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초상품이 여태까지 상륙하지 못했던 지구상의 유일한 지역인 북한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신의주 대안인 단동(단동)에서 북한에 들여보내고자 트럭에 싣는 중국제 코카콜라의 포장에는 ‘고가고래’가 아니라 ‘가구가락’으로 돼 있음을 볼 수 있다. 고래(고래)로부터 가락(가락)으로의 대단한 변신이요, 코카콜라의 세계지배가 달성되는 순간이란 차원에서 주목하게 하는 장면이다.
남미 원산의 흥분제인 코카의 잎과 정력제인 콜라너츠를 배합해 만든 이 소프트 드링크가 선풍적으로 팔려나간 데는 밤을 즐겁게 하는 사랑의 묘약으로 은밀하게 소문난 것이 그 비결이었다. 병 모양이 지금 모습으로 통일된 것은 1916년의 일인데 코카나무의 잎 모습을 본뜬 것이라기도 하지만 역시 사랑의 묘약 이미지가 숨어 있다. 여인의 무릎 부위를 꼬듯 바싹 죈 호블 스커트가 원형으로 당시 호블 스커트는 섹시패션의 극치였기 때문이다.
‘목마름에는 계절도 국경도 없다’는 로고가 세계화에 큰 몫을 했다기도 하고, 2차대전 중 미국의 모든 병사는 세상 어디에 가서 마셔도 5센트에 마실 수 있게 한 적자를 감안한 상술이 세상 가지 않은 곳 없는 미국병사로 하여금 세계화시켰고, 따라서 양키음료로 아메리카니즘의 상징이 됐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광복 후 미군들이 갖고 들어온 것이 처음이지만 1930년대 일본 유학생들이 미국탕약(탕약)이라 하여 사들고 오기도 했다 한다. 코카콜라가 들어간 다음에는 청바지가 따르고, 그 청바지 가랑이 물고 미키마우스가 뒤따른다던데 가구가락 후경을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