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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北 달랜다고 '단기간 완전 핵폐기' 흔들면 안돼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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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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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일 '한국 길들이기'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 적십자회는 19일 "종편 'JTBC'가 북 여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이 강제 납치라는 것을 낱낱이 폭로했다"며 여종업원 북송(北送)을 요구했다. 앞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풍계리 취재에서 한국 측만 배제했다. 북 선전기관은 김정은이 '이해한다'고 했던 한·미 훈련에 대해 "판문점 선언에 역행하는 군사 도발"이라고 했다. 북은 한국의 풍계리 취재를 거부하면서도 폭파 쇼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핵실험장 폭파 관측을 위한 전망대를 설치하고 있고 원산~풍계리 열차 시험 운행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 등 외신에는 22일 오전 11시까지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 모이라고 공지했다고 한다. 한국 기자단만 따돌리겠다는 것이다.

북 의도는 뻔하다.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몽니를 부려 유리한 협상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성과에 대한 초조함'을 이용해 미국을 압박하려 한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1일 방미(訪美)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의 '단기간 완전 핵폐기' 요구를 누그러뜨리라고 시위하는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북의 이 전술이 먹혀들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북핵 문제 성과 초조증을 보이는 것은 한국 정부만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에게 이번 미·북 정상회담은 11월 중간선거, 국내 정쟁 모두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이슈이고 개인적으로는 노벨상까지 걸려 있다. 이 사실을 북이 잘 알고 이용하고 있다. 북이 갑자기 몽니를 부리자 미국 내 낙관론이 곧바로 움츠러들면서 북을 향한 목소리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 일부에서 '미 본토에 대한 북핵 위협을 막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그 한 예다. 공화당 한 상원의원은 이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미 본토에 대한 북핵 타격 역량을 막는 것인지, 완전한 북핵 폐기를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미 행정부 내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최근 "미국 이익은 북이 LA 등으로 핵무기를 발사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고 했다. 미국이 북 ICBM만 우선 없애고 기존 핵무기 폐기를 '단계 감축' 등의 수사로 포장해 뒤로 미루면 우리는 그날로 공식적인 북핵 인질이 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통화에서 북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트럼프가 주로 질문을 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첫 미·북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양측 간 사전 협의가 있었더라도 북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 같다"며 "북의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미·북 정상회담은 반드시 열려야 하고 북의 불안감을 없애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회담의 목적은 오로지 북핵을 없 애기 위한 것이다. 북을 달랜다고 핵폐기 원칙을 버리면 본말 전도의 재앙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의 모든 핵무기·물질·시설을 최대한 단기간 내에 완전 폐기하고 그 경우 북에 체제 보장, 미·북 수교, 경제 지원을 한다는 근본 원칙만은 바뀔 수 없다고 강조해야 한다. 궁지에 몰린 쪽은 김정은이다. 북의 협상 전술에 한·미가 말려들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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