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섭 국제부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기 열흘 전 한반도에서 8000㎞쯤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지도자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南)과 무스타파 아큰즈 수반(北)의 만찬 회동이었다. 면적은 한반도의 25분의 1, 인구는 울산과 비슷한 122만명인 키프로스는 우리와 '남북 분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그리스계와 터키계(8대2)로 나뉜 주민들은 종교·언어·문화 차이로 반목(反目)했다. 1974년 친(親)그리스 군부
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前 남북적십자회담 대표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는 정전(停戰)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러나 평화협정은 북한에 의해 미국과 베트남 간 '파리평화협정'처럼 주한 미군 철수와 적화 고리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미국과 베트남은 1973년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베트남 통일이 무력이 아닌 평화적 수단으로 이루어진다"
'북핵 폐기'의 주인공이 트럼프가 될 줄은 몰랐다특이한 과시 욕구 누르고 냉철하게 북핵 폐기 이뤄중재한 문 대통령과 함께 노벨상 받는 모습 보고 싶다 양상훈 주필트럼프·김정은이 만나기도 전에 벌써 미국서 트럼프 노벨 평화상 얘기가 나온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벨상 받으시라"고 했다. 수많은 사람의 안위가 걸린 협상을 앞두고 미리 상(賞) 얘기를 하는 것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같아 찜찜하기도 하고, 뭔가 물밑 협상이 잘되니 이런 얘기도 나오나 싶기도 하다. 북핵을 없애는 공로를 따지자면
김주한 변호사·전 대법관최근 우리 사회에 대북(對北)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3월 방북한 아이돌 그룹 멤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한 게 영광이라고 감격하는 등 일각에서 북한에 감상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어떤 체제이고 국민을 어떻게 다루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북한 헌법은 오로지 노동당의 영도와 통제 속에 묶여 있다. 노동당 규약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내걸고 북한 내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과 한반도 전체의 사회주의화를 목표로 설
中 업체, 글로벌 기업 무색하게 이란과 비밀 거래하다가 덜미말로만 시장 개방·규칙 준수… 국제 사회 不信 잠재우지 못해 최유식 중국전문기자지난달 하순 중국 인터넷은 미국 성토대회 분위기였다. 미 상무부가 지난 4월 15일 이란 제재법 위반을 이유로 중국 통신제조업체 중싱(中興·ZTE)에 대해 7년 동안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 하도록 제재를 한 데 따른 것이다.중국 내 반응은 미국이 500억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을 때보다 더 격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2위, 세계 4위 통신설비업체인 중싱이 이번 조치로 망할 수
오래 당할수록 상대의 작은 好意에 쉽게 감동한다70년간 누적된 긴장은 북핵 폐기 후 풀어도 늦지 않다 선우정 사회부장황성신문의 사설 '시일야방성대곡'은 유명한 제목에 비해 전체 내용을 아는 사람이 적다. 제목은 대대로 이야기되지만 전문(全文)은 널리 읽히지 않는다. 읽어도 제목만큼 분명하지 않다. 당시 지식인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앞머리 내용 때문이다.사설은 을사늑약에 서명한 조정 대신을 두 차례 '개돼지만도 못하다(豚犬不若)'고 격하게 비난한다. 그런데 서론에 등장하는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세 차
‘김정은은 진심인가?(CNN)’ ‘북한과의 평화 대화에 한국인들은 궁금해한다: 이번엔 다를까?(워싱턴포스트)’ ‘남북 정상회담 과대포장(월스트리트저널)’ ‘남북 정상회담 도취감이 지속될 수 있을까?(이코노미스트)’ ‘평화협정은 수십 년간 쌓인 불신을 극복해야 한다(파이낸셜타임스)’ ‘역사적 정상회담에도 북한의 비핵화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교도통신)’ ‘지금은 도취감에 빠져 있지만, 김정은의 진짜 시험대는 도널드 트럼프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전 세계 언론은 지난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대체로 ‘역사적 회담’이란
판문점 선언에서 '북핵 폐기' '납북자' 관련 내용 등 실종평화협정 체결 시 韓·美 동맹 연합훈련 등 존재 이유 소멸돼黑心 품은 당사국 평화협정은 亡國 초래한 '전쟁의 전주곡'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군사경계선의 이쪽과 저쪽을 오가며 기념 촬영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지금까지 남북 관계가 이랬다면 이산으로 인한 슬픔도, 그토록 많은 '금쪽 아들'들의 횡사(橫死)도 없었을 것이다.그럼에도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트럼프 대통령, 全方位 제재로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냈지만 강한 自我 탓 "쉬운 상대" 평가도그의 선택에 우리 命運도 달려 이철민 선임기자지난 27일 남북한 정상회담 종료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찬(自讚)의 말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 25년간 대북(對北) 협상에서 실패하고서도 자신에게 '이래라저래라' 했던 이들을 보며 "큰 짜릿함(a big, big kick)을 느낀다"고 했다. 또 이 모든 일이 가능해진 것이 "이제 미국에 새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것(북한 비핵화)은 미국을 넘어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한마디로 한 편의 잘 짜여진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면적 무력 충돌의 일보직전까지 치닫던 두 나라 정상간의 만남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정상회담의 준비, 진행, 결과 등 일련의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비핵화’문제에 대한 담판도, 이견도, 심지어 사소한 문구조정에 따른 진통조차 보이지 않았다. 대신 면밀하게 기획되고 철저하게 준비된 각본에 따라 감성을 자극하고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모든 연출이 이루어
