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暎浩 성신여대 교수·국제정치학6자회담이 장기표류하고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 실험발사를 감행함으로써 북한 핵 문제가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의 권위있는 몬터레이 비확산연구센터는 북한이 최근 가동을 중단한 5MW 원자로에서 꺼낸 폐연료봉을 재처리할 경우 금년 말까지 11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을 확보했을 때 핵실험을 강행하고,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북한은 핵 억지력과 공격력을 동시에
朴勝俊 중국전문기자중국의 ‘조선반도 무핵화(無核化) 원칙’은 이제 유통기한이 다 돼가는 것 같다. 아니 실제로는 이미 끝났을 가능성이 더 크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2월 10일 핵무기 보유 선언을 했을 때,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非核化) 원칙은 유통기한의 종료를 선언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총서기 후진타오(胡錦濤)와 조선노동당 총비서 김정일(金正日)이 지난 2월 21일 주고받은 선문답(禪問答) 때문에 아직도 유통되고 있다.북한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 선언이 발표되자, 후진타오는 부랴부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왕자루이(王家瑞
북한이 1일 東海를 향해 射程 거리 100㎞ 안팎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단은 통상적인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금은 北核 문제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때이다. 북한이 이런 때 굳이 미사일을 쏜 의도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아지지 않을 수 없다.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이 핵문제 담판에서 유리하리라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미사일 발사 전날 북한 외무성은 “우리는 (미국) 부시 집권 기간 핵 문제의 해결도, 朝·美 관계의 어떠한 진전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택한 길을 뻐젓이 나아갈 것”이라
이론이나 사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출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과’일 것이다. 이론, 사상이 아무리 거창해도 그것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으면 모두 헛것이다. 또 출발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결과가 엉망이면 그 역시 도로(徒勞)에 불과하다.북한은 이론과 사상의 산물이었다. 사회주의, 주체사상이라는 것으로 노동자·농민들이 ‘이밥에 고깃국’을 먹는 지상 낙원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이론과 출발은 그랬다. 그러나 오늘의 북한 현실은 사실과 결과에 있어 노동자·농민이 굶어죽고, 맞아죽고, 공개 총살당하고, 생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부른 다음날, 워싱턴에서는 이 기자회견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준비했다는 ‘비밀메모’가 돌아다녔다.“대통령 각하, 김정일에 대해 언급할 때는 ‘폭군’이나 ‘위험한 인물’이라고 부르는 것을 잊지 마시고, ‘거대한 정치범 수용소’와 ‘국민들을 굶어 죽게 한다’는 말도 잊지 마십시오. 정말 중요한 것은 ‘위협하고 허풍 떠는 지도자’라는 것입니다.이 마지막 부분은 미묘하게 아시아로 하여금 평양과 워싱턴의 큰 차이를 연상하도록 할 것이며, 아시아 국가들이 각하가 계획하고 있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9일 북한 金正日을 ‘위험한 사람’ ‘인민을 굶게 만든 사람’이라고 부르면서 “그는 거대한 수용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 같은 暴君을 상대할 때는 핵무기 운반 능력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도 했다.부시 대통령이 그동안 자제하는 듯하던 김정일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再開하고 나선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北核 문제가 가파른 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발언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16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이른바 ‘暴政의 前哨 기지’ 발언을 미국이 철회
서지원(徐志源) 美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북한 회령에서 있었던 공개처형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자료는 한 탈북자가 북한에 몰래 들어가 촬영한 것을 일본의 n-TV가 입수하여 지난 3월16일 방영한 것이다. 공개처형에서 처형된 이들에게 씌워진 죄목은 「非法越境(비법월경)」과 「인신매매」였다.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엔케이(www.dailynk.com)의 박인호 기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非法越境이라는 것은 북한당국에 허가(출국신고)를 받지 않고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뜻이다. 인신매매는 여성과 아동을 납치해서 유흥업소 같은 곳에 팔아
한 병 선배화여대 외래교수, 교육평론가얼마 전 국회에선 즉결재판을 통해 사형수를 총살하는 동영상이 상영됐다.탈북자들의 증언과 인권관련 단체들의 보고를 보면, 북한의 인권상황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미국은 ‘북한인권법’을 상하원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따라서 북한 인권담당 특사파견이나 인권관련 예산지원 등과 같은 후속 조치들이 실행될 전망이다. 인권이나 자유와 같은 보편적 가치들은 이 시대의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자리매김된 지 오래되었고, 이들 가치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노력들이 경주되고 있다.
