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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곤궁 뒷전 아리랑축전만 열올려'
 닉네임 : nkchosun  2002-04-02 18:29:46   조회: 2568   
북한 주민의 대부분이 극심한 곤궁에 시달리지만, 평양은 현재 6개월째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업적’을 기리는 아리랑 축전(4월29일~6월29일) 준비에 매달리고 있으며, “스탈린주의라는 겉모양 뒤에서 북한의 일부 엘리트층은 상상도 못하는 사치를 누리며,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평면 스크린 TV를 보며 태국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영국의 로이터 통신이 2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다음은 보도 요지.

◆ 아리랑 축전 준비 =지난 6개월간 축전 준비는 평양 시내의 일상생활을 지배해, 시내 여기저기에선 수만명의 어린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분홍색과 오렌지색 플라스틱 꽃을 들고 연습한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29일 드물게 개방 의사를 보이며 외신기자들에게 축전 연습 참관 기회를 갖도록 허용했다. 수천명의 어린이들이 그려내는 변화무쌍한 혁명화와 수많은 사람들의 공중제비와 훌라후프 연출은 장관이지만, 북한 거주 외국 구호단체 요원들은 이는 한국의 월드컵 축구를 능가하려는 시간과 자원의 끔찍한 낭비일 뿐이라고 말했다.

◆ 실효성은 의문 =북한 당국은 이 축전에 매일 2000명 가량의 외국인을 유치해 외화(外貨)를 벌고자 한다. 그러나 평양의 외교관·구호단체 요원들은 “하루 수백명 처리하기도 힘든 공항 사정에서 2000명은 ‘농담’같은 얘기”라고 말한다. 이들은 “영양 실조와 질병이 들끓고 식수와 전기 사정이 엉망인 상황에서 이같은 낭비는 합리화할 수 없다”고 말한다. 구호단체 요원들은, 정맥주사 주입을 위해 북한 병원에선 맥주병을 사용하고 종종 마취제 없이 수술이 이뤄지며, 10만~수백만명이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또 한 외교관은 “김정일이 2000~2001년 두 차례 중국의 주요 도시를 방문해 고층 빌딩을 보고 돌아와 고층빌딩을 더 짓도록 지시한 것이 ‘중국식 모델’을 따르는 것의 전부”라고 말했다.

◆ 일부 특권층의 초호화판 사치 =평양으로 향하는 베이징 공항에선 한 북한인이 스타벅스사의 모카 커피 봉지 2통을 포함한 식량 짐꾸러미를 비행기에 실었고, 평양 공항에선 세관 관리들이 20여개의 평면 스크린 TV를 통관시키는 모습이 목격됐다. 외신기자들을 안내한 한 관리는 최근 한달간 태국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말했다. 외국 외교관들은, 평양의 호텔 바나 외교관 전용 가게에선 북한인들이 사치품과 고급 꼬냑을 사려고 달러를 뿌린다고 말한다. 이같은 사치는 평양 주민에게만 국한돼 있지만, 평양 시내엔 벤츠 승용차와 같은 최고급 차량의 수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 ‘ 악의 축 ’ 발언에 분노 =평양 시내의 주민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비참한 경제난부터 남북한 관계 악화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미국을 비난했다. 북한의 영자지인 ‘평양 타임스’는 부시가 작년 프레첼 과자를 먹다가 졸도한 것을 비꼬아 한국내에 유행하는 노래라며, “오, 장한 케이크여, 부시를 쓰러뜨릴 정도로 강하구나. 세계인의 고통을 되갚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구나. 케이크 테러 공격을 한 자 누구냐. 그 케이크 제조회사는 곧 끝장나겠구나”라는 글을 실었다.
/ 李哲民기자 chulmin@chosun.com
2002-04-02 18: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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