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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특구 기지개 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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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chosun
등록일
2006-02-21 19:17:45
조회수
4286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신의주 전경/dailynk 제공

주민소개 작업 진행…일부 지역 집값 폭등세

신의주특별행정구 장관으로 임명됐던 양빈(楊斌)의 전격 체포(2002.9)로 급전직하했던 신의주특구가 연초 김정일의 방중 직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북한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엔케이는 21일 탈북자들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거주 화교들의 전언을 토대로 최근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신의주의 변화상을 전했다.

20일 단둥으로 나온 북한사업가 김모씨는 "아직 중앙에서 공문이 떨어지진 않았으나 신의주는 특구 준비로 분주하다"고 말했다. 신의주에 주민들 사이에는 벌써 "신의주가 제2의 홍콩이 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중앙기관 산하 외화벌이 단체들이 속속 신의주로 몰려들고 있고, 소개령(疎開令)을 받은 일부 주민들은 보따리를 싸고 있다. 또한 평양과 다른 지방에서 들어오는 신(新) 거주자들로 물갈이도 진행중이다.

특구사업이 새롭게 추진되면서 각 기관·단체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특구추진에 가장 울상인 것은 도급(道級)기관이다.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짐 싸들고 남(南)신의주로 가야하는데 남신의주는 신의주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86년부터 도 소재지를 이전한다며 남신의주 건설을 적극 추진해 왔지만 일부 공장이 들어서 있을 뿐 주택이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은 아직 태부족이다.

도급 기관들이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남신의주에 건물을 짓고 정상업무에 들어가려면 못해도 10년은 고생해야 할 판이다.

이에 반해 시급(市級) 기관의 표정은 상대적으로 밝다. 이들은 앞으로 특구 행정업무를 담당할 기관으로 내심 자처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도(道)인민위원회, 도 인민보안국, 도 보위부를 비롯한 도급기관의 지시를 받았지만, 일단 분리되면 도급 건물을 차지하고 중앙 직속기관으로 대접받게 된다는 '희망'에 차있기도 하다.

나선(나진-선봉) 특구처럼 신의주가 북한 최대의 '먹을 알'(노른자위) 있는 지역으로 부상할것이라는 기대에 들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도급 간부들이 특구 설치에 대비, 중앙당과 도당의 인맥을 동원해 시급기관으로 옮겨 앉으려는 청탁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반면 신의주화장품공장과 신의주신발공장,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비롯한 큰 공장들은 해외자본 유치와 합영-합작 준비에 들떠 있으며, 일부 간부들은 "제대로 된 기업을 해보자"며 의욕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도 걱정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특구가 설치되면 중앙에서 간부들이 대거 현장 간부로 파견돼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신들이 설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나선특구 설치 때도 중앙에서 핵심 간부들이 대거 파견되어 내려갔다.

일부 중소기업과 지방산업공장들은 무역회사로 전환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신의주의 무역기관들은 약 150여 개에 이른다. 앞으로 정식으로 특구가 가동되면 훨씬 많은 무역기관이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의주의 다른 소식통은 "김정일의 무역허가를 받은 인민무력부, 인민보안성,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중앙 무역기관들은 이미 신의주에 지사를 개설, 수완 있는 현지인들을 채용하고 있으며, 대방(무역파트너)을 잡기 위해 중국에 친척이 있는 사람들을 물색하는 등 분주하다"고 전했다.

지금 신의주 주민의 소개(疎開) 상황을 보면, 2002년에 1차로 천마·곽산·동림 군 등 신의주 주변지역으로 옮겨진 상태이며, 2차 소개대상들은 이른 시일 내에 이주될 전망이다.

여기에도 비리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평양을 비롯한 다른 지방 주민들이 신의주로 거주지를 옮기려 한다는 것이다. 신규 입주자는 소개된 사람 수만큼 받아들여야 하는데, 중앙과 도당의 연줄을 잡고 미리 입주하려 하고 있다.

또 시장이 들어설 시내 중심가의 집값은 벌써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행정적으로는 국가 소유지만, '명의변경' 형식으로 암암리에 매매되던 신의주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다. 중심가인 5.1거리의 아파트는 2500만원∼3000만원(8천∼1만달러), 남상동 '화교촌'의 2∼3층짜리 단독주택은 수만 달러를 호가한다고 한다.

한편 소개령을 받은 주민들은 살고 있던 집을 처분하려고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팔리지 않아 이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매물로 내놓은 집이 처리되지 않아 인민반, 기업소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주택매매 금지' 단속의 시범사례 걸려 강제 추방당한 경우도 여러 가구 있다고 한다.

주민 소개를 책임진 시 보안서는 행정력이 달려 각 인민반장들에게 별도로 지시, 해당 구역내 무직자와 불량자들을 솎아내라고 매일과 같이 독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nk@chosun.com
작성일:2006-02-21 19:17:45 203.255.1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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