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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 北 병사들, 어머니날 편지 썼다가…
윤희영 에디터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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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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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어머니날’은 11월 16일이다. 한국은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의 날’로 제정했다가 1973년에 ‘어버이날(Parents’ Day)’로 바꿨다. ‘어머니의 날’은 5월 둘째 일요일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기념되는데(be most commonly celebrated around the world), 다른 날짜에 오도록(fall on other dates) 한 나라들도 있다.

/일러스트=최정진
 
/일러스트=최정진

북한의 어머니날은 김정은 정권 첫해인 2012년 처음 도입됐고, 2015년에 공휴일이 됐다(become a public holiday). 11월 16일은 김일성이 1961년 ‘자녀교양에서 어머니들의 임무’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한 날짜를 기념해 정해졌다(be chosen in remembrance of the speech). 그런데 북한에는 어머니날은 있지만, 어버이날은 없다. 어버이나 아버지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가문을 지칭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지난 16일 어머니날을 앞두고(ahead of the Mother’s Day) 모든 병사에게 편지를 쓰라고 명령해 놓고는 절반 이상을 폐기 처분했다(destroy more than half of the letters). 그리고 그런 편지를 쓴 병사들에게 사상적 이유로 처벌을 내렸다(punish them for ideological reasons). 내용을 검열해 문제 병사들을 가려내는 수단으로 삼은(use the contents to identify problematic soldiers) 것이다.

편지는 두 단계의 검열을 거치도록(pass through two rounds of censorship) 했다. 먼저 중대 단위 보위군관들에 의해 개봉돼 검열을 받는다(be opened and censored by the company security officers). 그리고 연대 본부에 집결시켜 보위사령부 요원들이 다시 검열한다. 여기에서 따로 분류된 편지들(the letters sorted out)을 통해 사상적 의지가 약한 병사들 명단을 작성한다(make a list of soldiers with weak ideological wills).

다시 말하자면(in other words) 편지 내용 중에 굶주림이나 피로함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complain about hunger or fatigue) 병사들은 곧바로 사상 재교육 대상이 되는 것이다. 군대 생활이 고달프다며(be arduous) 어머니가 그립다는 따위 말을 하는 자도 반동분자(reactionary element)로 분류된다. 설상가상으로(to make matters worse) 편지에 불평불만 한마디 적지 않았는데 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어머니에게 잘 지내시느냐고 묻는 ‘실수’를 했다가(make the ‘mistake’ of asking about their mothers’ wellbeing) 걸려들기도 한다.

RFA 취재원에 따르면, 한 병사는 “집이 최근 홍수에 무너지지는(collapse in the recent flood) 않았는지요? 농사는 잘됐나요?”라고 물었다가 편지는 폐기 처분되고 사상 재교육 시설에 수용됐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이끄시는 당을 믿지 못하고, 당이 모든 주민의 삶을 보살펴준다는(take care of the lives of all citizens) 사실을 신뢰하지 못하는 반동적 소리를 나불댔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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