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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문학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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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조선
등록일
2013-10-29 15: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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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문학이론 및 저서명. 1990년대, 특히 1994년 김일성 사후 김정일 시대의 북한 문예이론을 지칭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김정일의 저서 제목이다.

주체문학론이란 단행본『주체문학론』(1992)의 제목이면서 주체의 문예관, 사상, 이론, 방법의 전일적 체계라 할 수 있다. 이 체계를 담은 책은 모두 7장 32절로 되어 있는데, 장별로 시대와 문예관, 유산과 전통, 세계관과 창작방법, 사회정치적 생명체와 문학, 생활과 형상, 문학형태와 창작실천, 당의 영도와 문학사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문예학자들은 이 책이 나온 이후 전체, 장절, 절별, 항목별에 이르기까지 해설논문을 <조선문학>·<문학신문>·<조선어문> 등에 지속적으로 싣고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1990년대 북한 문학의 지침은 이 책에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이론이 1967년 주체사상의 유일사상 체계화 이후 20여 년 간 북한 문예를 지배했던 유일한 원칙인 주체문예이론과 달라진 점으로, 그 동안 의도적으로 외면했던 실학파나 카프문학 등 과거 진보적 문학에 대한 복권이 이루어진 점을 들 수 있다.

민족문화유산에는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 속에서 창조된 항일혁명 문학예술 같은 혁명적 문화유산도 있고 그 이전 시기 선조들이 이룩한 고전문학예술유산도 있을 것이나, 북한 문예학계에서는 그 동안 항일혁명 문학예술의 전통 이외의 다른 전통은 정당하게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김정일은 과거 민족문화유산에 대한 무시와 간과는 서구중심주의에 빠진 민족허무주의와 사대주의의 발로라고 비판하고 반침략 애국주의 정서를 갖춘 고전문학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김정일은 계몽기 문학이나 민요, 시조, '궁중예술'까지 실학파 문학과 함께 문학사에서 공정하게 처리해야 하며, 근현대문학사에서도 1927년 방향 전환 이후의 카프문학은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판적 사실주의 문학이나 20세기 초엽의 이해조·이인직·이광수·최남선 등도 응당한 수준에서 취급해야 하고, 일제시대에 진보적인 작품을 창작한 신채호·한용운·김억·김소월·정지용·심훈·이효석·방정환·문호월·나운규 등도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변화가 있게 된 까닭은, 수령 형상과 항일혁명문학예술의 전통에 기초한 종래의 주체문예이론이 도식적이고 편향된 작품들만 양산함에 따라 주민들에 대한 문학예술의 정치적 설득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변화의 일환으로, 앞서 1980년대 들어 '숨은 영웅 형상 문학'이 제기되는바, 숨은 영웅 형상 문학이란 1980년에 본격화된 '숨은 영웅 따라 배우기' 운동을 문학예술 분야에 수용한 것으로서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찾는 것이다. 숨은 영웅 형상 문학은 생활에 밀착된 소재를 다루고 있어 일반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생긴다. 이와 더불어 주체문학론에서는 '조선민족제일주의'를 강조하는 것도 문학작품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하고 있는 등 민족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북한의 문예정책은 초기에 전통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수용했으나, 1967년부터 수령 형상 문학과 항일혁명 문학예술의 전통에 기초한 주체문예이론이 지배적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숨은 영웅 형상 문학을 지향했으나 1990년대 동구권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다시 혁명성을 강조하는 경직화 성향을 보였고, 1990년대에는 기존의 입장을 종합하여 주체문학론을 제창하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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