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원자금을 해외부동산과 군용장비 구입 등에 轉用전용한 사례를 조사해 7일 유엔에 전달했다. 국무부가 북한의 UNDP 자금 사용처를 조사해보니 수백만 달러가 당초 지원목적과 다른 곳에 멋대로 쓰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UNDP는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원조하는 기구다. 자금은 유엔 회원국들이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을 위한다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낸 돈이다. UNDP는 1980년 평양에 사무소를 연 이래 수천만 달러를 북한에 지원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 돈을 엉뚱한 곳에 쓴다는 의혹이 제기돼 유엔도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다.

UNDP는 2001~2002년에만 북한에 8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지원했다. 국무부는 북한이 이 중 280만달러를 프랑스, 영국, 캐나다에서 ‘건물 구입과 주택관리’에 썼다고 밝혔다. 다른 사례가 얼마나 더 있는지는 알 수 없다. UNDP는 2005년 단천상업은행에 270만달러를 송금했는데, 이 은행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연루됐을 것으로 지목돼 온 곳이다.

UNDP 지원금만이 아니다. 유엔인권위는 2001년 “북한에 지원된 식량의 대부분을 군부와 정보기관, 정부가 전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제 구호단체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이 제대로 전달되는지 감시를 강화하자 북은 한때 이들에게 “쌀 안 받아도 좋으니 나가라”고 했었다. 북한 정권에 주민들의 생존은 副次的부차적인 문제다.

그래도 이 정부는 대북지원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알아보려 하지도 않는다. 북한 군인이 ‘대한민국’이라고 찍힌 쌀포대들을 옮기는 장면이 동영상으로까지 공개됐어도 “(쌀이 군량미로 전용된다고) 豫斷예단하지 말자”는 게 이 나라 통일부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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