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는 사람을 ‘영적 인간’과 ‘동물 인간’으로 나눴다. 옴진리교의 최종 목표는 동물인간들을 절멸시켜 인간 종(種)을 재설정하는 거였다. 정부를 전복한 뒤 진리국(眞理國)이라는 유토피아를 수립하려 했다. 그들은 테러를 위한 군용 헬기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 즈음, 도쿄 지하철에 청산가리 500배 독성의 ‘사린(sarin) 가스’를 살포했다.무라카미 하루키가 이 참사의 피해자와 가해자 인터뷰를 1997년 ‘언더그라운드’, 1998년 ‘약속된 장소에서’로 출간했을 때 나는 평소
북한 일부 식당에는 ‘안방’이 있다. 가족이 거주하는 안방(main room)이 아니라 ‘안쪽에 있는 밀실’(‘secret room in the back’ of the eatery)을 일컫는 말이다. 식당 구석에 있는(be located in the corner of the dining room) 탈의실이나 식자재 창고에 식탁을 들여놓은 은밀한 뒷방(furtive back room)이다.불륜 관계에 있는 이른바 ‘8.3 부부’(so-called ‘8.3 couple’ involved in illicit affair) 또는 남의 눈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언제 어디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한다"면서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재차 지시했다. 신문은 '화산-31'로 명명된 것으로 보이는 새 핵탄두가 대량생산된 모습도 전격 공개했다./노동신문 뉴스1북한이 이틀이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쏘아댄 지 2~3년 되니까 한국 사람은 이제 면역이 됐는지 “또 쐈어?” 하다가 ‘미국이 지켜주겠지’로 태평(太平)하다. 어쩌다가 북한
논산=김기철기자 논산 병촌교회 마당에 세운 '66인 순교기념비'(왼쪽). 인천상륙작전 직후인 1950년 9월27일과 28일, 지방 좌익들에게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등으로 학살당한 신자 66명 명단을 새겼다. 이중엔 영유아 9명과 주일학교생 22명 등 어린이가 31명이었다.논산역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인 성동면 우곤감리교회는 올해 창립 105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교회다. 이 교회 원로 장로 김상옥(89)씨는 73년 전 그날의 비명을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 김씨는 1950년 9월 말 인천상륙작전으로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같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두 가지 직업은 매춘과 스파이라고 한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유대인들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전 그들의 지도자 여호수아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2명의 첩보원을 파견했는데, 이들은 당시 매춘부였던 라합의 집에 갔다.매춘과 스파이를 인류와 함께 시작된 유서 깊은 직업으로 끄집어내는 이유는 21세기에 간첩이 있냐고 묻는 이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간첩은 싫든 좋든 인류와 함께 존재해왔고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분단 한반도에서 간첩은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잠복과 노출을 반복할 것이다.과거 중앙정보부나
16세기 독일 수도사 그레고르 라이시가 당시 학문을 알레고리로 형상화한 그림 중 ‘수사학의 여인’이라는 그림이 있다. 이 그림에서 말의 학문인 수사학은 입에 칼과 꽃을 동시에 물고 있는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다. 즉 말은 꽃처럼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전쟁의 무기처럼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담긴 그림이다.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는 십계명이 우연이 아니다. 거짓말은 사람의 목숨도 앗아갈 수 있는 위험물이기 때문이다.말의 힘에 일찍 눈뜬 서양 사람들은 말을 잘 쓰면 집을 따듯하게 덥히지만 잘못 다루면 집을 태우는, 불[火]
‘달덩이처럼 포동포동한(be plump like the moon) 사랑하는 자제분(Beloved Child)’이 북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incur resentment). 김정은이 아홉 살짜리 딸 김주애를 국내외 선전용 주요 행사에 데리고 다니면서 뜻하지 않은 역반응을 불러왔다(cause an unexpected adverse reaction).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식량 부족으로(due to lack of food) 하루 세 끼조차 먹지 못하는 주민들은 김주애의 토실토실하고 하얀 얼굴(chubby white fac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사무실에서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노동 개혁은 법이 무너진 노동 현장에 법을 다시 세우고, 노동자의 권익과 근로 조건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며 “노조가 개혁에 동참하지 않고 반대를 외치는 것은 존재 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이태경기자“노동자는 대한민국 경제 기적과 민주화의 주역이다. 노조가 그런 노동자들의 전통을 뒤엎고 있다. 그러면서 가려는 곳은 어디인가. 진정 노동자를 위한 길인가.”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
지난 2월 22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나고 있다./로이터 뉴스1지난해 11월 영국 더타임스가 ‘러시아의 북한화(North Koreanisation)’란 표현을 내놨다.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위기에 처한 푸틴 정권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식 사상 통제와 선전·선동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1년 새 비판 언론을 모두 폐간했다. 군과 전쟁에 대한 부정적 언급은 ‘허위 정보 유포’로 최고 15년형에 처하고 있다. 정부와 집권당은 “미국과 서방의 목적은 러시아
2007년 12월 대선이 종료되자마자 당시 노무현 정부의 정보기관 대북 담당 책임자와 호텔 안가(安家)에서 만났다. 그해 여름부터 임기 말 무리한 정상회담은 차기 정부에 큰 부담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전했지만 막무가내였고, 청와대와 국정원은 기어코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임기 말 정상회담은 반드시 밀당이 있었고 대가 지원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북한의 대남 전략에서 무상 남북 정상회담은 절대 불가다. 10·4 평양 정상회담 선언에서 어디까지 이면 합의가 논의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였다. 평양 선언을 주도한 대북 책임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한국 기업 간담회’에 이어 열린 식사 자리에 안부수(왼쪽부터) 아태협 회장,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송명철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참석했다./노컷뉴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방북(訪北)을 위해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300만달러를 북에 건넸다는 검찰 진술에 대해 “신작(新作) 소설”이라고 했다. “종전 창작 실력을 보면 안 팔릴 것”이라고도 했다. 검찰이 또 가짜 혐의를 꾸며 냈지만 국민은 안 믿을 것이라는 뜻이다.어떤 대목이 거짓이라는 건지 아리송하다.