조선조 성리학자들처럼 正義 실현하고 惡 없애는 '진리 정치'를 文 정부 강행국민 절반인 보수는 배척하고, 對敵했던 北만 포용은 '헛꿈'남북보다 '南·南 화해' 절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오늘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다. 현실이 상상을 앞지르는 극적 순간이다.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 시달린 것이 몇 달 전 일이다. 지금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활짝 웃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로를 극진히 환대한다. 통 큰 '4·27 합의'로 한반도 평화에
전현석 정치부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우리 군 의장대를 사열(査閱)한다. 북한 지도자로선 처음이다. 장소가 협소해 의장대 규모를 줄이고 인공기 게양과 북한 국가 연주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국빈에 대한 최고의 경의'를 표하는 군 의장 행사로서의 의미는 별반 다르지 않다. 의장대원들은 '주적(主敵)'이라고 배워 온 북한의 김정은에게 '받들어 총'을 해야 한다.국방부는 보도 자료에서 "역사적 유래, 국제적 관례 및 과
[트럼프 지키는 미디어 동맹군]- 최전방엔 보수성향 '폭스뉴스'17년째 케이블 채널 시청자 1위트럼프에 적대적 인물들 맹공, 공화당 지지자들 이탈 막아내- 후방엔 지역방송 '싱클레어 그룹'美전역 193개 지역방송국 소유, 가구수 점유율 39% 언론재벌대선전부터 親트럼프 보도 공세… 방송지역 대부분서 트럼프 강세 김창균 논설위원지난주 미국 정가의 최고 화제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4월 17일 발간한 회고록 '더 높은 충성심(A higher loyalty)'이었다. 코미
北에 다급한 건 '정권 안보'… 핵개발로 '정권 불안' 逆風정권 떠받치는 250~2500명 '金씨 왕조'에 충성 않을 수도對北 통제 추동력 견지하며 북한 실질적 변화 이끌어내야 김재한 한림대 교수·정치학오늘은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D-1이다. '과거 70년 동안 이루지 못한 성과가 이번 회담에서 나올 것'이라는 고대(苦待)와 '북한은 변하지 않았고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북한 핵 포기 불가론의 주요 근거
안준용 정치부 기자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는 역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방북(訪北)한 일본 총리다. 그가 2002년 9월 17일 평양에서 두 시간 반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준비한 기간만 약 1년이었다. 그 사이 물밑에서 북·일 당국자 간 비공식 접촉이 100여 차례 진행됐다. 총리 비서관은 총리의 단호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김정일과 악수할 때 팔을 내밀 각도까지 연구했다.정상회담 결과로 김정일은 미사일 실험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했다. 일본은 과거사를 사과하고 경제협력 방식의 배상을 약속했다. 양국
이용수 정치부 기자청와대가 24일 발표한 남북 정상회담 환영 만찬 메뉴 중에는 '남해 통영산 문어냉채'가 포함됐다. 메뉴 선정 배경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았다"며 이 음식이 작곡가 윤이상의 고향 특산물이라고 설명했다. 윤씨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등과 동급의 통일운동가로 평가한 것이다.하지만 윤씨는 '세계적 작곡가'란 평가와 '친북 예술인'이란 비판이 엇갈리는 인물이다. 윤씨는 1967년 &
北 억류된 한국인 6명 석방하고 감시 없는 이산가족 상봉 再開를北 '정상 국가'로 인정받으려면 국경 열고 방송·영화도 교류해야 로베르타 코헨 북한인권위 명예공동의장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간과하는 것은 한국의 국가 이익을 해치는 일이다. 한국의 힘은 인권 가치, 민주적 정치 체제, 자본주의 기업,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정보·이동의 자유, 그리고 법치(法治)다.평양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세계가 한국의 성공을 지켜보는 것이다. 한국과 반대로 북한은 정권 유지를 위해 주민들에게 기본적 자유조차
걸핏하면 核 위협하던 김정은을 회담으로 끌어낸 건 국제 제재和親할 뜻 있어도 속에 감추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성과 얻어 김태훈 출판전문기자우리 국방부가 23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했다. 키리졸브 연습 일정도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가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니 어이가 없다. 상대는 우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떠드는 판인데, 우리 군(軍)은 거꾸로 물러터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정치인들은 때로 적(敵)과도 악수해야 한다. 그들이 적의(敵意)를 잠시
한국, 연이은 정상 회담 속에 '美國 없는 각축전'에 내몰려反美·좌파 세력 준동 속에 미군 철수·韓美 관계 퇴행 우려지난 70년의 민주화·경제 발전 그런 시대는 끝나는 건가 김대중 고문이번 주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미·북 정상회담, 북·중 회담 등 일련의 정상급 교환은 한반도의 미래와 운명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것이 한국에 바람직한 방향일지, 불길한 전조일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해 보이는 것이 있다. 즉 한국에서 미국의 역할과 기능은 끝나가고 한국은 북한·중국·일본 등과의 각축전에 내
첫 총선·헌법 제정·정부 수립 '대한민국 70년'은 찾기 힘들어南北 체제 경쟁서 앞서고도 자부심 없이 회담에 나설 건가 김태익 논설위원문재인 대통령은 사흘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러 판문점에 간다. 문 대통령이 길을 나서는 광화문광장의 정부 종합청사에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70년 전 이 땅에서 일어난 사건 중에는 기념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다. 최초의 국회의원 총선거, 헌법 제정·공포, 초대 대통령 선출, 대한민국 정부 수립….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