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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석] 주한 미군 철수는 평화협정의 협상 대상 아니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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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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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前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前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는 정전(停戰)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러나 평화협정은 북한에 의해 미국과 베트남 간 '파리평화협정'처럼 주한 미군 철수와 적화 고리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미국과 베트남은 1973년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베트남 통일이 무력이 아닌 평화적 수단으로 이루어진다"고 월남인들을 안심시키고 미군을 모두 철수시켰다. 하지만 공산 베트남은 평화협정 체결 이후 무력으로 월남을 침공해 2년 후 공산화했다.

북한은 월남을 적화시킨 미·베트남의 파리평화협정을 모방해 미국 측에 미·북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은은 작년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성공하자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담판을 지으라"며 해외 공관에 지시했다. 미 본토를 핵미사일로 위협해 미·북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 미군을 철수시켜 한반도를 적화하려는 책동이다. 김일성 주석은 1968년 11월 북한과학원 함흥 분원 과학자들에게 핵·미사일 개발로 미국을 겁박해 주한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하루빨리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 개발해야 한다"며 "미 본토가 폭탄 세례를 받게 되면 반전(反戰)운동이 일어나 미국 놈들이 남조선에서 손을 떼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김정은은 50년 전 할아버지 김일성의 독려대로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개발했고, 미국을 겁박해 미·북 정상회담까지 이끌어냈다. 또 문 대통령과의 판문점 선언을 통해 평화협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김정은은 이달 중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북 정상회담에서 체제 보장 수단으로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할 게 분명하다.

미국에서도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주한 미군 철수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예측할 수 없고 자기 과시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 11월 중간선거를 의식, 북핵 문제 해결 업적을 드러내기 위해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 미군 철수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적화된 베트남이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과 친선 관계로 돌아섰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서 좌편향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친북 반미 성향으로 돌아선 것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불신을 키워왔다. 미국은 남북한 어느 쪽이 주도하든 한반도가 통일만 된다면 통일 베트남같이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과 친선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핵 폐기 대가로 주한 미군 철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주한 미군 철수와 평화협정은 "관련성이 없다"면 서도 평화협정을 주선하고 있다. 하지만 미·베트남의 평화협정이 미군 철수와 월남 적화를 가져왔다는 역사적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이 핵 폐기 조건으로 미·북 평화협정을 요구한다 해도 주한 미군 철수는 협상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원칙 없이 열리는 미·북 평화협정은 파리평화협정같이 주한 미군 철수와 남한 적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3/20180503038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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