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외교 “장관급 6자회동 참석 가능성 많지 않아”
北 ’8자회동’ 거부 입장 고수..“북미 양자회동 계획 없다”
남북 외교장관 27일 밤 회동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중인 북한 외무성의 한 당국자는 28일 “(ARF)회의 연설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또 ARF를 주최하고 있는 말레이시아가 ’장관급 8자회동’에 참가하라고 권유한데 대해 ’거부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7일 밤 성사된 남북 외교장관회담에서는 ’6자회동’에 대해서도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은 ARF 연설에서 ’금융제재 해제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다’는 기존입장을 되풀이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의 연설을 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북한을 제외한 장관급 8자회동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 관계자와 현지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ARF 리트리트(Retreat.격의없이 토론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백남순 외무상을 수행해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KLCC)에 도착한 이 당국자는 ’북한을 제외한 8자회동’ 등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성명을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만나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에서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이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 계좌 이외의 조치 등을 언급한 것과 관련, “우리를 더 압박하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ARF 의장성명에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의장성명 초안을 보지 못했다”면서 “(내용이 그렇다면) 그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역작용이다”고 말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27일) 저녁 백남순 외무상과 만났다”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반 장관은 “6자회담과 관련해 생각을 해보자”고 말했으나 백 외무상은 “타산해봅시다”고 답변했다고 반 장관은 전했다.

반 장관은 “북한이 6개국 장관급 회동에 참석할 가능성이 많지 않은 것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백 외무상은 이날 정성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 등의 부축을 받으며 회의장에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도착한 라이스 국무장관은 반 장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과 가볍게 악수하기도 했다.

반 장관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백 외무상 옆자리가 아니라 아소 외상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목격됐고 백 외무상은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 옆자리에 앉았다./쿠알라룸푸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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