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들이 북한 수재민 지원을 위한 모금에 나서자 기업들도 국수, 의약품 등을 지원 물품으로 내놓고 있다.

정부가 민간단체를 통한 간접 지원의사를 내비치면서 성급한 지원이라는 지적을 우려해 머뭇거리던 민간 기업들이 북한 수재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

7일 민간 대북지원 단체들에 따르면 국제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는 지난 3일부터 후원회원을 대상으로 북한 수재민 돕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은 물론 기업 회원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종합식품 제조회사인 송학식품은 국수 200박스를 후원하기로 했으며, 재미동포 기업들은 굿네이버스 미국지부를 통해 의약품 지원의사를 밝혔다고 굿네이버스 관계자가 전했다.

굿네이버스는 먼저 1차로 2억원 가량을 모아 담요와 식량, 의류 등 긴급구호 물품을 구입한 뒤 9일 인천에서 남포를 통해 기업들이 후원한 물품과 함께 북측 민화협에 보내 수재민들이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이달 중 수해지역에 의약품을 지원한 뒤 피해 규모와 상황에 따라 추가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김용구)도 회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북한 수재민에게 보낼 밀가루와 화장지 등 다양한 지원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회장 김화중)는 1959년 창립한 이래 처음으로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결정하고 회원단체들이 모으는 쌀 285가마를 북한 수재민들에게 보내기로 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대표상임의장 정세현) 관계자는 회원단체, 기업, 개인의 성금과 구호품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빠르면 다음주 북측에 물품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구호단체인 한국JTS(이사장 법륜)는 지난 3일 긴급 구호품(라면, 밀가루, 의류)을, 지난 4일 의약품과 생필품을 각각 평안남도 양덕군과 신양.성천군에 보냈으며, 오는 9일에는 3차분 밀가루 100t도 긴급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JTS 관계자는 인천-남포항과 함께 중국 선양(瀋陽)에서 식료품과 의약품 등을 직접 구입해 신의주로 보내고 있다면서 “북측은 민간차원에서 구호물품이 들어오면 지원받는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대북지원 사단법인 남북나눔공동체(이사장 이재정) 역시 9일 손수레 300대와 라면 1천900상자(7만6천개) 등 5천만원 상당을 남포항으로 실어 보내기로 했으며, 기아대책(회장 정정섭)은 생필품을 구입해 다음주 중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8일까지 1억원을 목표로 모금을 계속하고 있으며 15일 전으로 1차 구호물자를 전달한 뒤 내달까지 2차 모금을 할 계획이다.

한편 11개 단체로 구성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실무자들은 이날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북한 수해복구를 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내용 등을 논의했다.

북민협 관계자는 “9일 단체 대표자들이 모이는 내부 토론회에 이어 11일 통일부와 민관협(民官協) 회의를 통해 북한의 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단체의 공식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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