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발언을 하다니 총리 실격이다. 즉각 물러나야 한다. ” 25일 일본 국회의 당수 토론에서 제1야당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구산유기부) 대표가 모리 요시로(삼희랑) 총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문제된 것은 모리의 ‘제3국 발언’. 내용은 납북된 일본인을 북한에서 출국시킨 뒤, 제3국에서 발견됐다는 식으로 하자는 대북 타협안이다. 이 발언이 국익을 해쳤다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TV로 생중계된 이날 당수 토론은 시종 격렬한 공방이 이어졌다. 자질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하토야마에 대해 모리 총리 역시 “당신이야 말로 당수 자질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모리로선 애초부터 밀릴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바통 교체로 들어간 공산당·사민당 당수도 문제 발언을 집중 공격, 모리 총리에게 뼈아픈 상처를 입혔다. /동경=박정훈특파원 jh-park@chosun.com

◇모리 총리 실언록

▲2000년 4월= 중·일전쟁을 ‘지나(지나)사변’으로 지칭, 중국서 항의.

▲5월=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신의 나라다. ”

▲5월= “교육칙어에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다. 아이들에게 변소 청소도 시켜야 한다. ”

▲6월= “이런 정당(일본공산당)과 함께 어떻게 국체(국체·천황 중심의 국가체제)를 보전할수 있는가. ”

▲6월= “요즘엔 평가가 나쁘지만 ‘총후(총후·후방이란 뜻의 제국주의 시대 용어)’를 지킨다는 말도 있다. ”

▲10월= “(일본인 납치피해자에 대해) 행방불명자라고 해도 좋다. 베이징도 좋고 파리·방콕도 좋고 그곳에서 발견됐다고 하는 방법도 있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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