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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대세습 `현안'으로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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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chosun
등록일
2009-02-25 23: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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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0
그동안 북한의 후계구도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오던 국가정보원이 25일 "3대 세습 가능"을 밝히고 나섬으로써 북한 권부 내에서 일고 있는 세습후계 움직임을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국정원의 이러한 언급은 특히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방한하는 비행기안에서 북한의 후계구도를 언급한 것과 맞물려 한국과 미국 등 한반도 주변국이 북한 내부 권력구도의 변화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는다.

클린턴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외교적 파장을 일으키자 특별한 정보가 있어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으나, 국정원의 이날 언급으로 인해 클린턴 장관의 발언도 새삼 주목받게 됐다.

국정원과 통일부 등 정부측은 연합뉴스가 지난달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정운 후계 내정'을 보도한 데 대해선 물론, 한달여 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다른 소식통에 의존해 같은 내용의 보도를 한 데 대해서도 "부합하는 자료가 없다"거나 "객관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입장만 밝혀왔다.

그러던 국정원이 원세훈 신임 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이날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대 세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은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보위의 민주당측 간사인 박영선 의원은 "북한내 권력 주변의 간부 등의 저항이 적어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게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습 주체가 김 위원장의 세 아들중 누구인지는 국정원이 거명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간부들의 저항이 적어 보인다'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세습 후계자 지명이나 최소한 세습 의사 표명이 있었고 그에 대한 북한 간부들의 반응을 포착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정운 후계 내정'에 대해선 대북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대표 하태경)이 만드는 온라인 북한 소식지 `열린북한통신'도 24일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주민들은 이것이 유언비어라면 김정일의 가계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당국의 탄압이 상당 정도로 강화될 것인데 그런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사실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8일 정운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교시'를 내린 것을 전후해 북한의 언론매체들이나 고위 간부들의 발언에서는 `만경대의 혈통', `백두의 혈통'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 세습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김정운은 김 위원장의 세 아들중 막내로 올해 25세에 불과하지만 셋중에선 후계자로서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정운이 성격면에서 자신을 빼닮아 "권력자로서 성품에 손색이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자신의 `선군정치'와 `업적'을 그대로 이을 수 있는 재목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전문이다.

이에 비해 차남인 정철은 `여성 호르몬 과다분비증'이라는 질병에 소심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남인 정남은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가 김 위원장과 동거한 성혜림씨를 어머니로 뒀다거나 오래 외국에서 떠돌고 있는 점 등이 불리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후계체제 정지작업에 본격 돌입했다는 것은 북한 매체들의 논조에서 뿐 아니라 최근 이뤄진 군부 인사 등에서도 감지된다.

우리의 국방장관격인 인민무력부장과 합참의장격인 총참모장에 대한 인사가 한꺼번에 이뤄져 각각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영호 평양방어사령관으로 교체됐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막후 측근으로 알려진 오극렬 노동당 작전부장이 핵심 권력기구로 성장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는 등 대대적인 인사개편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이 모두 지난해 중반 김 위원장의 와병 후 ‘2인자’자리를 확고히 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측근들로 알려진 것이다.

`김정운 세습'이 장성택 부장의 강력한 건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 점과 더불어 이러한 인사 개편은 김 위원장이 장성택 부장을 중심으로 세습후계 과정을 안정시키고 후계체제를 공고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 자신이 후계자이던 시절 김일성 주석의 측근들이 후계구도를 뒷받침하다 김 주석의 사후에도 김 위원장의 권력 공고화를 도운 것과 마찬가지로, 2인자인 장성택 부장과 그의 측근들이 `후계자 김정운'을 보좌해 후계체제를 안착시키도록 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국정원이 이날 국회 보고에서 3대 세습이 이뤄지더라도 "장악력은 상당히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한 것은 김 위원장의 이러한 포석의 성패가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북한의 권력교체가 "평화적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어떤 후계 구도가 형성될 것이며,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등 많은 우려에 직면해 있는 한국"이 "비핵화와 핵확산금지와 관련한 논의들이 정상을 되찾도록 최대한 노력해줄 것을 미국 정부에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권력후계 문제를 핵문제 등에서 주요 변수로 상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클린턴 장관의 후계구도 발언에 이어 국정원이 북한의 `3대 세습 가능'을 공식 밝히고 나섬으로써 북한 권력변화 과정은 한국을 비롯해 주변국의 '현안'으로 떠올랐다./연합
작성일:2009-02-25 23:49:50 203.255.1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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