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성명에 미사일 규탄시, ARF 탈퇴도 협박
라이스 ’북 미사일, 미국 영토 도달할 수 있는 위협’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은 28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KLCC)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리트리트(편하게 토론하는 회의)에 참석, “제재 모자를 쓰고는 6자회담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이날 회의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백 외무상은 또 “미사일 발사는 자위를 위한 통상적 군사훈련”이라며 “ARF에서 (미사일 관련) 공동성명을 채택하면 (ARF에) 계속 남아있을 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도 전면 배격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발언에 나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북한 미사일은) 미국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위협”이라며 “북한은 조건없이, 유보없이 (6자회담에)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에는 ’엄중한 의무(serious obligation)’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백 외무상이 미사일 발사에 대한 기존의 입장(통상적 군사훈련)을 재확인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면 배격한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천명함에 따라 이번 ARF를 통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려던 관련국들의 노력은 무산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을 제외한 10자회동이 개최될 전망이다.

백 외무상은 다만 “우리는 9.19 공동성명을 지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없다”고 말해 미국의 선(先) 태도변화를 다시한번 촉구했다.

백 외무상은 “미국은 한미 군사훈련하고 조선(북한) 상대로 무기 배치하고 미사일 훈련도 하는데 그건 합법이고, 우리가 하면 비법이냐”고 말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일각에서) 선제 타격론이 나오는 등 상황이 상당히 엄중하다”고 말했다.

백 외무상이 발언하는 동안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별다른 표정없이 경청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쿠알라룸푸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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