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북한 룡천참사 현장을 둘러본 앤터니밴버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국장은 6일 “지난달 27일까지 룡천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69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밴버리 국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5일까지 병원에서 사망한 12명을 포함해 모두 160명이 사망했으며, 27일 9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밴버리 국장은 “신의주 병원으로 후송된 환자는 화상피해자와 유리 등 파편 등에 안구를 다치거나 얼굴이 일그러진 사람들 등 360명 가량이며, 중환자는 어린이가다수”라며 “심하게 다치지 않은 사람은 룡천 현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고 붕대를감고 다니는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치료장비와 약품은 거의 없었고 병원장에게 뭐가 가장 필요하냐고물었더니 ’모든 게 필요하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방문한 룡천현장에는 복구장비들이 일부 있었지만 그나마 고장나 있어 사고처리는 수작업으로 하고 있었다”며 “파괴된 주택 잔해를 뒤지며 살림살이를 찾으려는 사람들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현장에는 시내버스 4대가 들어갈 만한 매우 큰 구덩이가 있었다”고밝혔다.
국제지원 물품이 사고 현지 전달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밴버리 국장은“긴급히 지원됐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 등으로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북한당국의 2~3개월 내 복구완료 주장에 대해 그는 “복구 인력 마련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본다”며 “현지의 날씨가 좋아 장시간 일할 수 있어 주택이나 간단한 건물 재건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에 구호를 요청하고 구호품 지원에 협조적이어서 수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변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해온 남한에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밴버리 국장은 또 “노점상이 사탕과 담배를 팔며 삶을 영위하는 등 2년 전부터시작된 경제개혁이 북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며 “임금을 정부로부터 받던 것을 공장으로부터 받게 된 상황에서 공장이 수익을 내지 못해 임금을 못받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고 이런 점에서 새로운 소외계층이 생겼다”고 덧붙였다./연합
작성일:2004-05-06 17:06:14 203.255.11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