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은 이달 들어 바짝 긴장해 있다(be tensed up). 5월에 이어 11월이 ‘사고 방지 대책 월간(Accident Prevention Measures Month)’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민들이 전전긍긍하는(be nervous) 이유는 따로 있다. 경찰에 해당하는 보안원들이 교통 안전 증진을 구실 삼아(under the pretext of boosting traffic safety) 평소보다 더 주민들을 갈취하는(extort more than usual) 기회로 악용하는(make bad use of the opportunity) 탓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보안원들은 사소한 위반 사항에도 모두 딱지를 발부해 벌금과 뇌물로 주민들을 착취한다(shake down citizens for fines and bribes). 지위를 이용해 뇌물을 우려내거나(use their positions to extract bribes), 벌금을 부과하는 척 제 호주머니에 넣는다(fine people and pocket the money).

일러스트=최정진
 
일러스트=최정진

주민들은 생존에 급급해(barely survive)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등 부업을 하다가(do on the side) 이래저래 걸려들게 돼 있다. 현장 급습과 단속(raids and crackdowns)이 잦아져 각별히 조심을 하지만, 보안원들은 이미 모든 길목을 꿰차고 있다. 공식적인 방침(official line)은 계도 기간이라지만, 실제로는(in reality) 보안원들이 사고 예방을 빙자해 포악하게 주민을 갈취하는(tyrannically exploit people under the mask of preventing accidents) 절호의 기회(a chance not to be missed)가 되고 있다.

장마당 좌판이든, 먹거리 노점이든, 보안원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다. 불법으로 장사하는 입장에서 처벌을 모면하려면(avoid the penalty) 벌금 처분을 받기 전에 잽싸게 뇌물을 건네는(offer them a bribe) 편이 낫다. 어차피 같은 호주머니로 들어갈 돈인데, 벌금은 절차만 복잡해진다. 어떻게든 보안원들을 매수하는(pay off the security guards) 것이 삶의 방식(way of life)이 됐다

가장 만만한 대상 중 다른 하나는 자전거 번호판(bicycle license plate)이다. 거주지 당국에 등록을 하게 돼 있지만, 2000년대 초반 이후 그렇게 하는 주민은 별로 없다고 한다. 대충 비슷하게 만들거나 장마당에서 구입한 번호판을 붙이고 다니는데, 돈에 혈안이 된(be hell bent on money) 보안원에겐 모조리 먹잇감이다.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익명을 조건으로 한(on condition of anonymity for security reasons) RFA의 북한 내 취재원은 “자기네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주민들을 갈취하는 보안원들에 대한 극도의 불만으로 폭발 직전에 있다(be on the verge of explosion due to their extreme dissatisfaction)”면서 “그중에서도 더 지독하고 악랄한(be more villainous) 보안원은 ‘오빠시’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오빠시’는 땅벌을 일컫는 사투리로, 1930년대 일제 강점 당시 주민들을 가혹하게 탄압했던 양강도 풍산군 파발리 주재소 순사부장의 별명이었다고 한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