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룡천참사, 北위기관리 능력 시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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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chosun
등록일
2004-04-27 08:17:11
조회수
3875
룡천역 참사를 어떻게 원만하게 수습하느냐 여부는 북한 당국의 위기관리 능력을 진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 같다.

정권창건 이후 최대 참사로 기록될 룡천역 사고가 터지자 북한 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내각의 관련 부서에 총동원 체제를 갖추도록 지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상업성, 보건성, 국가계획위원회, 건설건재공업성, 임업성, 체신성 등에서 수백t의 시멘트, 수십㎥의 목재, 의약품, 생활필수품을 마련해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 그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국제기구 관계자들에게 사고현장을 공개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중국은 식량 등 1천만 위앤(한화 15억원)어치의 각종 구호물품 기증을 약속했고, 유엔인도지원조정국(OCHA)은 세계 각국에 인도적인 대북 지원을 요청,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지원을 이끌어 냈다.

앞으로 북한 당국은 무엇보다도 먼저 내부 단속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룡천군 주민들의 입을 철저하게 단속하면서 사고 참상이 전 지역에 확산되지 않도록 언론의 보도도 적절히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영 매체들은 사고발생 사실만을 주민들에게 알렸을 뿐 사상자 수나 주택 파손 등 구체적인 피해상황에 관해서는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조선중앙TV도 현장 화면은 내보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 같은 조치와 함께 모든 역량을 동원, 최단시간에 피해복구를 끝내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고현장이 공개되고 외국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과거처럼 자력에 의해 복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장기간 방치해 둘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통신이 "내각 사무국 간부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현장수습에 나서고 있다. 북한은 가용 인력과 예산, 물자를 피해현장에 집중시켜 피해복구를 앞당김으로써 외부에는 위기대처능력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는 민심을 추스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은 인민반ㆍ인민보안성ㆍ국가안전보위부 등 기관을 동원, 유언비어를 차단하고 민심이반 방지를 위해 주민감시 및 통제 활동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연구원의 이교덕 북한실장은 "북한이 언론을 통해 룡천역 사고를 주민들에게 공개했으나 사고와 관련한 추측성 유언비어가 난립할 우려가 있다"며 "사고처리가 만족스럽게 끝나지 않으면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은 이번 사고수습 과정을 통해 현재의 미흡한 재난구조체계를 재점검,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연구소의 김승철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는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인민군의 비상대비 시스템에 따라 사고현장을 차단하고 시신수습과, 부상자 후송 등이 이뤄진다"면서 "재난구조체계는 있으나 가동되는 일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사고수습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다음에는 내부 기강을 다잡는 차원에서 사고 책임소재를 엄격히 가려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철 연구원은 "북한은 과거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해 왔다"며 "북한이 어느 선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인지는 지켜 보아야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금품을 지원해 준 서방국가들과 관계개선을 위해 어떤 변화를 보일 지도 관심거리다. 순수한 구호의 손길에 어떤 방식으로든 화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연합
작성일:2004-04-27 08:17:11 203.255.1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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