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 접경 지역인 양강도(兩江道) 김형직군(金亨稷郡) 월탄리 부근에서 9일 대규모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관계자와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 소식통들, 우리 정부의 관계자들 모두 폭발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12일 “9일 오전 직경 3.5~4㎞ 정도 되는 구름 형태의 연기가 위성 사진으로 관측됐다”고 말했다. 실제 폭발 시점은 그 이전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8일 밤 12시쯤 부근에서 진도 2 규모를 넘는 지진파가 우리 정부에 의해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우리 정부의 관계자는 “핵실험은 아니지만, 용천역 사고 때와 거의 맞먹는 규모의 폭발이 있었던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며 “원인은 한·미 정보당국이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김종민(金鍾民) 대변인은 “사고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서면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사고 성격은 뭐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은 중국과의 국경으로부터 남쪽으로 10㎞쯤 떨어진 해발 1500m의 산림지대로 부근에 철로가 지나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정보 관계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다이너마이트 1000t 이상 규모의 탄약고나 열차에 실린 군용폭발물이 터졌을 수도 있고, 유류나 질산암모늄 등 화학물질이 연쇄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의 소식통들은 월탄리 부근 지하군수공장에서 대형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분석팀장은 “낡은 시설로 인한 단순사고라는 추정 외에 체제 이완에 따른 사고 가능성, 김정일 위원장의 처인 고영희 사망설에 따른 김정일 후계문제를 둘러싼 암투와 연관시켜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북한 국가 명절인 정권창건기념일(9·9절)에 발생해 이 같은 추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밖에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에 모종의 조치를 앞두고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도된 폭발일 가능성도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
북한과 중국 접경 지역인 양강도 김형직군 영저리(嶺底里) 부근에서 9일 대규모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관계자와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 소식통들, 우리 정부의 관계자들 모두 폭발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12일 “9일 오전 11시쯤 직경 3.5~4㎞ 정도 되는 구름 형태의 연기가 위성 사진으로 관측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폭발 시점은 그 이전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8일 자정쯤 부근에서 진도 2 규모의 지진파가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핵실험은 아니지만, 용천역 폭발사고 때보다 규모가 3배쯤 큰 것 같다”며 “폭발 원인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김종민(金鍾民) 대변인은 “사고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서면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사고 성격을 뭐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은 영저리 부근 해발 1500m의 산림지대인데, 주변에 군수 공장이 많은 곳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지점은 북한 노동미사일 발사 기지인 ‘영저동 기지’에서 남서쪽으로 불과 10㎞, 중국과의 국경으로부터 30㎞쯤 떨어진 곳으로 부근에 철로가 지나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정보 관계자들의 추정을 종합하면 다이너마이트 1000t 이상 규모의 탄약고나 열차에 실린 군용 폭발물이 터졌을 수도 있고, 유류나 질산암모늄 등 화학물질이 연쇄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의 일부 소식통들은 부근의 군수공장에서 대형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분석팀장은 “낡은 시설로 인한 단순 사고라는 추정 외에 체제 이완에 따른 사고 가능성, 김정일 위원장의 처인 고영희 사망설에 따른 김정일 후계문제를 둘러싼 암투에 연관시켜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북한 국가 명절인 정권 창건 기념일(9·9절)에 발생해 이 같은 추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밖에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에 모종의 조치를 앞두고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도된 폭발일 가능성도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작성일:2004-09-12 11:34:46 203.255.11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