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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 북한 식당의 값비싼 밀실 ‘안방’
윤희영 에디터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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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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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부 식당에는 ‘안방’이 있다. 가족이 거주하는 안방(main room)이 아니라 ‘안쪽에 있는 밀실’(‘secret room in the back’ of the eatery)을 일컫는 말이다. 식당 구석에 있는(be located in the corner of the dining room) 탈의실이나 식자재 창고에 식탁을 들여놓은 은밀한 뒷방(furtive back room)이다.

불륜 관계에 있는 이른바 ‘8.3 부부’(so-called ‘8.3 couple’ involved in illicit affair) 또는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사적인 장소를 필요로 하는(need private places away from prying eyes) 남녀 등에게 대여해주고 웃돈을 버는(bring in extra cash) 공간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식당 관리자는 이 밀실 이용 고객들에게 더 비싼 값으로 음식을 팔아 당국에서 책정한 수익 할당액을 채우고 있다(meet the state-mandated earnings quota).

북동부 해안 도시(northeastern coastal city) 청진의 한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on condition of anonymity) “접대원들이 식당에 들어서는 손님을 보고 ‘안방’을 필요로 하는 ‘8.3 부부’인지, 젊은 여성을 동반한 돈 많은 남성 고객(loaded male patron)인지, 대번에 알아보고 조용히 안내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식음료 주문을 받아(take orders for food and beverages) 갖다 주고 나서는 손님이 부르기 전까지 절대 그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일러스트=최정진
/일러스트=최정진

이런 안방 ‘밀실’에는 대가가 따른다(come at a price). 방값을 따로 받지는 않지만, 음식 값이 훨씬 비싸다(be much more expensive). 사생활을 위한 별도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pay extra for privacy) 것이다. 2019년까지 함경북도에 살면서 접대원으로 일했던 한 탈북 여성은 자신의 전 직장(former workplace)이었던 식당에는 밀실이 두 곳 있었다며 “북한돈으로 메뉴 항목당 2000원씩을 더 받았다(charge 2000 won more per item on the menu)”고 말한다.

그나저나 불륜 관계 남녀를 뜻하는 은어(slang for adulterous couple) ‘8.3 부부’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 1984년 8월 3일 김정일이 경제난 타개책(solution to the economic crisis)의 하나로 “공장이나 기업소의 부산물과 폐기물을 재활용해(reuse by-products and waste materials) 국가 계획과는 별도로 생활 필수품들을 추가 생산하라(additionally produce daily necessities separately from the national plan)”고 지시한 데서 비롯됐다. 북한 주민들이 만성적인 소비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suffer from a chronic shortage of consumer goods) 사실을 의식한 조치였다.

이후 김정일의 명령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8.3 인민소비품’의 낮은 품질에서 파생된 ‘8.3′은 ‘가짜(fake)’ ‘사이비(pseudo)’ ‘조악한 물품(shoddy goods)’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이게 됐고, 진짜 부부가 아닌 불륜 남녀를 ‘8.3 부부’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 https://www.rfa.org/english/news/korea/secret-room-041020231016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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