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들의 결혼·출산 기피(avoidance of marriage and childbirth)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길거리에서 아이 데리고 다니는 여성 보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여성들 사이에선 “왜 밥벌이(earn a living) 못 하는 남편 먹여 살리며 내 삶을 망치고, 왜 애를 낳아 꽃제비 만드느냐”, “결혼하면 바보(fool), 애 낳으면 천치(idiot)”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be widespread)고 한다.출산율 하락(decline in birth rates)이 가파르다. 결혼
유럽 제국주의가 저물어가던 때 일이다.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힘을 합쳐 수에즈 운하를 확보하기 위해 1956년 이집트 침공을 단행했다. 이들의 시도는 2차 대전 이후 제국주의 부활을 경계하던 미국을 경악하게 했다. 유엔의 중재 노력이 잘 먹히지 않자 미국은 보유한 영국 파운드와 국채를 내다 파는 한편 미국산 석유를 유럽에 지원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던 영국에 꼭 필요하던 IMF 구제금융을 무산시키겠다고도 압박했다. 위협을 느낀 영국은 결국 백기를 들었고 연합군은 철수했다.이른바 ‘수에즈 철군’ 사건은
미·중 전략경쟁으로 인해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의 독립 저지를 이유로 침공을 단행할 경우, 미국 주도의 서태평양 해양 질서가 위협받을 수 있기에 대만의 안보는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미국은 첨단 반도체 기업 TSMC로 대표되는 대만의 기술력이 중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반면,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표방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에 근접시키게 될 경우, 시진핑 주석이 내세우는 조국 통일의 대업은 물거품이 된다. 따라서 중국의 정치·경제적 통제 범위 내에 대만이 머물
1948년 건국 이래 대한민국은 공산 세력의 군사 도발과 정치전(政治戰)에 시달려 왔다. 서른여덟 살 김일성이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허락을 받아 6·25전쟁을 일으켰을 땐 남쪽에 암약하는 좌익 세력과의 합동 작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정전협정 이후에도 김일성은 적화통일의 망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내부에는 표현의 자유를 악용하여 국체를 뒤흔드는 반국가 세력이 상존해 왔기 때문이다.1980년대 이래 대학가를 점령한 주사파 운동권의 활약상을 보면서 김일성은 혁명의 만조기가 도래한다고 생각했을 듯하다. 북한 교과서는 대한민국에서 일어
북한 자유화가 통일 담론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작년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에 대한 지지를 천명한 것은 ‘자유’를 통일의 궁극적 가치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을 언급한 데 이어 지난 7일 외교부 업무보고에서는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은 북한 주민 한 명 한 명의 자유를 확대하는 통일”이라고 했다.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는 지당한 말이지만 김정은이 통일을 거부
지난주 미라 랩-후퍼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과 정박 국무부 대북 고위 관리가 연이어 언급한 대북 핵 협상에서의 ‘중간 조치’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다. 실현 전망이 요원한 궁극적 비핵화 실현에 앞서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중간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이는 미국 정부, 특히 민주당 정부가 1990년대 이래 대북 핵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종종 제기하곤 했던 ‘단계적 비핵화’ 논리의 부활을 의미할 수도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핵 협상 대표가 수년 내지 수십 년간 변하지 않는 북한과
지난 한 달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유세장을 빠지지 않고 찾았다. 연설에서 그가 잊지 않고 매번 꺼내 드는 주제 중 하나는 북한 김정은이었다. ‘스트롱맨(철권 독재자)’ 친구들인 푸틴과 시진핑을 호명하지 않는 날에도 “똑똑하고 터프한 친구(김정은)가 나를 좋아해 4년간 북한이 잠잠했다”고 자랑했다. 유세 현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엔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와 김정은이 악수하는 모습이 한참 동안 재생됐다.트럼프 지지 유세에 나선 측근들도 그를 호출했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더니 김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 기사 제목이다. 한반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properly assess the crisis situation) 못하고 경각심 흐트러뜨리는 무책임한 진단(irresponsible diagnosis)으로 들린다. 그런데 그런 단언을 하는 나름의 이유와 논리(rationale and logic for daring to make such an assertion)가 있다.“김정은이 한국·미국·일본을 계속 불안하게 하고 있다(continue to put the wind up them). 핵 위협과
새해 들어 김정은의 광기(狂氣)에 찬 발언으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대중 강연 때마다 혹시 전쟁 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심심찮게 나온다. 여기에 더해 미국 미들베리 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 국무부 북핵 특사로 활동했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도 “2024년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가들의 공통점은 과거 북
“요즘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수산물이 많이 줄었네요.”지난달 중국 단둥의 소식통에게 북·중 경제 교류 현황을 물어봤더니 이러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최근 4~5개월 동안 중국이 북한에서 들여오는 수산물의 양이 줄어 단둥의 수산물 가공 공장들이 가동률을 낮췄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도 “가발 등 소수 품목의 북·중 교역만 살아났을 뿐, 전반적인 교역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늦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코로나로 폐쇄했던 국경을 3년 7개월 만에 개방했고, 북·중 항공 노선도 재개했다. 그런데도 양측의 경제 교
