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이 9일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이 9일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북한이 제공한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재차 사용했다고 백악관이 9일 밝혔다. 한·미를 포함한 47국 외교장관은 이날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를 강력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6일 러시아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우크라이나로 발사했다. 여전히 그 영향을 분석 중이지만 그중 적어도 한 발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 떨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4일에도 “지난해 12월 30일 러시아군이 북한 탄도미사일 중 최소 한 발을 발사했고 이는 미사일 발사 지점으로부터 460㎞ 떨어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 공터에 떨어졌다”며 “지난 2일 야간 공습의 일환으로 다수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그(미사일 발사) 영향을 평가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무부는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한국,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47국 외교장관 명의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참여국 외교장관들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수출하고 러시아가 이를 조달한 것, 또한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2023년 12월 30일과 2024년 1월 2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사용한 것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또 “이런 무기들의 거래는 우크라이나인들의 고통을 키우고, 러시아의 침략전쟁을 지원하며,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북한 미사일을 사용함으로써 또한 북한에 귀중한 기술적, 군사적 통찰력을 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북러)협력이 유럽,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에서 가지는 안보적 함의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47국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거래를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런 거래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가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러시아가 참여해 2006~2016년 결의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이나 북한 무기의 수출·조달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참여국 외교장관들은 “북한과 러시아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이를 위반하는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어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러시아와 북한의 노골적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하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을 때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데 동참한다. 또 북한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인 외교로 돌아올 것을 요구하는 여러 진실된 제안에 반응하기를 촉구한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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