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은 탈북자의 사회적응 교육과 초기 정착지원을 목적으로 1999년 7월 8일 경기 안성에서 개원했다. 정식 명칭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이며, 교육과정은 2개월이다. 9일 있었던 56기 졸업까지 포함, 총 3805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57·58기 175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모든 탈북자들은 하나원에서 ‘우리 사회의 이해와 문화충격 해소’(전체 교육과정의 48%) 등 남한 사회의 이해를 돕기 위한 기초적인 내용을 교육받는다. 또 ‘심리안정과 정서순화’ ‘기초직업훈련’ 등도 병행한다. 탈북자들이 호적을 얻고 주민등록
◇서울의 한 대안학교 공부방에서 탈북 청소년들이 자원봉사 선생님에게서 수업을 받고 있다.현재 탈북 청소년의 정착을 돕는 일은 거의 전적으로 종교단체의 몫이다. 탈북자들이 많이 사는 서울 노원구나 양천구의 임대 아파트촌에 사회복지관이 있고, 탈북 청소년마다 신변보호관이라는 이름으로 경찰관이 배정돼 있지만 일손이 달려 일일이 신경 쓸 수 없다. 20세가 안 돼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한 무연고 탈북 청소년의 경우 종교단체가 없으면 갈 곳조차 없다.탈북 청소년을 돕는 사업이 종교단체 일색이 된 것은 민간단체의 참여가 적은 탓도 있지만, 근본
“북한 친구들이 신분을 숨기고 싶어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언제까지 주변인으로 살 건가요.”중앙대 법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문해성(21)군과 서울예전 실용음악과 1학년 김연화(21)양. 동갑내기인 이들은 탈북 청소년이지만 ‘북한 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억양과 말투, 남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 등을 보면 영락없이 ‘서울 사람’이다. 문군은 2학기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할 계획이고, 김양은 교수를 꿈꾸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여느 탈북 청소년이 겪었던 마음고생이나 고통을 겪지 않은 건 아니다. 행운이라면 어머니와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서울 중구 광희동의 똘배학교 아이들이 꿈을 주제로 한 학급 자치회의에서 칠판에 자신의 장래 희망을 적어 놓았다./이진한기자 magnum91@chosun.com대부분의 탈북 청소년은 남한 사람과 평범하게 섞여 사는 것이 가장 희망하는 일이다. 하지만 극히 이질적인 북한 사회에서 온 이들에게 평범해지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택시를 탔을 때 기사에게 “남한에 오니 어떠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 만큼 말씨를 고치는 것도, 또래의 유행어나 은어 등에 익숙해지는 것도 남다른 노력을 해야 가능한 것이다.상당수는
중국을 거쳐 혼자 남한에 온 탈북 청소년 윤광일(20·가명)군은 최근 주유소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러 갔다가 하마터면 ‘사고’를 칠 뻔했다. “호적등본을 가져오라고 해 갖다줬더니 북한 출신이란 걸 알고 이 사람 저 사람 불러 ‘북한 사람 왔다’고 구경을 시키더라고요. 동물원 원숭이 같은 느낌이 들어 책상을 뒤엎으려다 참았어요.” “돈도 남한 애들에겐 시간당 3000~3500원 주면서 북한 출신에겐 2500원만 받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광일이는 “심지어 남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소개할 때 ‘쟤는 북한에서 왔으니 돈은 조금 줘도 된다
◇탈북 청소년이 대안학교의 어두컴컴한 교실 구석에서 컴퓨터에 몰두하고 있다. 학교에서 소외된 이들은 대부분 남한 친구들을 사귀지 못한 채 대안학교에 다닌다./정경렬기자 krchung@chosun.com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 4위전을 몇 시간 앞둔 지난 2002년 6월 29일 오후, 서해교전 참사 소식이 전국에 전해졌다. 월드컵 열기는 위축되지 않았고 이날 저녁 전국에서 250만명이 길거리 응원을 펼쳤다. 그러나 이날 서울 외곽에 위치한 한 탈북 청소년 기숙학교는 침울한 분위기였다. 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빠짐없이 응원에 나
북한에서 온 박철호(24·가명)군은 재작년 가을 구속된 적이 있다. 오토바이를 몰다가 22세 대학생을 치어 식물인간을 만들었다. 몸무게가 너무 가벼워 오토바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자신들의 정착금을 떼 1000만원을 모아 줘 겨우 합의를 보고 풀려났다.2개월의 하나원 생활을 마치고 나온 탈북 청소년들에게 버스·지하철 타기는 공포스런 일이다. 처음엔 어딜 가나 택시를 타지만 곧 오토바이로 눈을 돌린다. 그것만 있으면 어디든 금세 갈 수 있고 언제든 친구를 만날 수 있어 많은 경우 정착금을 받으면 오토바이부터 산다.