洪官憙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북한 김정일정권의 갑작스런 붕괴를 상정한 ‘급변사태’를 놓고, 한·미간 ‘주권(主權)’논쟁이 일고 있다. 일찍이 한·미 양국이 북한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공동작전과 공동대응을 주 내용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9’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 개입 주체를 둘러싸고 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정권이 수년째 체제 붕괴 위기를 겪고 있고, 점차 그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 문제는 대한민국의 장래와 한민족의 통일 및 운명이라는 큰 과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
北核 문제 협의를 위해 한·중·일 3국을 순회 방문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국 고위 관계자들을 연쇄 접촉했던 25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核실험까지 하게 되면 그때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紙는 “미국 정부는 특정 국가가 핵물질이나 부품을 반입, 반출할 경우 이를 막는 권한을 모든 나라에 부여하는 유엔 결의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 조치는 사실상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북핵문제를) 유엔 안보리로 끌고
신효섭 논설위원 bomnal@chosun.com지난 15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는 국방부 기자실에 “NSC 상임위원회는 한미연합사의 작계 5029 추진 중단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돌렸다. 앞서 NSC 상임위는 지난달 17일 앞으로의 한·일 관계 4대 기본 기조 등을 담은 ‘신(新) 한·일 독트린’을 채택했다. NSC가 사실상 우리 외교·안보정책의 최고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하는 좋은 예이다. 그러나 이런 NSC의 운용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우선 법규적인 면에서 헌법(
2002년 6월 서해교전 당시 남편 한상국 중사를 잃은 김종선씨가 24일 고국을 등지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씨는 트랩에 오르기 전 “나라를 지키려다 戰死하고 부상한 군인들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가 계속된다면, 과연 어느 병사가 전쟁터에서 목숨을 던지겠는?굡遮?한마디를 남겼다.서해교전은 한·일 월드컵 폐막을 하루 앞둔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근해에서 북방 한계선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으로 해군 6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이 사건 유족들은 지난 3년간 목놓아 통곡조차 하기 힘든 분위기 속에서
김경웅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환경공학 중국에서의 학회 참석 후 며칠간 귀주지역 남서자치구의 지아올이라는 비소오염마을을 방문했다. 비소에 노출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비소는 대표적 유독 물질로 고대로부터 극약으로 이용되어져 왔으며, 사극에서 왕족이나 조정신하를 죽이기 위해 임금이 내렸던 사약의 주성분이다. 비소는 급성 및 만성 중독에 의해 간, 신장, 피부 등에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많은 양을 먹었을 경우 한 시간 내에 급성중독증상을 나타낸다. 오랫동안 만성적으로 중독이 되었을 경우에는 피부가 검게 변
姜圭炯 명지대 교수·역사학대학가에서 지금 ‘자그마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4·19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인 것이 바로 그 사건이다. 이대 총학생회는 북한 인권을 위해 일하는 미국 내 70여개 대학의 교포 학생들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인 LINK(Liberation in North Korea)와 학내 동아리 Hello NK(North Korea)와 공동 주최로 참혹한 북한 인권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전, 다큐멘터리전, 강연 등의 행사와 더불어 학생들과 탈북자들이 직접 북한식 주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0일 黨政회의를 갖고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가 北核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및 對北 경제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그 같은 조치는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정부 생각이 이렇다면 대북압박을 대신할 北核 해결의 代案을 제시해야 한다. 북핵해결이 최우선 國政 과제라던 이 정부 출범 2년이 지났으나 상황은 나쁜 쪽으로만 밀려가고 있다. 북한이 핵 보유를 공식 선언하고 플라토늄 추가추출을 위해 영변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북한이 核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 북한 위협을 가지고 소위 安保장사를 하던 언론이 이제 韓·美동맹을 흔들어서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시켜 새로운 안보장사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심지어 왜곡까지 해서 한·미관계에 문제가 정말 있는 것처럼 한·미동맹의 龜裂을 증폭시키는 보도들이 있다”면서 “한·미동맹관계가 균열이 될 정도로 異見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한국 대통령이 밝힌 균형자론에 대해 前職 주한 美 대사도 “극단적으로 추구해 나간다면 동맹관계를 해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김창기 · 편집국 부국장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이 점차 커지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끝내 불응할 경우에 대해 18일 백악관의 매클렐런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에 넘기는 방안을 “확실히 한 가지 가능성”이라고 했고, 로브 비서실 부실장은 “북한이 이웃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더 큰 세계의 견해를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이대로 여름을 넘긴다면 올 가을쯤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 하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벌써부터 각국 전문가들은 대북(對北) 경제 제재 가능성을 첫단계 조치로 언급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
대한민국 57년 정치사에서 지금처럼 한심한 여당과 야당은 없었다. ‘민주’와 ‘인권’을 위해 투쟁했노라 하는 노무현 정권은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또다시 ‘기권’을 했다. 한마디로 고문당한 김근태 편을 든 것이 아니라 고문기술자 이근안 편을 든 셈이다. 이러고도 “나 왕년에 민주화 운동 했수다” 하는 구(舊) 운동권 출신들이 더 이상 ‘민주’와 ‘인권’을 입에 올릴 수 있을까? 여당은 그렇다 치고 더 한심한 것은 그런 얼치기 올드 레프트(수구좌파) 세태를 뛰어넘어 차세대 선진화 개혁을 추구해야 할 야당인 한나라당이 도무지
金玄浩논설실장노무현 대통령은 독일 방문 중 “(한국이) 통일에 이르는 과정은 독일과 달랐으면 좋겠다. 독일은 비용이 많이 들었고 아직 후유증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도 통일을 감당할 만한 역량이 성숙되면 국가연합 단계를 거쳐 그때 통일하면 좋을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붕괴를 조장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한마디로 독일 통일 모델은 한반도에 적용할 수 없고 적용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한국의 대통령이 독일 통일 모델을, 그것도 독일에서 간단히 배척해버린 것은 지금 한국에서 독일 통일 방식이 어
이규태·kyoutaelee@chosun.com 다음은 시베리아 개발 시대의 러시아 민화 한 토막이다. 가난한 농부 파홈은 시베리아에 가면 땅을 공짜로 주는데 해뜰 때 떠나 해지기 전까지 출발점에 돌아오기만 하면 걸었던 거리 안의 모든 땅을 준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다. 출발은 쉽지만 땅 욕심으로 되돌아서기는 어렵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되돌아섰지만 하늘은 붉게 물들고 허겁지겁 출발점에 이르렀을 때는 해가 진 다음이요, 파홈은 기절했고 그가 묻힌 곳에는 그렇게 죽은 무덤이 수천 기나 되었다. 중국 압록강 대안인 봉황성(鳳凰城)과 통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