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와 스탈린은 사상 최악의 살인마들이다. 그런데 그들 집권 시기에 그 앞에 온 외국 손님들은 상당히 영광스러워했다. 히틀러로부터 훈장을 받은 독일군 장군 크뤼벨은 "히틀러는 최면을 걸었다. 지적(知的)으로 히틀러보다 우월하면서도 이런 마력에 빠진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 사실 그런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크뤼벨은 포로가 된 뒤에도 히틀러를 묘사할 때는 구세주를 영접하듯 황홀해했다.('나치의 병사들')▶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수행한 한 대학 총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괜찮은 사람'으로
정지섭 국제부 기자"이스라엘인을 포함해 누구나 자기 나라에서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 아랍 세계의 맏형을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실세(實勢)인 빈살만 왕세자가 최근 미국의 한 시사주간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70여년간 똘똘 뭉쳐온 아랍 진영의 단일 대오(隊伍)가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발언으로 팔레스타인이 받을 충격은 엄청날 것이다.25년 전인 1993년 오슬로평화협정이 체결됐을 때만 해도 이런 모습은 상상조차 힘들었다. '영토와 평화의 맞교환'
제주 4·3 사건 70년을 계기로 만든 시민단체 모임 '기념사업위원회'가 7일 오후 서울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미(反美) 집회를 열고 미·북 평화협정 체결과 한·미 합동훈련 영구 중단 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에는 민노총 등 103개 단체가 포함돼 있고 올해 정부 예산 30억원을 지원받는다. 이 4·3위원회가 펼치는 올해 기념사업 40여 개 중 하나가 반미 시위다. 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찢어진 성조기와 함께 '대북 적대정책 폐기' '제주 4·3 학살 진짜 주범 미국은 즉각 사과하라'
2003년 9월 노무현 대통령은 태풍 '매미'가 상륙하던 날 가족 및 청와대 비서진 부부와 뮤지컬을 단체 관람했다. 여론 비판이 커지자 청와대가 했던 말이 "입장을 밝힐 게 없다"였다. '입장이 없다'는 것은 '논평 불가'라는 대답과는 좀 다르다. '노코멘트'는 말할 게 있지만 삼가겠다는 쪽에 가깝고, '입장이 없다'는 것은 할 말 자체가 궁색하다는 쪽이다. 당장 얘기하기는 조심스러울 때도 '입장 없다'는 말을 쓴다.▶청와대 관계자는 3일 김영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제주 4·3사건 70년을 맞아 제주 평화공원에서 열린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 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4·3 사건 희생자는 노무현 정부 때 신고된 숫자만 1만4000명이다. 군경(軍警)이 대한민국에 반란을 일으킨 남로당 무장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사과는 현대사의 비극을 매듭짓는 데 기여할 것이다.그런데 문 대통령은 추모사 어디에서도 막
現 정부가 혁명 언급한 횟수는 제3공화국 시절보다 많을 것改憲까지 혁명처럼 밀어붙이고 과거사는 '反혁명' 취급할 건가 이한수 문화1부 차장지금 정부처럼 '혁명'을 자주 말한 정부는 없을 것 같다. 현 정부 인사들이 '혁명'을 언급한 횟수를 센다면 '혁명'을 내걸고 군사를 동원해 집권했던 제3공화국 때보다 많을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촛불 혁명의 완성"을 주창한 이래 때마다 '혁명'을 언급했다. 지난달 26일 개헌안을 발의하면서는 "촛불 시민
일부 좌파는 '무장 반란' 지우고 '민중 항쟁' '통일 운동'으로 부각정치적 이용하려는 세력 배제하고 '진상 규명, 명예 회복'으로 復歸를 이선민 선임기자제주 4·3 70주년범국민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가적 비극이었던 4·3 사건에 대한 관심이 그동안 사건이 일어난 제주도에 국한됐다는 인식에서 이제 온 국민에게 널리 알려서 '4·3의 전국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성곤·KBS 아나운서"영국은 전쟁에서 이길 것이다. 그들은 전쟁 말고는 무엇이든 해내기 때문이다. 독일은 분명히 질 것이다. 독일인은 할 줄 아는 게 오직 전쟁밖에 없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무렵 어느 이탈리아 종군 기자가 한 말이다. 놀랍게도 그의 말대로 됐다. 이건 일종의 '착한 부조리(不條理)'다. 신념의 선의가 결정적일 때 작동해 놀라운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행운)를 빚어낸 건 아닐까.우리네 삶은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오타비오가 겪는 것처럼 복잡하고
노석조 국제부 기자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2013년 9월 일생일대 위기에 직면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개시하려 한 것이다. 그해 초 오바마는 시리아군이 사린(sarin) 등 독가스가 장착된 폭탄을 반군뿐 아니라 민간인에게도 사용한다는 인권 단체의 주장이 제기되자,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며 경고했다. 그런데 그해 8월 시리아 한 반정부 마을에서 1000여 명이 독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유엔 조사로 시리아 정부의 소행이 밝혀졌고, 이에 오바마가 &
북에서 특이한 소식 두 가지가 동시에 전해졌다. 김영철 북 통일전선부장이 예술단 공연 과정에서 우리 언론의 취재를 가로막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북이 한국 언론의 취재를 방해하는 것은 늘 있던 일인데 처음으로 사과를 했다. 김영철은 이 과정에서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고 좀처럼 입에 담기 힘든 말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직접 지시 없이는 결코 할 수 없는 사과이고 언급이다.문재인 정부 출범 석 달 만인 지난해 8월 북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가을에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
2008년 4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CEO 라운드 테이블’에서 갑자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이 “한미 FTA의 걸림돌이 됐던 쇠고기 문제가 합의됐다는 전화 보고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힌 직후였다.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한미FTA가 반드시 체결돼야 한다’는 강한 집념을 보여주고, 또 지지를 보내줬기 때문에 합의가 됐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고 한다. “양국 대표들이 어젯밤에 한숨도 안 자고 밤을 새서 협상을 했