“기자 선생님하고 만날 일이 없습니다. 미안합니다.”2001년 6월 중국 베이징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사무소에 진입,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며 한국에 들어왔던 길수네 가족의 장길수(20)씨. 본명은 장창수다. 서울에 온 지 만 3년. 그는 인터뷰 요청을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로 딱 잘라 거절했다. 할 수 없이 그가 다니는 컴퓨터 학원에 찾아가 겨우 만났다.“처음 왔을 땐 어리벙벙해 마이크 갖다 대는 대로 인터뷰하고 여기저기 나갔지만 지금은 싫어요.” 못마땅하다는 표정이 얼굴에 역력했다.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 속에 곳곳에
민성길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 ‘피해의식, 공격성, 경계심, 돈에 대한 지나친 집착, 성공에 대한 강한 욕구’.연세대 통일문제연구소장을 지내면서 탈북 청소년의 의식을 연구해온 의대 정신과 민성길(閔聖吉·60) 교수의 진단이다. 북한에서 형성된 기질과 탈북 과정에서의 끔찍한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북한에선 전부 같은 처지여서 느끼지 못하다 북한을 떠나면 박탈감까지 더해져 피해의식이 공격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욱’ 하는 성질이나 싸움이 칼부림으로까지 번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평소 순응하는 태도를 보이던 아이들이
[남북을 오가는 사람들](5)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 박창민 사업본부장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회장 박종삼ㆍwww.worldvision.or.kr )’의 박창민(49) 사업본부장은 북한 씨감자 생산 지원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시작된 북한 씨감자 사업은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현직에 오른 박 본부장은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6번 방북했다. 감자나 채소, 과수시설이 있는 평양, 평북 정주, 평남 숙천 등을 방문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일부터 1주일간 육묘(
[남북을 오가는 사람들](4) 토지공사 개성사업단 배국열 부장 한국토지공사(사장 김진호) 개성사업단 개성분양팀을 이끌고 있는 배국열(48) 부장은 요즘 가장 빈번하게 북한을 방문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 1월부터 개성공단의 분양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들어 10번 방북했다. 그것도 모두 육로를 통해서다. 배 부장은 “서울을 출발해 개성공단에 있는 토지공사 현장사무소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라고 했다. 서울시청에서 직선거리 60km로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라고 했다. “자유로와 경의선 철도 옆 남
[남북 오가는 사람](3) '유진벨' 스티븐 린튼이사장‘유진 벨 재단(www.eugenebell.org)’의 스티븐 린튼(54ㆍ한국이름 인세반) 이사장. 그는 1895년 한국땅에 첫 발을 디딘 유진 벨 목사 이후 4대(代)에 걸친 ‘한국 사랑’으로 잘알려진 린튼가(家)의 일원이다. 린튼 이사장이 북한 결핵환자 돕기에 나선지 올해로 벌써 8년째다. 그는 지난 5월 2주일간 결핵 의약품과 구호물품을 갖고 평남과 남포시 결핵 전문 치료 병원과 요양소 23곳을 방문했고 올 가을엔 평북과 평양지역에 다녀올 예정이다. 그는 “지금까지 약 55
[남북 오가는 사람](2) 이종근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국장대한적십자사(한적ㆍ총재 이윤구)의 대북지원ㆍ이산가족찾기운동 실무 책임자는 이종근(51) 남북교류국장이다. 올초부터 남북교류를 맡고 있는 이 국장은 24년째 한적에서 근무하고 있다. 북한 방문은 지금까지 5번. 1998년 청진에 소금을 전달하기 위해 처음 방북했고 이후 비료 전달차 원산과 흥남, 이산가족상봉과 관련해 금강산을 다녀왔다. 가장 최근 방북은 지난 4월말. 용천 지원 1차 구호물자 인도단 단장으로 남포와 평양을 다녀왔다. 이 국장은 몇 차례 방북을 통해 아는 얼굴이
[남북 오가는 사람](1) 우리민족서로돕기 이용선 사무총장 남북한 경제협력과 민간교류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용천역 폭발 참사가 났을 때는 전국민이 하나가 되어 지원에 나섰다. 이처럼 남북을 활발하게 오가며 대북 지원과 경제교류의 일선에서 뛰고있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www.ksm.or.kr·공동대표 강문규)의 이용선(46) 사무총장은 북한을 내집처럼 드나드는 남측인사다. 지금까지 40여회, 한달이면 1~2번 북한에 다녀온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1996년 국내 6대 종단(宗