세계사상 최대 차량 절도 사건이라 불릴 만(be dubbed the largest car theft in the world’s history)하다. 승용차 1000대를 가져가 놓고는 지금까지 단 한 푼도 주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북한이 1974년에 스웨덴 자동차 회사 볼보를 등쳐먹은 일을 말한다.제2차 세계대전은 유럽에 숱한 상처와 많은 혼란을 남겼다(leave Europe with multiple scars and a lot of confusion). 전쟁이 끝난 후 각국은 재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be occupied with
북한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전쟁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 1년간 하루가 멀다 하고 쏘아 올린 수많은 미사일과 핵 시설 과시는 단순한 불꽃놀이용(用)이 아니다. 그 전쟁 준비 완료의 신호탄이 드디어 무인기를 타고 휴전선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넘나들었다. 2022년 11월 18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의 손을 잡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장을 찾았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초강력적이고 절대적인 핵억제력을 끊임없이 제고함에 관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최우선 국방건설 전략이 엄격히 실행
평양에서도 새해가 시작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새해 첫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면서 선대 앞에서 ‘굳은 맹세’를 했다고 한다. 무엇을 굳게 맹세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연말에 일주일 동안 당·정·군 간부 1000여 명이 참여한 전원 회의를 개최하고 장장 1만2640자의 만연체 결정서를 발표했지만 상투적 표현으로 북한의 금년도 정책 방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김 위원장의 복심과 복안을 추정해보는 것이 역설적으로 계묘년(癸卯年) 한반도 정세 파악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래는 최근 북한 정세 분석을 바탕으로 김정은의
남한은 의식주라고 하지만 북한에선 식의주라고 표현한다. 옷이나 집보다 먹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은 북한의 척박한 지형에서 비롯됐다. 김일성은 일찍이 ‘쌀은 사회주의다’라고 강조했다. 순안공항에 내려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쌀은 공산주의다’라는 커다란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시뻘건 글씨의 7개 간판에 한 글자씩 표기되어 있는 모습은 북한이 사회주의 농업생산 체제라는 사실을 절감케 한다. 공산주의 협동농장을 통해서 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공산주의를 해야만 먹는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인지 그 정확한 뜻은 알 수 없다. /그래
이제 국민에겐 별 관심도 없는 주제가 됐지만 북한 핵 사태가 결국 어떻게 될지에 대해 떠올려보는 그림이 있다. 언젠가는,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미국과 북한이 이른바 ‘핵 군축 협상’의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될 것으로 본다. 북한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핵 군축 협상의 기본 전제는 당연히 북한 핵 보유의 공식 인정이다. 북한이 핵 탄두 개수를 줄이고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탄(ICBM)을 축소, 폐기하는 대신 한미 동맹의 성격 변화와 주한미군의 대대적 감축 카드가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다. 지난 18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
북한에서 ‘어머니날’은 11월 16일이다. 한국은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의 날’로 제정했다가 1973년에 ‘어버이날(Parents’ Day)’로 바꿨다. ‘어머니의 날’은 5월 둘째 일요일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기념되는데(be most commonly celebrated around the world), 다른 날짜에 오도록(fall on other dates) 한 나라들도 있다. /일러스트=최정진북한의 어머니날은 김정은 정권 첫해인 2012년 처음 도입됐고, 2015년에 공휴일이 됐다(become a public ho
북한 주민들은 이달 들어 바짝 긴장해 있다(be tensed up). 5월에 이어 11월이 ‘사고 방지 대책 월간(Accident Prevention Measures Month)’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민들이 전전긍긍하는(be nervous) 이유는 따로 있다. 경찰에 해당하는 보안원들이 교통 안전 증진을 구실 삼아(under the pretext of boosting traffic safety) 평소보다 더 주민들을 갈취하는(extort more than usual) 기회로 악용하는(make bad use of the oppor
저명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강대국들이 보유한 핵무기의 엄청난 파괴력이 그들 사이의 전쟁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세계 평화 유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했다. 승자와 패자의 구별도 없고 전방과 후방의 구분도 없이 모두 함께 멸망하게 될 핵전쟁의 공포가 역설적으로 평화를 지켰다는 얘기다. 그건 사실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히로시마 원폭보다 훨씬 큰 핵탄두를 무려 5000개씩이나 보유하고 있지만 그건 전면 핵전쟁이 벌어지지 않는 한 사용이 불가능한 창고 속의 무기일 뿐이다. 어느 쪽이건 선제 핵 공격을 하면 즉각 보복 공
지난 정부가 국민을 북한 손에 피살되도록 조력하거나 방치했던 두 사건으로 인해 국내외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나는 2019년 11월 귀순 의사를 밝힌, 헌법상 우리 국민인 탈북 어민 2명을 강제로 북한 당국에 인도해 처형당하게 한 사건이다. 정부는 그들이 선상 집단 살해범이라 주장했으나 그것이 강제 북송을 합리화할 수는 없고, 더욱이 그들의 어선에선 흉기도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2020년 9월 북한 해역에서 표류 중인 어업 지도 공무원을 여러 시간 망원경 가시거리에 두고도 아무런 구조 노력 없이 방치해 사살당하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