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룡천참사 지원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27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는 북한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질타와 함께 정치적 고려없이 북한 주민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주문이 잇따랐다.
당초 이날 회의는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다. 16대 국회 활동이 사실상 종료되고 17대 국회는 개원되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통외통위 소속 의원 23명 가운데 17명이나 불출마 또는 낙선, 사실상 의정활동을 접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엔 17대 국회에 재진입한 한나라당 김덕룡, 맹형규, 김용갑, 민주당 한화갑 의원 이외에도 불출마 또는 낙선한 열린우리당 이창복, 이부영, 한나라당 서정화, 김종하, 박원홍, 민주당 추미애 의원 등 6명이 참석,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용갑, 김종하 의원은 "TV 보도내용을 보면 북한은 이번 참사로 수천명이 죽어가고 있고, 더군다나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갖고 있는데 우리측의 구호품 육로수송과 병원선 및 의료진 지원을 거부한 것은 이해할 수 없고 섭섭하다"고 비판했다.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은 "북한이 육로를 개방할 경우 경의선을 따라서 북한을 완전히 종주하게 되는 셈"이라면서 "남측에 400여km에 달하는 (경의선) 주변을 개방하기가 아직은 부담스럽다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룡천 참사의 정확한 피해규모와 관련, 정 장관은 "북한 자신이 상세하게 피해를 조사해서 발표할 수 있는 여력이 아직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피해상태는 국제구호단체나 평양 주재 국제기구 주재원들이 득문한 사항을 밖에 전하는 정도이며 정부도 별도 채널을 통해 정보를 입수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정 장관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남북협력기금이 6천억원 정도 된다"고 밝히자 민주당 한화갑 의원은 "북한에 가급적 많이 지원해서 북한 사람들에게 남한의 혜택이 왔다는 것을 제대로 알렸으면 한다"면서"북한 동포들이 고마운 생각을 갖도록 해 남북교류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원은 "북한이 우리측 의료진과 병원선을 거부한다면 유진벨재단 등 북한측과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오며 성과있는 활동을 해온 국제단체를 통해서라도 지원해야 한다"면서 "구난활동 지원을 위해 구난장비를 제공하고 우리측 민간전문가들이 북한 사람들을 제3의 장소에서 교육한 뒤 구난활동에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가급적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순수한 동포애적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덕룡 의원도 "행여 우리측도 도와주는 입장에서 우월감을 갖고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보여선 안될 것"이라면서 "정부당국도 교섭과정에 정치적 협상에서 우위에 서거나 하는 자세를 갖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연합
작성일:2004-04-27 16:38:55 203.255.11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