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6일 러시아와 북한의 공동선언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언급된 것과 관련,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이 주한미군의 주둔을 인정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며 “이는 김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얼마나 안이하고 잘못된 것인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금이라도 정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외교의 방향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들에게 주장해온 내용과의 상이점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민련은 6일 유운영 부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정부는 북한측이 애초 약속했다던 주한미군 주둔 용인 입장을 이번에 번복한 진의를 파악해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이에 대해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북·미 간 대화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전술에 따른 것으로 고도의 외교적 언사”라면서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한 북한의 표현을 갖고 일희일비하거나 (야당이)정쟁의 소재로 삼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야당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을 속였느니, 북한에 속았느니 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정략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준석기자 jschoi@chosun.com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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