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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 폐기' 의심하고 확인하는 사람 정부에 누가 있나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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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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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27일 판문점에서 북핵 폐기와 관련한 본협상을 시작했다. 미·북 정상회담은 북핵 폐기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열리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부수적인 사안일 뿐이다. 따라서 판문점 미·북의 북핵 폐기 실무 협상이 진짜 협상이다. 이른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할 때의 그 디테일이 시작된 것이다.

우선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의 정확한 의미부터 확인돼야 한다. 이제는 어느덧 한국 정부 관계자들까지 따라 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그 정체가 불분명하다. 지금 핵폭탄은 북에만 있다. 그런데 핵도 없는 한국에 대해 비핵화하라는 것은 결국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 아닌가. 그렇다면 북의 핵 포기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북핵 폐기의 절차와 방법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최단기간 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CVID)'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북이 펼쳐온 핵 사기극을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불완전한 폐기' '확인 검증이 어려운 폐기'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폐기' 중 어느 하나라도 해당되면 그것은 핵 폐기가 아니라 핵 사기일 뿐이다.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심했다면 CVID를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과거에 써먹던 '단계적 조치' '핵 군축회담'을 들먹이고 있다. 지난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서부터 핵 전문가 참관을 허용하지 않았다. '불완전하고 검증 불가능하며 돌이킬 수 있는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어겨온 북한은 CVID를 하기보다는, 축소 신고하거나 은폐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설혹 김정은이 이런 결단을 하려 해도 군부나 강경파가 나서서 반발하는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 설사 북이 CVID에 동의해도 북이 숨겨 놓은 핵물질, 핵시설, 핵데이터를 다 찾아내 없애고 핵기술자들을 핵에서 격리시키는 일은 지난한 과제다. 하나하나 의심하고 확인하고 검증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도로가 될 수 있다.

북핵은 일차적으로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실제로 터뜨릴 곳도 한국뿐이다. 그런데 가장 민감하게 확인 검증해야 할 한국 정부가 CVID에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미국, 북한을 상대하는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CVID 언급을 꺼리고 있다. 현 정부에서 CVID는 금기어(禁忌語)가 된 것 같은 분위기도 일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결국 단계적 해법밖에 없다"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CVID든 아니든 '남북 평화 축제'를 빨리 열었으면 하는 조급함이 그대로 보인다.

대통령은 북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김정은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기만 한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이런다고 해도 정부 내 누군가는 북의 동태를 감시하면서 확인하고 검증해야 한다. 이런 사람 이 단 한 명이라도 있나. 모두가 나서서 '평화가 왔다'고 합창한다. 믿더라도 검증하지 않으면 가짜 평화일 뿐이다.

미국이 CVID를 완화시키려고 하면 한국 정부가 이를 막아서야 정상이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돼 있다. 미국만 '적당한 핵 폐기' '핵 폐기처럼 보이는 쇼'로 이 문제를 봉합하기로 마음을 바꾸면 아무도 막을 사람 없이 일사천리로 끝날 판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8/20180528033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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