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기자회견에서 밝힌 주한 미군 관련 언급은 한·미 동맹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매우 도발적(provocative)'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한·미 훈련을 비판할 때 써 온 논리가 동맹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1953년 한·미 동맹을 맺은 이래 실시해 온 합동훈련은 북침용 군사훈련과 거리가 멀다. 북한의 전면전과 기습공격에 대비해온 방어용 훈련이었다. 더욱이 한·미 연합훈련은 북의 핵 공격만을 막기 위한 것은 아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오늘 열린다. 미·북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까지도 실무회담을 통해 이견(異見)을 좁혀야 할 정도로 치열한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회담은 다시 오기 힘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기회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회담이 성공하면 경제적으로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면서도 정치적으로 반목하는 동북아에 평화의 초석이 놓일 수도 있다.북한 보도 기관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소와 달리 김정은 출국 소식을 제 시각에 전했고 중국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
북핵 문제가 풀리느냐 아니면 다시 위기로 치닫느냐를 결정짓게 될 미·북 정상회담이 내일이다. 김정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열릴 싱가포르에 10일 도착했다. 어떻게든 이번 담판을 통해 북이 핵 포기를 결심하고 한반도가 평화의 길에 들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회담을 하루 앞둔 현재 상황을 보면 마음이 놓이지만은 않는다.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향하면서 김정은을 향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비핵화에 진정성
김정은 북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중국 비행기를 타고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북한 정상이 중·러·몽골이 아닌 제3국을 정식 방문한 것은 1984년 김일성이 열차로 소련에 이어 폴란드·동독·헝가리 등 동유럽 일대를 순방한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비행기로 동남아를 찾은 건 1965년 김일성의 인도네시아 반둥 회의 10주년 참석 이후 53년 만이다. 당시 김정일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비행기를 이용해 외국에 나간 적이 없다. 김정은은 도착 직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났다. 정상국가처럼 움직인 것이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가보안법 입건자는 28명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2008~2016년) 9년간 평균 입건자 수(78.9명)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기소된 사람은 9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국보법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줄어든 것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론자였고 현 정권 실세 중에는 국보법 위반자가 수두룩하다. 정권의 충견인 수사기관이 국보법 위반 사건을 수사할 생각 자체가 없을 것이다.경찰은 지난해 말 대공(對共) 수사 인력을 200명
미 국무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자 회동을 한다는데 맞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국무부 대변인은 "듣지 못했다.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미 정부 관계자의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답변은 미 정부로서 달갑지 않은 한국 측 움직임에 대해 논평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문 대통령은 남·북·미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여 종전 선언을 하는 일을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해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직후
서울지검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지난 4월까지 국군정보사령부 공작팀장으로 근무한 황모 예비역 소령은 군사기밀 100여 건을 휴대폰으로 찍어 앞서 공작팀장을 지낸 홍모 예비역 소령에게 넘겼다. 홍씨는 넘겨받은 각종 군사기밀을 중국과 일본의 정보요원에게 돈을 받고 팔았다. 유출된 기밀은 우리 군이 국내외에서 수집한 2·3급 비밀이다.주한 일본 대사관 직원에게는 주로 북한과 중국의 무기 체계 등 우리측 군 정보를 넘겼다. 중국 공안 당국의 손에 들어간 자료에는 주변국 군사 정보 외에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정보사 소속 비밀요원 5명
미·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북핵 문제에 관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종잡을 수 없게 되고 있다. 트럼프는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만나고 나서 북핵 폐기 시점에 대해 "솔직히 그들(북한)에게 천천히 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열흘 전만 해도 "(북핵 완전 폐기는) 짧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일괄 타결될 것"이라고 했었다. 김영철에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기존 핵 협상 원칙도 꺼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최대 압박이란 용어를 더는 사용하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일 김영철 북 노동당 부위원장을 면담했을 때 주한미군 규모 조정 관련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두 사람이 "제재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의 잠재적 축소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면담 직후 주한미군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많은 것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과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논의했다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언급은 힘을 갖기 어렵다. 이제 주한미군 문제가 미·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비핵화와 관련한 대북 경제 지원에 대해 "한국이 그것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과 일본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만난 뒤 '김정은과 회담에서 경제 원조를 제안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미국은 돈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일반적으로 비핵화에는 '직접 비용' '간접 비용' '보상 비용'이 든다. 핵무기와 핵시설을 폐기·철거하는 데 들어가는 직접
