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최근 한반도 상황 변화에 대한 ‘속도(속도)의 공포’가 가장 적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과 비교할 때 가장 여유롭게 보인다. 한국은 최근 한반도 주변에 몰아친 변화의 주체이고, 그 진원지는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다. 김 대통령이야말로 각본과 연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지휘해 온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변화의 방향과 방법론에 관한 ‘마스터 플랜’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 정부의 전략은 작년 1월 초 김 대통령이 처음 언급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론’으로 요약된다. 김 대통령은 작년
관훈클럽(총무 구본홍·구본홍)은 27일 한국 언론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국내 언론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한국언론보고서’를 발표했다. 관훈클럽의 위촉을 받아 한국언론 2000년 위원회(위원장 정범모·정범모)가 정리한 246쪽짜리 보고서는 2000년대 한국 언론이 지향할 미래상에 대해 언론계와 정부 및 시민사회에 대한 9가지 제안 등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선 특히 남북관계 보도의 문제점을 거론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북한이 한국의 특정 언론사와 특정 언론인을 배척하고 있고, 지난 8월 언론사 사장단 방북의 경우 남북 언론교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으로 시작하는 서정시 ‘향수’를 지은 납북시인 정지용(정지용)씨의 북에 사는 아들이 아버지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 27일 적십자사가 발표한 북측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 명단에서 확인됐다. 정 시인의 큰 아들 구관(구관·73)씨를 비롯한 남쪽 가족들은 이 명단에 북에 사는 동생 구인(구인·68)씨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생이 같은 북한 땅에서 아버지 소식조차 모르고 살아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눈물을
운보(운보) 김기창(김기창·88) 화백의 동생 기만(71)씨가 남한 방문단에 포함돼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북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 ‘운보의 집’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병석에 누워있던 김 화백은 수화와 필담을 통해 동생의 남한 방문 소식을 접한 후 방에 걸어둔 동생 기만씨의 작품 ‘홍매(홍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운보를 5년 동안 곁에서 간병해온 박태근(박태근·여·50)씨는 “선생님이 평소 동생 작품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달랬다”고 말했다. 아들 김완(김완·52)씨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북
27일 국회는 건설교통위원회가 서울시를 상대로, 산업자원위원회가 한국전력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벌이는 등, 13개 상임위원회가 국감 일정을 계속했다. ○…고건(고건) 서울시장은 국감장에서 “정치적 행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정가에 떠도는 2002년 대선 출마설을 부인했다. 고 시장은 한나라당 안상수(안상수) 의원 등이 “고 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흔들린다”며 “뜻이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민주당 이윤수(이윤수) 의원은 서울시 국감에서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과 논현역 치장에 각각 11억여원과
●학술▶기호, 개념과 역사(움베르토 에코)=기호에 대한 포괄적인 정의와 그것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정의되고 어떠한 철학적 문제를 제기하는지 밝히고 있다. 기호의 개념이 기호학이나 언어학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는 의미에서 철학사조의 전체적인 역사를 통찰하기도 한다. 열린책들, 1만2000원. ▶허울뿐인 세계화(헬레나 노르베라 호지)=세계화와 자유무역의 논리를 넘어서야 할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세계화로 인해 한 나라의 경제적 격변이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통화의 평가절하, 파산, 실업, 심지어 경제의 붕괴까지
프랑스 지식인들의 사회참여 정신은 남다른 데가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인권문제에 대한 그들의 앙가주망은 프랑스 국내에 그치지 않고 범세계적이다. 그것은 프랑스의 문화, 예술, 학계 인사들의 오랜 지적(지적) 전통이기도 하다. 비판의 예봉은 비단 ‘인간의 얼굴을 잃어버린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뿐만 아니라 ‘정글 자본주의’ 국가들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런 프랑스 지식인들이 또다시 북한의 인권탄압을 규탄하면서 평양정권에 대한 서방세계의 ‘환상’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번엔 지식인, 전직 정치인, 인권운동가 등 50명이 참여해
박재규(박재규) 통일부 장관의 최근 언행은 납득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대목이 많다. 그는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 등 북한이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은 것과 관련해 “3차 장관급회담에서 북한 측이 아무래도 앞으로 한두 달 동안 속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것은 미·북접촉으로 인해 북한이 바쁘기 때문이란 주석까지 달았다. 통일부가 북한의 그러한 생각을 사전에 알았다면 3차 장관급회담 이후의 대북접촉은 신중하게 하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도 3차 장관급회담이 개최 중인 지난 9월 30일 생사확인
박재규(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26일 세종연구원이 주최한 조찬 특강에서 “북한으로부터 ‘이면 양해각서’를 받았다”고 했다가 강연이 끝나자마자 ‘사실이 아니다’고 번복했다. 박 장관은 이날 사회·문화 교류에 대해 언급하면서 “9월 말 3차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이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내년 봄까지만 참아달라’고 해, 학술·문화교류를 내년 봄에 실시하고 서울·평양축구대회도 갖는다는 ‘이면 양해각서’를 받아놓았다”고 말했다. 양해각서를 받아 두었으니, 학술·문화교류가 반드시 실시될 것이란 설명이었다. 학술·문화교류 부분은 9월 말 3차 장관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 방북(10월 23~25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7월 19~21일), 남북정상회담(6월 13~15일),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방중·5월 29~31일)…. 북한을 둘러싼 최근의 움직임들이었다. 전례없이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북한이 변했다”는 말은 이래서 나온다. 뿐만 아니다. 11월 중순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12월에는 북한의 김영남(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내년 봄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기로 돼 있다. 북한은 또 일본, 영국,
