제품) 수입이 현금이 없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럴 때 공급과잉
북한의 보도 매체들은 25일 6·25 전쟁 50주년과 관련한 행사나 대남 비난 기사를 싣지 않았다. 매년 6월 25일이면 연례적으로 나오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사설도 나오지 않았다. 작년에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새 전쟁의 위험을 막고 평화를 수호하자’는 대남 비난 노동신문 사설을 방송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때 북측은 6·25 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한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후 그 동안 추진해왔던 사거리 300km의 미사일 개발을 중지시켰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남북)관계가 해빙됨에 따라 한국이 무기계획을 중지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사일 문제에 정통한 한 한국 소식통이 “미사일 개발을 진척시키면 정상회담의 진로를 망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미 개발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또 “우리가 군비 경쟁을 촉발시키면 그것은 어리석은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서울발로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 정
“역사는 넓게, 그리고 미래지향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6·25전쟁 50주년 세미나를 개최하기 위해 방미 중인 국내 명문대 총장은 지난 22일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최근 한국에서 6·25 관련 행사가 축소되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북한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그 분’이라고 호칭하면서 “그 분은 한 나라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지도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6·25전쟁은 미국에서 그리 좋지 못한 이름들을 갖고 있다. 북한은 물리쳤으나 중국에 패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처음 패배한 전쟁
국방부가 인천국제공항의 보안을 이유로 올해말까지 영종도와 용유도 일대 해안선에 철책을 설치키로 해 섬 주민들은 물론 인천 시민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철책선은 영종ㆍ용유도 전체 해안선 61.5km중 해수욕장과 선착장 일부를 뺀 전 지역을 한바퀴 돌며 감싸는 것으로 47km 정도의 길이가 된다. 공항이 내년 3월 문을 열 계획인 만큼 8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오는 12월말까지는 설치를 모두 마치겠다는 것이 국방부의 방침. 그러나 이에 대해 영종ㆍ용유도 주민들은 “바닷가에 철책을 치면 관광객이 줄고 고기 잡는 데도 불편이 커져 생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25일 ‘군사위원회 설??발언은 남북정상 간의 6·15 공동선언이 실천단계로 옮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7월에 당국 간 회담이 개최될 것 등을 종합해 보면, 우리 측은 19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의 3개 공동위(화해, 군사, 교류협력) 체제의 이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첫번째로 드러난 것이 군사공동위원회인 셈인데, 여기서는 남북정상이 공감대를 확보한 군 당국 간 직통전화 설치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이어 이미 기본합의서에서 의견 일치를 본 대로 대규모 부대이동
1960년대 초 홍콩 구룡반도의 중국 접경지역에서 대륙 쪽을 바라본 적이 있다. 광활한 논밭 가운데 오리떼가 노니는 못들이 보이는데 별나게 눈에 띄는 커다란 입간판이 있었다. 거기에는 괴로움을 더하고 괴로움을 초래한다는 뜻인 ‘고가고래(고가고래)’라고만 쓰여 있었다. 코카콜라를 음에 가깝게 의역한 것으로 당시에는 서방인 구룡 측을 겨냥한 반미·반자본주의 구호인 것이다. 코카콜라화(화)ㅡ 하면 미국화를 뜻했으리만큼 아메리카나이즈의 전초가 코카콜라다. 그래서 미국문화의 저지나 미국문명에의 저항을 코카콜라 전쟁이라고도 한다. 그 전초상품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지난 50년간 지속해온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절반 가량은 여전히 북한은 미국에 위협적인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양켈로비치 파트너스가 남북한 정상이 만난 직후인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미국 성인 1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서 응답자의 46%가 북한이 ‘매우’ 혹은 ‘어느 정도’ 미국에 위협적인 국가라고 대답했다. 이 조사에서 미국인들은 가장 미국에 위협적인 국가로는 이라크(69%)를 꼽았으며, 그 다음은 이란(65%), 중국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문화예술과 스포츠 교류가 다방면에서 추진되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선 시드니올림픽 공동응원단 구성과 월드컵 분산개최를 논의중이다. 문화예술 쪽에서도 합작과 공동연구가 거론되고 있다. 불세출의 레슬러 역도산(역도산)의 일대기를 남북이 합작해 영화로 만든다는 얘기도 들린다. 방송사들도 다투어 공동제작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대형 이벤트를 기획중이라고 한다. ▶분단 50년 동안 남과 북의 이질화는 심화됐다. 언어의 쓰임새나 뜻이 다른 게 많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추구해온 북의 예술도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따라서 분야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모스크바의 많은 지인(지인)은 나에게 “정말로 한반도의 냉전은 종식된 것이며, 통일이 준비되고 있는?굡遮?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우리 러시아인들조차도 무한정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갈등에 지쳐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남·북한 화해를 강하게 염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 당사자인 한국인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것이 이번에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많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악수하고 대화를 진행할 수 있게 만든 원인 중의 하나이다.