미국과 북한이 27일 판문점에서 북핵 폐기와 관련한 본협상을 시작했다. 미·북 정상회담은 북핵 폐기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열리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부수적인 사안일 뿐이다. 따라서 판문점 미·북의 북핵 폐기 실무 협상이 진짜 협상이다. 이른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할 때의 그 디테일이 시작된 것이다.우선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의 정확한 의미부터 확인돼야 한다. 이제는 어느덧 한국 정부 관계자들까지 따라 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그 정체가 불분명하다. 지금 핵폭탄은 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26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중 남북 정상회담을 한 번 하기도 힘든데 첫 회담을 가진 지 한 달도 안 돼 북 지도자가 먼저 만나자고 했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북측이 연락해왔다는 25일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24일 한밤중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밝힌 바로 다음 날이다. 원산 갈마지구에 있던 김정은이 허겁지겁 문 대통령에게 만남을 청하고 평양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만남이 이뤄졌다"고 했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다음 날짜를 정하지 않은 무기 연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북한이 우리와 정상회담을 요청했다고 전달받았고 나는 당신과 만나기를 고대했지만 최근 당신이 공개적으로 드러낸 분노와 적개심에 비춰볼 때 이 시점에서 회담을 갖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당신은 당신의 핵 능력에 대해 말하지만 우리의 핵 능력이 훨씬 강력하다"면서 "우리가 그 능력을 사용하지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가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직을 23일 사퇴했다. 연구원 측은 태 전 공사가 "100% 자발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최근 북한 정권의 실상을 전하는 책을 펴낸 후 북으로부터 '인간쓰레기'라는 공격을 받았다. 북은 남북회담을 무산시키는 이유 중의 하나로 이를 들었다. 북의 요구라면 들어주고 있는 정부가 태 전 공사에 대해 어떤 입장일지는 물어보나 마나일 것이다. 민주당은 "태 전 공사는 한반도 평화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 한·미 정상회담 직전 기자 간담회에서 "김정은은 역사상 가장 큰 기회를 손에 쥐고 있다"면서 "(완전한 핵 폐기를 결심하면)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할 것이며 북한 주민들은 굉장히 번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은 한국과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에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북한이 비핵화 방식에 대한 미국 측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북 정상회담 거부 가능성을 내비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이런 태도 변화에 대해 불쾌감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 "중국은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북한 국경을 계속 강력하고 엄격하게 유지해 나가야 한다. 최근 국경에 구멍이 훨씬 더 많이 뚫리고 더 많은 것이 흘러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고 썼다. 북한은 최근 남북대화 전면 중단을 협박하면서 미국과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의 실무 협의에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북한 태도 변화에 중국이 작용했다고 보고 우회적으로 경고를 보낸 것이다. 그는 지난 17일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에게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쇼에 한국 기자단을 배제했다. 한국을 제외한 미·중·영·러 4개국 외신 기자단은 22일 오전 베이징 공항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원산으로 떠났다. 한국 언론의 풍계리 취재는 김정은 위원장이 4·27 정상회담 때 직접 약속한 것이다. 당시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핵실험장을 5월 중 폐쇄하고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초청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외국 전문가도, 한국 언론도 부르지 않았다. 자기 약속을 엎는 데 걸린 시간은 3주였다.최근 북은 '판문점 선언'을 연달아 위반하고 있
북한이 연일 '한국 길들이기'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 적십자회는 19일 "종편 'JTBC'가 북 여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이 강제 납치라는 것을 낱낱이 폭로했다"며 여종업원 북송(北送)을 요구했다. 앞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풍계리 취재에서 한국 측만 배제했다. 북 선전기관은 김정은이 '이해한다'고 했던 한·미 훈련에 대해 "판문점 선언에 역행하는 군사 도발"이라고 했다. 북은 한국의 풍계리 취재를 거부하면서도 폭파 쇼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핵
각국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참가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가 16~17일 열렸다. 북한을 직접 상대했던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북한의 '정상회담 재검토' 위협과 관련해 "그동안 환희에 차 있던 서울 분위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면서 "냉정을 되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페리 전 국방장관은 "기대치를 낮추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이게 현실이고, 이게 북한" "잠시 '정지' 버튼을 누를 기회" "김정은을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미국이
북한 외교의 '기선 잡기 협상술'은 역사가 길다. 김일성은 1951년 평양에서 판문점 정전(停戰) 협상장으로 떠나려던 북 대표 남일을 불러 세우고 '승용차를 바꾸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 전 서울을 점령했을 때 노획한 주한 미국 대사의 전용차를 내줬다. 북 신문은 "적들이 승용차를 보는 순간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었다"고 주장했다. 협상장에서 남일이 앉은 의자는 유엔군 대표 터너 조이 제독의 자리보다 10㎝ 이상 높게 만들었다. 훗날 조이 제독은 자신의 모습이 "어뢰 맞고 침몰하는 해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