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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 폭발괴담 코미디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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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chosun
등록일
2004-09-17 17:44:12
조회수
3462

1주일간 국내외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 ‘폭발설’은 결국 당초 폭발 추정지점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은 17일 브리핑에서 “정보당국이 폭발 징후가 있던 것으로 의문시했던 지역에서는 폭발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폭발을 뒷받침할 추가 정보가 없는 상황” “9일 오전 특이한 형태의 구름을 위성으로 포착해 전날 밤 관측한 지진파와 관련지어 폭발 징후가 있던 것 아닌가 의심하고 진상 파악에 착수했던 것”이라고 ‘1주일 코미디’를 요약했다.

이번 소극(笑劇)의 1막은 자연 구름과 폭발 연기도 구분 못한 한국이 주연, 북한 핵문제로 평양에 갔던 빌 라멜 영국 외무 차관이 조연을 했고, 2막은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大)발파라고 해명한 북한과 맞는다고 했던 미국이 주·조연을 했다.

2막에서는 문제가 됐던 지역이 아닌 다른 곳을 안내받아 간 평양 주재 대사들도 본의 아니게 조연역을 했다.

◆ 위성사진이 단초 제공

9일 오전 11시쯤 한반도 상공을 지나던 아리랑 위성이 김형직군 월탄리 부근에서 연기 같은 자연 구름을 촬영한 데서 비롯됐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12일 회의를 거쳐 폭발 징후가 있다고 브리핑해 문제가 확대됐다.

판단의 근거는 위성사진 외에 폭발과 관련한 2건의 첩보, 전날 밤 11시24분 감지된 규모 2.6의 지진파였다. 문제가 커졌지만 정부는 추가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다.

미국측에 정밀한 위성사진을 요구했지만 상업용 민간 위성인 옵뷰로부터 구름 낀 사진밖에 입수하지 못했다. 지진파는 월탄리에서 100㎞ 이상 떨어진 백두산 부근 중국과의 접경지역으로부터 감지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폭발과는 관련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의 정보 공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수집한 자료만으로는 분석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름 낀 위성사진, 잘못된 분석, 우방과의 정보 공조 부족이 겹쳐 정부가 극(劇)의 흥미를 더한 셈이 됐다.

◆ 북한은 뭐고 미국은 또 뭔가

마침 방북 중이던 영국의 라멜 차관이 13일 북한 백남순 외무상으로부터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발파”라는 해명을 듣고 현장 확인 약속까지 받아냈다.

‘월탄리’라고는 안 했지만 문제가 된 지역은 월탄리였기 때문에 당연히 그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북한은 그러나 16일 엉뚱한 지역으로 대사들을 안내했다.

북한 매체에 의해 보도까지 됐던 삼수발전소 건설현장(5월에 공사 시작)을 방문토록 한 것이다. 폭발 추정지점으로부터 100㎞ 정도 떨어진 곳이다.

북한측은 8일과 9일 폭약 15t 정도를 써 폭파를 했으며, 15만㎥(15t트럭 2만대분 분량)의 바위와 흙이 나왔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문제됐던 월탄리는 보여주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안내받아 갔던 대사들이 월탄리를 가보자고 하지는 않았는지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 모종의 화재일 가능성까지 언급(13일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하던 미국이 북한의 발파 주장 이후 “우리가 본 것과 일치한다”(15일 파월 국무장관)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된 지역은 월탄리 부근인데, 파월 장관이 그곳을 말한 것인지, 아니면 삼수발전소를 염두에 둔 것인지 알 수 없다.

어느 쪽이든 군사위성으로 500㎞ 이상의 상공에서 15㎝ 크기 물체까지 알아본다는 미국이 지역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설명에 동의한 것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작성일:2004-09-17 17:44:12 203.255.1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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