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보원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가정보원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동일하게 판단한다"고 8일 밝혔다./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은 8일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북한제 유탄발사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러시아에 이어 하마스에도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날 한글 표지가 있는 F-7 로켓유탄발사기(RPG)의 신관(포탄 기폭장치) 부품 사진을 공개하면서 “한글 표지 신관은 F-7 로켓의 중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하마스가 북한이 생산한 F-7 유탄발사기 신관을 사용 중인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는데 국정원이 이것이 사실이라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하마스는 북한제 인명살상용 F-7 로켓유탄발사기를 활용해 대전차 로켓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이 하마스 등을 대상으로 무기를 제공한 규모와 시기에 관해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축적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출처 보호 및 외교 관계를 고려해 해당 정보는 제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하마스에 122㎜ 방사포탄 등 각종 무기를 제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무기 거래 정황은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 당국은 최근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 KN-23 수십 발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군 당국과 국정원도 이에 대해 “한미 당국이 몇 달 전부터 확인했던 사안”이라고 했다. VOA는 지난 5일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순항미사일 파편에서 한글 표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VOA가 외교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사진에는 미사일 엔진 덮개로 추정되는 철제 물체 위에 손으로 적은 듯한 ‘1025나’라는 글씨가 씌어 있기도 했다.

국정원은 이날 “러·북 간 탄도미사일 및 포탄 등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무기 판매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실전 테스트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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