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월드비전이 북한 용천역 사고 현장에 보낼 담요 5000장(6000만원 상당)을 트럭에 옮겨싣고 있다. /최순호기자 chiosh@chosun.com
북한 용천 열차사고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제 단체들이 현지 사정의 열악함을 알리며 의약품·식품·담요 등에 대해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미국 정부는 26일 용천 열차사고 구호 지원을 위해 10만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이밖에도 세계 각국 정부와 단체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26일(현지시각) 백악관 성명을 통해 “사고 희생자와 참담한 손실을 겪은 가족들에게 기도와 배려를 보낸다”며 “정치적 이슈와는 무관하게 가능한 모든 인도적 차원의 원조를 필요에 따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유엔과의 협력하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도 이날 10만캐나다달러(약 8800만원)를 적십자사를 통해 지원키로 했다. 용천 열차사고 다음날 이미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선언한 바 있는 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총리는 27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에 25만호주달러(약 2억1000만원)를 북한 용천 열차사고 희생자 지원을 위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호주는 또 7만여명의 북한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학생 등 취약 계층에 지원될 밀가루 6000t을 세계식량계획(WFP)에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약속한 구호물품을 27일 차량이나 수송기 등을 통해 긴급 수송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26일 의약품 및 장비 지원을 위해 54만뉴질랜드달러(약 3억9200만원)를 유엔아동기금(UNICEF)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국제민간단체들의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소재 국제전략화해재단연구소(ISR·소장 전영일)가 26일 사고 부상자 치료 등을 위해 52만3700달러(약 6억원)의 의약품을 북한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둔 샘·의료복지재단은 25일 10t 트럭 2대분의 생필품과 화상 치료제 등을 재단 산하 단둥 복지병원을 통해 북한에 보냈다.
중국 톈진(天津)의 한 한인(韓人)교회는 약 900만원을 모금해 북측에 전달해달라며 단둥 한국인회에 기탁했다. 중국 소재 14개 한국인회와 24개 한국상공인회도 26일부터 개인 성금 모금에 들어갔다.
또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베이징(北京) 대표부로부터 공식 지원을 요청받은 ‘월드비젼 한국’도 이날 담요 5000장을 보내기 위해 현지측과 협의를 벌이는 등 세계 각지의 한인회와 민간 단체들이 구호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최승호기자 river@chosun.com
작성일:2004-04-27 18:10:42 203.255.11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