프랑스 인권운동가들은 북한과 지나치게 친밀해지려는 서방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립했다고 AFP가 25일 보도했다. 북한 지도자를 “살아있는 최악의 폭군”으로 규탄하는 연구원·지식인·전직 정치인 등 50여명은 최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형성된 소위 북한에 대한 ‘환상’을 경고하기 위해 이번 주 파리에서 ‘북한주민 지원위원회(CAPNC)’를 출범시켰다. CAPNC는 성명을 통해 “북한과의 모든 외교관계 수립은 안전보장과 인권에 대한 중대한 의사표시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CAPNC
북한은 9월말 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 때 이미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경협 실무접촉과 11월초로 예정된 이산가족 2차 교환방문 등 남·북한간 기(기)합의사항들을 이행하지 못할 것임을 예고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기사 2면박재규(박재규) 통일부장관은 26일 세종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 특강에서, 제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 등 남·북한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3차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측 전금진(전금진) 단장이 ‘아무래도 앞으로 한두 달은 속도를 굉장히 줄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남·북한
제주의 민속유물과 동식물·지질·해양생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제주자연사박물관’이 움직이는 전시공간으로 바뀌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토종돼지 2마리를 기르는 ‘돗(돼지)통시’. 야외 석물 전시장에 있는 돗통시는 단순한 돼지우리와 화장실이 아니다. 농사의 거름까지 생산, 선인들의 농경문화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실내전시실 제주전통초가집 부엌에는 솥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 동적으로 재현됐다. 제주고유의 요람인 애기구덕이 흔들리고 항아리에 물을 붓는 물허벅에서는 물이 흐른다. 곤충사육장에서는 각종 곤충들의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검찰총장 탄핵, 대북 식량차관 등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헌법재판소와 법제처에 대한 국감에서 민주당 송영길(송영길) 천정배(천정배) 의원은 “헌법 제65조는 탄핵소추의 대상으로 대통령·국무총리 등과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공무원’의 범위를 정한 법률이 제정된 바 없다”면서 “검사는 탄핵의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이주영(이주영) 의원은 ‘검사는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라는 검찰청법 제37조를 제시하며 “검사가 탄핵의 대상이 된
26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열린 ‘박정희(박정희) 전 대통령 21주기(주기) 추도식’에서는 최근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한 ‘근대화 세력’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추도사를 읽은 유양수(류양수) 전 교통부 장관은 “요사이 남북관계의 급진전은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에 대한 부정과 폄하, 그리고 남북관계를 주도하는 지도층에 대한 신뢰의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면서 “1인 수령체제하의 북한에 대해 이토록 무기력하고 자신감을 갖지 못하느냐”고 개탄했다. 역시 추도사를 한 김재춘(김재춘) 5·16민족상 이사장은 “우리는 무척 고민
일본 정부는 북한과의 수교 과정에서 총액 90억달러(약 1조엔) 규모의 경제지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런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북한에 전달했다고 도쿄(동경)신문이 26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가운데 60 %인 50여억달러는 무상공여, 나머지는 차관 방식에 의한 경제협력으로 추진하는 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경제지원에 대한 대가로 미사일 발사문제와 일본인 납치의혹 해결을 위한 대응을 끌어내고, 동시에 국교정상화에 탄력을 부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회사가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에 40만평 규모의 자동차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규(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26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세종연구원(원장 김철수·김철수) 초청 강연에서 “황해북도 사리원쪽에 40만평 부지의 자동차 공장이 한 개 들어갈 계획”이라면서 “그동안 현장조사를 하는 등 북측과 긍정적인 방향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는 회사에 대해 “국내 기업”이라고만 말했을 뿐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인구기자
박재규(박재규) 통일부 장관이 26일 10·11월 중 ‘남북 교류 지연’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밝혀, 그동안의 의문을 풀어줬다. 북한이 이산가족 2차 교환방문 예비후보 명단을 우리측에 넘겨주지 않은 데다 경제 실무접촉까지 연기를 통보, 북한의 속사정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돼 왔으나, 박 장관이 9월말 3차 장관급 회담 때 전금진(전금진) 단장이 ‘한두달간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세종연구원 강연에서 “당시에는 전금진 단장의 말을 ‘당 창건 55주년(10월10일) 행사 때문인가 보다’
◇마이클 허시지난 23일 해질 무렵 나를 포함한 보도진은 거대한 원형경기장으로 안내됐다. 경기장은 10만이 넘는 북한 주민들로 가득차 있었다. 운동장에는 수만명이 밝은 원색 운동복에 붉은 깃발을 들고 줄 서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조용해서 마치 영화 촬영세트 속의 부속품이란 느낌이 들었다.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하지만 몇분 뒤 마오쩌둥복을 입은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함께 등장하자, 확성기에서 ‘위대한 지도자’를 찬양하는 노래가 울려퍼졌고, 군중들은 모두 일어나서 우레와
“그런 발언을 하다니 총리 실격이다. 즉각 물러나야 한다. ” 25일 일본 국회의 당수 토론에서 제1야당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구산유기부) 대표가 모리 요시로(삼희랑) 총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문제된 것은 모리의 ‘제3국 발언’. 내용은 납북된 일본인을 북한에서 출국시킨 뒤, 제3국에서 발견됐다는 식으로 하자는 대북 타협안이다. 이 발언이 국익을 해쳤다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TV로 생중계된 이날 당수 토론은 시종 격렬한 공방이 이어졌다. 자질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하토야마에 대해 모리 총리 역시 “당신이야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