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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南의 화상병동 어린이들 병실 모금
 닉네임 : nkchosun  2004-04-29 18:18:53   조회: 2870   

◇29일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병원직원들과 입원환자들이 용천사고로 인한 화상환자들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 /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29일 낮 서울 한강성심병원 화상 병동. 점심식사가 막 끝난 병동 복도에 작은 상자 몇 개가 등장, 병실을 돌기 시작했다. 상자에는 ‘북한 용천 화상환자 돕기 모금함’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화상을 입은 용천 어린이들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남쪽의 환우(患友)들이 직접 성금 모금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이 병동에는 120여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으며 그 중 40여명은 용천 소학교 어린이들 또래다.

아홉 살 최은찬(8)군은 식사 후 모금함을 품에 꼭 안은 채 할머니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병실 밖을 나섰다. 작년 11월 교통사고로 부모까지 잃은 은찬이는 할아버지의 피부를 이식받는 8차례 수술 끝에 힘겹게 회복 중이다.

은찬이는 “북한 친구들도 병실에 오래 있으면 지루해할 것”이라며 “오늘 모은 돈으로 요즘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해적 만화책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준호(14)군은 두 발을 잃고 옆 침대에 누워 있던 동생 상호군을 바라보다 “북한 아이들이 우리보다 더 아파보이는데도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준호 형제는 지난 2월 집에서 큰 불이 난 뒤 이곳에서 생활 중이다. 할머니 이성구(68)씨는 “자기들 아픈 것도 잊고 북한 애들 걱정하는 것을 보니 기특하지만 화재 전 가족들과 함께하던 생각이 자꾸 난다”며 울먹였다.

옆 병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서성래(39)씨도 모금함이 병실에 들어오자 몸을 일으켰다. 서씨는 운영하던 식당에서 큰 불이 나는 바람에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넉 달째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그는 “모든 화상환자들은 처음 치료받을 때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우리만큼 용천 아이들의 고통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온몸에 붕대를 감고 고통으로 울부짖던 아이, 검게 그을린 두 발을 힘 없이 펼친 채 휠체어에 앉아 있던 젊은 여인, 붉게 부풀어오른 얼굴로 피곤하게 잠을 청하던 할아버지…. 신음과 한숨으로 가득찼던 병동 곳곳에 모금함을 든 꼬마 환자들의 발길이 닿으면서 오랜만에 따뜻한 미소가 넘쳐났다.
/정지섭기자 xanadu@chosun.com
2004-04-29 18: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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