북한의 장기적 非核化는 '허구''단계적 해법' 합의도 과거 실패 되풀이하는 것北 비핵화 조치 시작 후 제재 해제·경제 건설 지원주한미군 문제는 논의대상서 빼야 김천식 前 통일부 차관·우석대 초빙교수이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국익(國益) 추구에 집중해야 한다. 세계적 탈냉전 이후 30년 동안 한반도 냉전을 끝내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북한 핵(核) 문제였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북핵 문제의 확실한 해법 찾기에 달려 있다.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이 연이어
KBS '추적 60분'이 그제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보도 내용은 인터넷에 떠도는 의혹을 재탕한 것뿐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부터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세력이 유포한 온갖 트집과 괴담이다.방송에 등장한 인물도 전부 그때 그 사람들이었다. 그중에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작하려고 구조를 늦췄다'는 주장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도 있다. 정상적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도저히 볼 수 없다. 새로 입수했다는 천안함 영상도 '천안함 폭침'과는 직접 관계없
정부는 29일 북측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을 내달 27일 판문점 남측 구역인 자유의집에서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회담 의제에 대해선 발표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의제는 좀 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의제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이전 두 차례 회담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에서 열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비핵화에는 눈을 감고 대북 지원과 교류·협력에만 열중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원해준 것이 됐다. 이제 북은 핵
[안용현 논설위원의 뉴스파일] 중국의 한국기자 폭행 100일- 그날 베이징에서 무슨 일이…文대통령 취재하던 기자 2명, 中경호원 10여명에 폭행당해… 안와·코뼈 골절 등 중상맞은 기자 "그날이 내 생일… 우리 네티즌이 되레 악성댓글…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中은 1명만 구속 '사건 뭉개기'… 기소 않고 "아직 수사중" 말만우리 정부 "中외교부 유감표명 중국이 사과한 것으로 봐야… 韓·中간에는 다른 현안도 많다"국가적 굴욕에도 제목소
非核化라는 거짓 약속, '우리 민족끼리' 논리, 韓·美 이간과 北·中 회복이 세 가지 덫 극복하고 北核 없는 평화 만드는 '무기'는 강력한 한·미 동맹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침묵하던 김정은이 중국을 전격 방문함으로써 북핵 게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어떤 술책을 부리든 우리 목표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려면 김정은이 평화 공세 뒤쪽에 숨겨놓은 '덫'을 찾아 이를 극복해야 한다.먼저 '비핵화 의지'로 포장한 덫
교육부 '역사교과서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 정부에서 교과서 국정화(國定化) 업무에 관여했던 공무원 등 25명을 무더기로 수사 의뢰하도록 교육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과장급까지 망라했다. 이미 교과서 부서에서 일했던 교육부 공무원의 중학교 교장 발령을 취소했고,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발령났던 공무원은 바로 쫓아냈다. 그걸로 모자라 검찰 수사로 기어이 감옥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고용부 '노동행정개혁위원회'도 전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과 고용복지수석을 수사 의뢰토록 요청했다.어느 정부나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이
28일 중국 관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을 방문한 북한 김정은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미가 선의(善意)로 답해서 단계적 동시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진핑으로부터 중·북 정상회담 결과를 전해 들은 후 "김정은이 자기 인민과 인류를 위해 바른 일을 할 좋은 기회를 맞았다"며 "우리 만남(미·북 정상회담)을 기대하라"고 했다.김정은이 언급한 '단계적 동시 조치'는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 이후 25년간 북이 써온 방식이다. 북은 핵
이라크·리비아 독재자 몰락 先例, 美의 북한 정권 안전 보장 不可강대국들, 국제 보장 못 해… 北의 '기본 외교 수단' 상실核 동결은 몰라도 포기는 불가능, 섣부른 기대보다 냉정한 인식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북한학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보도가 나온 이후, 한국 사회는 장밋빛 물결과 희망으로 넘쳐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북한의 비핵화(非核化)가 이루어질 전망이 밝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종전(終戰) 선언이나 평화 체제, 또는 상징적 조치가 북한을 '보통 국가'로 만들
그제 교육부가 내년에 쓸 초등학교 6학년 국정(國定) 사회 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걸 보면 '자유민주주의 발전과 시민 참여' 단원 첫머리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광화문 촛불 집회 사진이 실렸다. 같은 단원 끝부분에는 다른 촛불 집회 사진이 들어갔다. 두 사진에는 '시민의 정치 참여 활동이 사회 발전에 왜 중요할까요' 같은 질문이 따라붙었다. 4·19 혁명과 관련한 당시의 초등학생 시위 사진도 게재했다.교육부는 민주화 과정을 자세히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과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