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니슬라스 루셍(Roussin·사진) 프랑스항만공사 한국지사장은 12일 '통일 한반도 국토개발 비전과 전략' 세미나에 앞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은 상품 제조원가의 40%가 물류 비용일 정도로 교통망이 붕괴돼 있다"고 말했다.

루셍 지사장은 2002~2004년 한국에서 북한 물류와 교통 인프라 연구를 했다. 이후 서울과 평양, 일본 도쿄 등에 사무소를 둔 다국적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며 매년 북한을 방문해 왔다. 루셍 지사장은 "북한 교통·물류 인프라의 70%가 철도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된 지역이 많다"면서 "고속도로망은 군사 목적에서 제한적으로만 발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서쪽과 북쪽, 서쪽과 동쪽을 연결하는 육로는 거의 개발이 안 돼 각 지역이 서로 고립된 섬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평양 트럭 기사에게 나선 특구에 가자고 부탁했더니 '아무리 돈을 줘도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평양에서 차를 타고 나선 경제특구로 가려면 중국을 통해 돌아서 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루셍 지사장은 "북한 철도와 도로를 당장 개발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 것"이라며 "공사 과정에서 기술자와 투자자가 북한 내륙 지역을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 북한 정권의 거부감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투자가 진행 중이고 경공업 기반이 마련돼 인구가 집중돼 있는 나진, 선봉 등 항만이나 연안 지역 위주로 교통 인프라 개발을 시작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