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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조원 대북 지원 美는 돈 내지 않겠다는데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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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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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비핵화와 관련한 대북 경제 지원에 대해 "한국이 그것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과 일본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만난 뒤 '김정은과 회담에서 경제 원조를 제안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미국은 돈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비핵화에는 '직접 비용' '간접 비용' '보상 비용'이 든다. 핵무기와 핵시설을 폐기·철거하는 데 들어가는 직접 비용만 수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경수로나 경유 제공, 원자력 관련 인력의 대체 일자리 알선 등에 들어가는 간접 비용도 수십조원이 될 것이다. 그 외에 북한은 그동안의 제재에 따른 보상과 경제 개발 지원도 국제 사회를 향해 요구할 것이다. 각종 기관은 10~20년간 수백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은 지난달 '10년간 2조달러(약 2100조원)'라고도 했다.

북한이 핵과 생화학무기 등을 완전히 폐기한다면 우리도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 극한 상황의 북한 주민들을 위해 인도적 지원도 하고 북한 경제 개발을 위해 협력 사업도 할 수 있다. 북한이 폭력 전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으로 간다면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거의 전부를 한국이 떠맡을 것이란 얘기다.

지금 북핵 협상은 미·북이 하고 있다. 한국은 발도 들이지 못하고 귀동냥만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 역시 북핵의 핵심 이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민 안위가 걸린 협상은 미국이 미국 안보 우선으로 하고 거기에 드는 천문학적 규모의 돈은 한국이 내야 한다면 쉽게 납득할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6000마일 떨어져 있다"며 자신들과 아무 관련도 없는 양 말했다.

더구나 미·북 협상으로 북핵이 완전히 없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정치적 비핵화 선언과 화려한 쇼는 있겠지만 땅굴이 1만개나 되는 폐쇄 체제 북한에서 야구공만 한 핵물질을 전부 다 찾아낸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북에 핵폭탄 1개만 남아 있어도 우리로선 100개가 그대로 있는 것과 차이가 없다. 우리에 대한 핵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 지원의 부담을 다 떠안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북이 핵 외에 화학무기, 세균무기도 다 포기해야 대북 지원을 할 수 있다. 화학, 세균무기로도 수십만명을 살상할 수 있다. 북이 미국에 대한 위협은 포기하면서 동족을 공격할 핵·생화학무기는 그대로 보유하겠다면 어떻게 지원할 수 있나. 이 모든 조건이 갖춰진다 해도 대북 지원은 한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국은 이제 고도성장 국가가 아니다. 세계 최악의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의 미래는 암울하다. 대북 지원으로 우리 등골이 휘는 일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미 한국에도 (대북 경제 보상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대북 지 원과 관련해 미국에 어떤 약속을 했는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정부는 이에 대한 설명 없이 대북 지원을 재개할 기회만 찾는 것 같다. 미국만 적당히 물러서면 우리에 대한 북의 위협은 상관 않고 대북 지원으로 달려갈 가능성이 있다. 북핵 폐기와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에 대해 국민은 한 번도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6·12 회담이 끝나면 정부가 밝혀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03/20180603022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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