조선일보사가 전쟁기념관과 함께 오는 25일부터 9월30일까지 펼치는 ‘아! 6·25’특별 기획전은 용산 전쟁기념관 내에 약 2000평의 특별전시장을 조성, 지난 2년 동안 미국·일본 등에서 발굴한 다수의 미공개 자료를 포함, 5000여장의 사진, 영상자료 문서, 각종 실물 자료들을 일반인에 공개한다. 특히 북한을 지원했던 중국·러시아에서 입수한 자료를 전시, 관람객들에게 큰 관심을 자아내도록 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대동강 철교 피란 행렬 연출을 시작으로 10여개 장소에 영상 자료를 설치했으며, 김일성 승용차, T-34탱크 등 희귀한
스위스 취리히가 한국문학 열기로 뜨겁다. 한국·스위스 공동 주최의 작품 낭독회, 한국고미술전시회, 한국 페스티벌, 그리고 스위스 문학전문지들의 한국특집 등이 줄을 잇고 있다. 또 한국·스위스 교류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 문화 행사를 반영하듯 이곳 신문들도 한국 관련 기사를 크게 다루고 있다. 우선 소설가 김주영 오정희 김원우, 시인 김광규 황지우 그리고 평론가 김병익 성민엽 등 스타급 문인들이 이번주 ‘스위스 초청 한국 작가단 작품 낭독회’에 참가하고 있다. 스위스 측에서는 취리히시 문학포디움, 취리히 박물관협회, 올텐 문학그룹,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이 27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게 됐다. 회담의 주의제는 이산가족 상봉이다. 하지만 정상회담 이후 첫 접촉인 만큼, 회담 합의내용의 실천에 관한 북한측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이고, 그래서 700만 이산가족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소식을 글로써 알릴 기자는 단 1명뿐이다. 22일 우리측이 제안한 ‘취재기자 6명’ 중에는 TV와 신문 등을 위한 카메라 기자 5명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단 1명의 독점 기자’가 보내는 기사는 서울과 회담
결산좌담 남북정상회담은 남과 북 양 사회에 이미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그 파장은 더 넓고 깊게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 이호재(이호재), 연세대 정진위(정진위), 국민대 배규한(배규한) 교수의 좌담을 통해 앞으로의 파장을 중심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종합 결산해보았다. ▲이호재=반세기가 넘는 남북대결이라는 체제가 부서지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놀랍게도 단 한번의 정상회담으로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다. 그동안 우리 한민족은 싸우기만 하고 협상을 못한다는 이미지가 형성됐는데, 이번에 이것도 일거에
23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방한)은 남북공동선언 이후 미국 고위인사의 첫 방문이자, 청와대 황원탁(황원탁) 외교안보수석이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지 불과 1주일 만의 방한이다. 웬디 셔먼 미국 대북정책 자문관, 스탠리 로스 국무부 차관보 등과 함께 온 그녀는 도착 직후 이정빈(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한 뒤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을 예방, “남북정상회담은 매후 흥미로운(exciting) 일로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고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김 대통령과의 약 1시간30분에 걸
백령도 기상대가 다음달 중순부터 북한 지역 기상관측을 시작한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서해 가장 북쪽에 있는 백령도 기상대에 광역 기상레이더인 ‘C-밴드’를 설치해 7월 중순부터 북한지역 기상관측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탐지반경이 240km인 이 레이더를 이용할 경우 북한지역 기상관측의 범위가 평양은 물론, 신의주에까지 대폭 확대된다. 또한 우리나라 북서쪽으로부터 다가오는 기상에 대한 관측이 지금보다 3~4시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기상청은 서울 관악산에 설치된 같은 기종의 레이더를 이용해 황해도까지 기상관측을 해왔다
청주에서 세계 각국의 진귀한 화폐를 구경할 수 있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한국은행 청주지점은 26일부터 30일까지 ‘한국은행 창립 50주년 기념 화폐전시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은행이 화폐에 대한 조사-연구 등을 위해 수집해 온 옛날 화폐와 세계 각국의 화폐 등 일반인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화폐 1200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화폐로 알려진 도전(도전)을 비롯, 우리나라 최초의 은화인 대동은전, 최초 기념주화인 대한민국 반만년역사 기념주화, 북한 기념주화 등이 전시된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OECD
남·북한 정상의 만남은 민주 정권과 공산 정권 간의 협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 1930년대 유럽인들도 나치와 공산 정권을 맞아 남한과 유사한 딜레마에 빠졌었다.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전면전을 초래하고, 여론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대화는 지독한 독재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더구나 분쟁 준비의 시간까지 주게 마련이다. 이 같은 불균형은 평양 정상회담의 기이한 결과에서도 발견된다. 남한에서는 사람들이 통일의 약속을 얻은 듯이 기뻐했다. 당장의 전쟁 위협은 사라진 듯했다. 북한 정권은 인간의 얼굴을 가졌고, 흔
농기계 업체인 전북 익산시 왕궁면 쌍제리 ‘이리프라우’ 김완수 대표(46·사진)가 비료살포기 100대를 북한에 보내도록 대북 민간지원창구인 서울국제옥수수재단에 기증했다. ‘IFC-600’이란 이 비료살포기는 그가 직접 개발, 제작한 것으로 트랙터에 장착하면 인력 30명을 대체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43만원. 김씨는 “국제옥수수재단 대표 김순곤 박사와 옥수수 알맹이를 자동으로 털어내는 농기계도 개발중이며, 완성되면 이 기계도 북한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리공고를 졸업하고 흥농산업 등에서 10여년간 일한 뒤 88년 이리프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