주중 한국대사관은 1일 탈북자라고 신원을밝히며 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베이징(北京) 독일학교에 진입했다가 신분 미확인 이유로 진입 3시간 만에 쫓겨난 윤웅주(34.가명)씨 처리 문제를 외교 쟁점화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 대사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독일 대사관측과 접촉한 결과 “윤씨를 강제로 쫓아낸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독일 대사관 영사는 윤씨가 지난 2월 독일 학교에 진입했을 당시 한국 대사관측이 그의 탈북자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음을 기억하고 윤씨에게 “지난번에도 오지 않았
◇1일 새벽 한국행을 요구하며 중국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독일학교에 진입한 탈북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연합1일 오전 5시20분쯤 중국 베이징 소재 독일학교에 6명의 탈북자가 진입했으나, 이 중 1명은 ‘신분 미확인’을 이유로 독일대사관측에 의해 쫓겨났다고 한국대사관측이 밝혔다. 쫓겨난 탈북자 윤웅주(34·가명)씨는 지난 2월에도 독일학교에 진입했다가 한국영사와의 면담에서 탈북자 신분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차례 한국행을 거부당한 적이 있다.탈북자들을 돕는 NGO(비정부기구) 관계자에 따
중국내 한국공관의 탈북자 처리지침이 인도적 차원의 국내송환 의향을 한층 더 존중.수용하는 방향으로 강화된다. 이는 최근 탈북자들이 중국내 한국공관을 진입하려다 현지인 공관경비원에게 붙잡혀 중국 관계당국에 넘겨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이후, 정부 상층부의 업무개선 지시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5일 "중국의 경우 베이징(北京)과 선양(瀋陽) 등 일부 공관에 탈북자들의 진입이 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며 그 외 공관의 경우 탈북자 처리가 습관이 안돼 있다"며 "이번 지침 강화는 각 공관들이 탈북자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두리하나선교회는 1일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의 안산(安山)수용소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들의 신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이를 위해 이날부터 15일간 일정으로 ’릴레이 단식’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두리하나측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산수용소에서 탈북자 100여명이 강제북송에 반대하며 목숨을 담보로 단식투쟁을 하고 하고 있다”며 “정부는 정확한 사실확인도 없이 무책임하게 그런 사실이 없다는 중국 정부의 거짓말에 사건을 은폐하는 발언만 일삼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두리하나측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31일 중국투먼(圖們) 탈북자수용소 집단 단식농성 보도와 관련, “탈북자 몇사람이 서너끼 단식한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날 오전 외교부청사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수용소내) 다른 방으로 이감하는 과정에서 일부 탈북자들이 혹시 강제송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가졌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불안한 심리상태에서는 조그만 변화도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그것이 과대하게 알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상기(丁相基) 외교부 아태국장은 “탈북자 서너명이 한끼에서 네
정부 당국자는 27일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 안산(安山) 탈북자수용소에서 한국행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집단 단식농성이 벌어졌다는 보도와 관련,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언론보도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관련 단체들의 말만 너무 믿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주중대사관이 26일 영사를 문제가 된 투먼(圖們) 탈북자 수용소에 보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도록 했으나 아직 보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