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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김정남 유혈투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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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chosun
등록일
2006-03-04 21:38:15
조회수
3949
최근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24)의 초상화가 그려진 배지를 노동당, 내각 그리고 인민군의 간부에게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사정에 밝은 국내 정보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은 김정철 배지를 김정일 위원장의 64회 생일이었던 지난 2월 16일부터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급과 내각 부상급 이상의 간부, 그에 준하는 인민군과 국가기관의 간부에게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철 배지는 국영 미술품 제작사인 만수대창작사에서 그의 초상화를 직접 그려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전 주석의 배지와 김정일 위원장의 배지에 이어 수령제 사회인 북한에서 세 번째로 김정철 배지가 만들어졌다.

이것은 그가 3세대 지도자로 확정돼 후계 절차를 밟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의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소식통의 분석이다.

김정철 배지의 등장은 2월 11일 일본 시사주간지 ‘주간현대’가 입수해 보도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지시’라는 제목의 북한 노동당 내부 회람용 문건에 적시된 내용과 궤를 같이한다.

‘월간조선’이 ‘주간현대’로부터 제공받아 3월호에 전문을 공개한 문건에 의하면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을 통해 각급 당 조직에 하달한 지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모든 당원이 끝까지 김정철 동지를 마음속 깊이 따르도록 정치사상교양을 강화하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당의 모든 문건과 회의록에 김정철의 직위를 ‘존경하는 책임부부장 동지’로 적으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1월 말 김정철의 초상화가 평양의 노동당 중앙당 사무실에 걸려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베른에서 교육받고 농구와 스키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철이 후계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9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책임지도원으로 출발한 그는 현재 ‘주간현대’가 보도한 ‘비서국 지시’ 문건에서 적시된 바와 같이 책임부부장의 지위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굳이 그로 하여금 조직지도부에서 후계 수업을 받게 한 까닭은 이 곳이 노동당의 각급 조직은 물론 내각과 인민군까지 통제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조직지도부는 현재 노동당 중앙위원회 소속 각부 중 유일하게 부장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는 부서다.

그러나 조직지도부가 갖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에 비추어 보면 김 위원장이 부장을 겸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 전 주석을 승계하기 전까지 조직지도부 책임지도원에서 출발해 부장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2004년 8월 30일 보도한, 김정일 비서실에서 2003년 3월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수첩에는 “김정일이 ‘정철 동지를 당 조직부 실무학습이 끝나면 6개월간 고급당학교 과정을 거치도록 하라’고 하셨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에라’는 “이는 김 위원장이 김정철로 하여금 인사를 비롯한 조선노동당 전반을 관장하는 당 조직지도부에서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을 받게 하도록 부하에게 명령한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김정철이 후계자로 확정된 것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대목은 지난 1월 초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라고 앞서의 정보 소식통들은 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방중(訪中)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목적 중의 하나는 자신의 사후 출범할 김정철 체제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있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김정철은 북한에 남겨두는 대신 그의 측근 중 비슷한 또래의 10여명의 젊은 테크노크라트를 일행에 포함시켜 심천을 비롯한 중국의 경제 발전상을 직접 목격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위원장이 김정철의 측근들로 하여금 중국 경제의 발전상을 공부하게 한 것은 훗날 김정철을 도와 북한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실체는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김정철이 이처럼 후계자로 확정되었음을 보여주는 정황과 증거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후계 자리를 둘러싸고 김정철과 그의 이복형이자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35) 간의 유혈투쟁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도 많다.

무엇보다도 김정남 세력이 여전히 노동당, 내각 그리고 인민군에 살아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일성대 교수 출신의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도 “김정철이 김정남을 물리적으로 제압할 때 실질적인 후계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이 같은 유혈투쟁이 드러나지 않게 벌어져 왔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의 남편으로, 북한에서 2인자로까지 평가 받던 장성택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2003년 여름 무렵부터 숙청 당한 것이 꼽힌다.

그동안 장성택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추자 국내 언론은 앞다투어 그가 노동당 하부 학교 책임자로 좌천되었다거나 남한 방문 때 폭탄주를 즐겨 마셔 건강을 해친 탓에 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장성택은 최근 노동당 중앙위원회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평양시 자택에서 엄중한 감시하에 연금을 당해 왔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그가 가택연금을 당한 것은 김 위원장에게 김정남을 후계자로 삼을 것을 권유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복권은 지난 설날 김 위원장이 참석한 국방위원회 연회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 북한 조선중앙TV에 잡힘으로써 확인됐다.

장성택의 복권이 그가 김정철의 승계구도에 동의했기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물론 김정남이 후계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 재기의 가능성이 없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한 한 논문에서 김정남의 탈락 원인은 2002년 모스크바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어머니 성혜림이 이혼녀인 데다 김 위원장과 정식결혼을 하지 못한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정철의 승리는 그의 어머니 고영희가 생전에 가졌던 파워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것이다.

고영희 역시 성혜림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정실은 아니었지만 2004년 7월 교통사고로 죽기 전까지 실질적으로 정실 역할을 수행하며 인민군 총정치국(국장 조명록 차수) 주도로 일선 부대에서 ‘우리 어머니’와 같은 구호로 개인 숭배까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실제 공식 부인은 김일성 전 주석의 타이피스트 출신인 김영숙이다. 그녀는 평양시 서장동 관저에 살고 있다고 해서 북한 간부들 사이에 ‘서장동 사모님’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까지 북한은 김정철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확정됐다거나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서 후계 수업을 받고 있음을 내비치는 발표나 암시를 한 적이 전혀 없다.

다만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작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0주년 기념 사설을 통해 후계 문제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의 언급은 “당의 전도와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담보하는 중핵적인 문제는 당과 혁명에 대한 영도의 계승문제를 올바로 해결하는 것”이라는 대목이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도 계승문제가 사실상 후계자 문제”라며 “이런 식으로 노동신문에서 일단 거론한 것으로 보아 나름대로 준비는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후계자를 확정했다고 해도 발표 시기는 2012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김영수 서강대 교수(북한학)의 예상이다.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전 주석이 태어난 해인 1912년을 기점으로 주체 연호를 사용하고 있는 북한으로선 주체 100년이 되는 2012년을 3세대 지도자의 등장을 알리는 적기(適期)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교관 한반도문제 평론가 leekyokwan@hanmail.net

※ 이 기사는 시중에서 발매되고 있는 <주간조선> 최근호에 게재된 것으로 <주간조선>의 양해를 얻어 실은 것입니다.
작성일:2006-03-04 21:38:15 203.255.1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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