김정은이 지난해 12월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와 통일 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선언했다. 대한민국의 정식 국호를 사용하면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데 이어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 기구의 폐지를 결정하고 북한의 영토 범위를 헌법에 명기하기 위한 개헌 의지도 밝혔다. 이는 남북 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로 규정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전면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연초 한반도 앞날에 관해 중요한 발언을 했다. 그는 최고인민회의 시정 연설에서 북한 “헌법에 명기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이 이제는 삭제돼야 한다”며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할 것”을 지시했다. 발언은 이중 구조로 돼 있다. 하나는 한국을 집어삼키려는 허세를 더 이상 부리지 않겠다는 ‘뜻밖의’ 전환이고 다른 하나는 하지만 한국이 그것을 북한의 열세로 보고 “전쟁을 일으키는 경우 단호히 대처해 한국을 초토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가?북한 지도부의 답변은 결단코 ‘노’이다. 지난 12월 30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 관계가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임을 분명히 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민족, 동족이라는 개념’이 북에서 이미 삭제됐다고 천명했다.놀랍지만 놀랍지 않다. 1990년대 김정일 위원장이 강조한 ‘우리 민족 제일주의’의 민족이 남한을 배제하고 북한만을 가리킨다는 것은 이미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일이다. 민족주의적 미련 때문에 그저 모르는 척했을 뿐이다.지난 연말 김정은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은 기원전 218년 2만6000명의 소수 병력으로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침공했다. 당시 유럽 최강국이던 로마는 매년 9만 명의 대병력을 동원해 총력 항전했으나 한니발의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연전연패를 면치 못했다. 한니발은 그 후 16년간이나 이탈리아반도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10여 개 도시국가로 구성된 로마연합 구성국들이 로마를 배신하고 카르타고에 자진 복속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한니발 군대의 압도적 위세에도 불구하고 한두 개 도시국가만 로마를 배신하는 데 그쳐, 결국 한니발의 로마 정복은 실패했다.6·25
된장·고추장·간장의 기본 재료(essential ingredient for soybean paste, red pepper paste, soy sauce)가 되는 메주를 영어로는 뭐라고 할까. ‘발효된 콩을 으깬 것’이라는 뜻에서 ‘fermented soybean mash’라고도 하고, ‘발효된 콩 덩어리’라고 해서 ‘fermented soybean lump’라고도 한다.북한 경제 상황이 악화 일로를 치달으면서(continue to deteriorate), 주민들이 콩을 살 형편이 되지 못해(cannot afford to buy so
평양도 새해가 시작되었다. 연말에 닷새 동안 당·정·군 간부 1000여 명이 참여한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장장 1만자(字)가 넘는 만연체 결의문이 발표되었지만 상투적인 표현의 연속이다. 북한의 금년도 정책 속내를 파악하는 데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복심과 복안을 추정해 보는 것이 갑진년(甲辰年) 한반도 정세 전망에 더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아래는 김정은의 생각을 추정한 ‘김정은의 신년 독백’이다. 가상이지만 사실을 바탕으로 했기에 새해 북한의 정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지난해는 위대한 전환의 해였다.
중국 항모 랴오닝함의 해상 기동훈련 모습. 랴오닝함과 산둥함 등 중국 항모 기동전단은 대만 침공 작전 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국CCTV“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반도와 주한 미군 임무에 미칠 영향에 대비하고 있다.”지난해 9월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은 워싱턴의 한미연구소(ICAS) 주최 화상 심포지엄에서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가 대만 침공에 대비해 한국군 지도부와 한국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시다시피 사령관이나 지도자들은 그 어떤 것과 관련해서도 비상 계획을 세운다
일러스트=박상훈외교관 출신 탈북자 K는 재외공관 근무 시절 주업무가 대사관 운영 경비 마련과 주석궁 충성 선물 조달이었다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이던 필자에게 고백하였다. 2000년대 중반 전 세계 60국에 북한 외교 공관이 개설되어 있었다. 평양 외무성에서 보내오는 예산은 전체 경비의 절반에 불과하였다. 나머지 경비는 현지에서 조달하였다. 이탈리아 대사관 등은 김씨 일가의 생활용품과 사치품을 매달 컨테이너에 실어 남포항으로 보내는 특수 과업을 수행했다. 경비를 조달하느라 공관원들은 허리가 휘었다. 합법과 불법적인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우리나라를 '괴뢰'로 표기한 경기 장면을 2일 보도했다. 2023.10.3/조선중앙TV어떤 국가나 지역에 대해 타자가 부르는 이름을 ‘외부 명칭(exonym)’이라고 한다. 반대로 해당 국가나 지역이 스스로를 부르는 이름을 ‘내부 명칭(endonym)’이라고 한다. 역사와 언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유럽에서는 외부 명칭과 내부 명칭이 꽤 다양하다. 이를테면 독일의 내부 명칭은 도이칠란트(Deutschland)이지만, 영어로
북한 조선우표사는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기념해 오는 24일 5종의 우표를 발행한다며, 우표 도안을 공개했다.2023.10.5 /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연합뉴스김정은이 러시안 룰렛에 빠져들고 있다. 핵·미사일로 한껏 허세를 부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수렁에 빠진 러시아에 베팅하는 것을 보면 북한의 내부 사정이 얼마나 곤궁한지 짐작할 수 있다. 핵·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무진 꿈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도박으로 횡재를 노리는 것 같다. 도박 중에서도 목숨을 건 러시안 룰렛(실탄 하나를 장전한 회전식 권총을 자기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