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전 KAL·조선노동당사건 조사결과 발표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가 KAL 858기 폭파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미얀마 해저에서 비행기 동체로 추정되는 인공조형물을 발견함에 따라 향후 사건의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진실위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1987년 ‘KAL 858기 폭파사건’과 1992년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1일 오전 10시 국정원에서 공식 발표한다고 31일 밝혔다.

진실위는 이 인공조형물과 관련, “국정원이 2004∼2005년 자체적으로 미얀마에서 현지 주민들로부터 취득한 KAL기 동체 추정 물체에 대한 증언을 바탕으로 진실위가 지난 4월 현지 관련자 면담에 이어 5월 7∼16일 해양탐사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제2차 현장탐사를 벌인 결과 바위와 모래가 섞여 있는 곳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6월에 잠수조사를 벌이려 했지만 기상악화에 따른 안전문제를 우려한 미얀마 정부의 요청으로 우기가 끝나는 10월로 잠수조사를 미뤘다고 진실위는 설명했다.

진실위는 이번 발표에서 수색과정과 동체 추정 인공조형물의 영상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진실위는 또 KAL기 사건과 관련,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공작 여부와 폭파범으로 지목됐던 김현희씨가 북한 출신이고 실제 범행했는지 여부, 폭탄의 종류와 양, 잔해수색 문제, 사건의 정치적 이용 여부 등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중심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폭파범으로 검거됐던 김현희씨를 아직 조사하지 못한 데다 중간 발표 성격을 지닌 것으로, 종전 조사결과가 날조 또는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실위는 조선노동당 사건의 경우 안기부 발표처럼 이선실이 10여 년간 잠복하면서 공작활동을 했는지와 김낙중씨가 36년간 고정간첩으로 활동했는지 여부, 안기부가 사건을 사전에 기획했거나 수사과정에서 가혹행위 등 위법행위를 했는지, 그리고 사건의 정략적 이용 여부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KAL기 사건은 범인으로 지목된 김현희의 국내 압송 시점이 1987년 집권당 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결정적으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조선노동당 사건도 1992년 대선을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됐는지에 대한 진실위의 판단이 주목된다.

KAL기 사건은 승객 95명 등 115명을 태운 KAL858기가 1987년 11월 29일(한국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출발해 아부다비를 거쳐 서울로 향하던 중 미얀마 안다만 상공에서 실종된 사건으로, 당시 정부는 이 사건을 북한의 지령을 받은 특수공작원 김현희와 김승일에 의한 폭탄테러로 결론내렸다.

‘남로당 사건 이후 최대 간첩사건’으로 불렸던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은 1992년 10월 북한의 지령에 따라 남한에 지하당을 구축했다며 ‘김낙중 간첩망’, ‘손병선 간첩망’, 황인오를 책임자로 조직원이 400여 명인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등 3개 간첩망을 적발했다고 안기부가 발표한 사건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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