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총무 구본홍·구본홍)은 27일 한국 언론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국내 언론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한국언론보고서’를 발표했다. 관훈클럽의 위촉을 받아 한국언론 2000년 위원회(위원장 정범모·정범모)가 정리한 246쪽짜리 보고서는 2000년대 한국 언론이 지향할 미래상에 대해 언론계와 정부 및 시민사회에 대한 9가지 제안 등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선 특히 남북관계 보도의 문제점을 거론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북한이 한국의 특정 언론사와 특정 언론인을 배척하고 있고, 지난 8월 언론사 사장단 방북의 경우 남북 언론교류에 정부와 정치력이 개입됐고 취재기자가 동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8월 중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한 측이 MBC TV 뉴스에 탈북자가 출연한 사실을 문제 삼았고 MBC가 해명서를 전달한 뒤에야 다음날 일정에 들어간 사실도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의 남북관계 보도가 60년대 중국에 특파원을 파견한 일본 언론들이 경쟁의식 때문에 중국이 제시한 보도규제 비밀 조항을 수락, 진실 보도와 자유 보도가 어려웠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철기자 kichul@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